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찰리우드? 좋긴 한데 글쎄…”

입력 2013.09.2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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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갑부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이 중국 칭다오에 무려 9조원 가까운 거액을 투자해 '중국판 할리우드' 건설에 나선 '사건'을 미국 할리우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24일 (현지시간) 할리우드 관련 매체들에 따르면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사, 배우 에이전시, 배급사 등 전문가들은 이른바 '찰리우드'(차이나와 할리우드의 합성어)라는 '중국판 할리우드'의 성공 가능성을 반신반의하고 있다.

할리우드 전문가들은 중국 영화 시장의 성장과 중요성에는 이견이 없다.

할리우드에서 만든 영화의 수입은 지금도 70% 가량은 중국,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나온다.

특히 눈부시게 성장하는 중국 영화 시장 규모는 오는 2018년이면 미국을 추월하고 2023년에는 지금보다 2배로 불어날 전망이다.

그래서 지난 22일 칭다오에서 열린 '찰리우드' 착공식에는 할리우드의 내로라 하는 영화 관련 업계 인사들이 빠짐없이 참석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캐서린 제타 존스, 니콜 키드먼, 존 트라볼타 등 톱스타들의 모습도 보였다.

다롄완다그룹은 이날 세계 4대 영화 제작사와 매년 30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세계적인 영화제도 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 몰려간 제작, 배급, 에이전시 가운데 다롄완다그룹과 명확하게 사업 계약을 한 곳은 없다.

20세기폭스와 워너브러더스는 임원급 대표를 파견했지만 "유익한 논의를 나눴다"는 의례적인 말 뿐이었다.

배우 에이전시 역시 이렇다 할 계약서에 사인했다는 소식은 없었다.

할리우드의 법무법인 아킨 검프 스트로스 하우저 앤드 필드의 존 버크 연예 전담 대표는 "중국에서 영화를 만들려면 창의성 관리와 함께 최고급 인력의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중국의 영화 관련 인력의 전문성과 창의성, 숙련도에 의구심이 든다는 뜻이다.

중국 영화 행정의 불확실성도 걱정거리다.

할리우드는 지난 4월 ?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분노의 추적자'가 개봉 당일에 전격적으로 상영이 취소된 일을 생생히 기억한다.

'배트맨'과 '스파이더맨'을 같은 날 개봉하는 '만행'에 할리우드 배급사들이 분통을 터뜨렸던 일이 있었다. 스탠리 로젠 USC 교수는 "다들 중국에 흥미를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엄청난 시장 규모와 거대한 자본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만난 할리우드의 행보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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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리우드 “찰리우드? 좋긴 한데 글쎄…”
    • 입력 2013-09-25 07:37:17
    연합뉴스
중국 최대 갑부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이 중국 칭다오에 무려 9조원 가까운 거액을 투자해 '중국판 할리우드' 건설에 나선 '사건'을 미국 할리우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24일 (현지시간) 할리우드 관련 매체들에 따르면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사, 배우 에이전시, 배급사 등 전문가들은 이른바 '찰리우드'(차이나와 할리우드의 합성어)라는 '중국판 할리우드'의 성공 가능성을 반신반의하고 있다. 할리우드 전문가들은 중국 영화 시장의 성장과 중요성에는 이견이 없다. 할리우드에서 만든 영화의 수입은 지금도 70% 가량은 중국,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나온다. 특히 눈부시게 성장하는 중국 영화 시장 규모는 오는 2018년이면 미국을 추월하고 2023년에는 지금보다 2배로 불어날 전망이다. 그래서 지난 22일 칭다오에서 열린 '찰리우드' 착공식에는 할리우드의 내로라 하는 영화 관련 업계 인사들이 빠짐없이 참석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캐서린 제타 존스, 니콜 키드먼, 존 트라볼타 등 톱스타들의 모습도 보였다. 다롄완다그룹은 이날 세계 4대 영화 제작사와 매년 30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세계적인 영화제도 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 몰려간 제작, 배급, 에이전시 가운데 다롄완다그룹과 명확하게 사업 계약을 한 곳은 없다. 20세기폭스와 워너브러더스는 임원급 대표를 파견했지만 "유익한 논의를 나눴다"는 의례적인 말 뿐이었다. 배우 에이전시 역시 이렇다 할 계약서에 사인했다는 소식은 없었다. 할리우드의 법무법인 아킨 검프 스트로스 하우저 앤드 필드의 존 버크 연예 전담 대표는 "중국에서 영화를 만들려면 창의성 관리와 함께 최고급 인력의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중국의 영화 관련 인력의 전문성과 창의성, 숙련도에 의구심이 든다는 뜻이다. 중국 영화 행정의 불확실성도 걱정거리다. 할리우드는 지난 4월 ?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분노의 추적자'가 개봉 당일에 전격적으로 상영이 취소된 일을 생생히 기억한다. '배트맨'과 '스파이더맨'을 같은 날 개봉하는 '만행'에 할리우드 배급사들이 분통을 터뜨렸던 일이 있었다. 스탠리 로젠 USC 교수는 "다들 중국에 흥미를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엄청난 시장 규모와 거대한 자본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만난 할리우드의 행보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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