[뉴스해설] 섣부른 낙관론 경계해야

입력 2013.09.21 (07:34) 수정 2013.09.2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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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성 객원 해설위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예상을 뒤엎고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후 국제금융시장은 새로운 불확실성으로 출렁이고 있습니다. 돈을 찍어 시중 채권을 매입하는 이 정책은 글로벌 경기침체를 완화시켜주긴 했지만 지속될 수는 없는 정책입니다.

조만간 미국의 양적완화가 축소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지난 몇 달 채권가격은 하락했고, 선진국 주식시장은 상승기조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주요 신흥시장국들은 넘쳐났던 국제 유동성이 빠져나가면서 주식과 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것이 새로운 외환위기의 전조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 마저 감돌았습니다.
비록 이번 조치로 유동성 경기는 잠시 더 이어질 지 모르겠지만 미국 경제가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확인됨으로써 세계경제는 더 불안해졌습니다. 여기에다 언제 재발하지 모르는 유로존 위기, 일본의 통화팽창, 어떤 조정을 받을 지 모르는 중국 경제 등 기존 불안요인은 변한 것이 없습니다. 달러화의 약세가 유지되면서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도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 경제가 불안해지면 개방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흔들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최근 외국자금 유입으로 주가가 상승하면서 섣부른 낙관론이 퍼지고 있습니다. 경상수지 흑자로 외환보유고가 높아졌고, 단기 외채 비중도 줄었다는 것이 근거입니다. 하지만 이는 해외부문 여건이 다소 나아졌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활력을 잃은 지 오래인 소비와 기업 투자,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그렇게 고전하고도 예전 그 모습인 금융부문, 갈수록 암담해 보이는 정부재정 등 우리 경제를 내부에서 흔들 요인은 산적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밀려오는 해외 단기 자금은 달갑기 보다는 언제 우리 경제를 흔들지 모를 불안 요소입니다. 멀리 내다보고 하나라도 확실한 구조조정을 해 나가는 정공법만이 우리 경제를 살릴 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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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섣부른 낙관론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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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성 객원 해설위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예상을 뒤엎고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후 국제금융시장은 새로운 불확실성으로 출렁이고 있습니다. 돈을 찍어 시중 채권을 매입하는 이 정책은 글로벌 경기침체를 완화시켜주긴 했지만 지속될 수는 없는 정책입니다.

조만간 미국의 양적완화가 축소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지난 몇 달 채권가격은 하락했고, 선진국 주식시장은 상승기조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주요 신흥시장국들은 넘쳐났던 국제 유동성이 빠져나가면서 주식과 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것이 새로운 외환위기의 전조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 마저 감돌았습니다.
비록 이번 조치로 유동성 경기는 잠시 더 이어질 지 모르겠지만 미국 경제가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확인됨으로써 세계경제는 더 불안해졌습니다. 여기에다 언제 재발하지 모르는 유로존 위기, 일본의 통화팽창, 어떤 조정을 받을 지 모르는 중국 경제 등 기존 불안요인은 변한 것이 없습니다. 달러화의 약세가 유지되면서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도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 경제가 불안해지면 개방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흔들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최근 외국자금 유입으로 주가가 상승하면서 섣부른 낙관론이 퍼지고 있습니다. 경상수지 흑자로 외환보유고가 높아졌고, 단기 외채 비중도 줄었다는 것이 근거입니다. 하지만 이는 해외부문 여건이 다소 나아졌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활력을 잃은 지 오래인 소비와 기업 투자,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그렇게 고전하고도 예전 그 모습인 금융부문, 갈수록 암담해 보이는 정부재정 등 우리 경제를 내부에서 흔들 요인은 산적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밀려오는 해외 단기 자금은 달갑기 보다는 언제 우리 경제를 흔들지 모를 불안 요소입니다. 멀리 내다보고 하나라도 확실한 구조조정을 해 나가는 정공법만이 우리 경제를 살릴 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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