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승’ 류현진, 기대 넘은 빅리그 첫 시즌

입력 2013.09.25 (14:28) 수정 2013.09.2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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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투수' 류현진(26)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이 시즌 14승과 함께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방문경기에서 시즌 29번째 선발 등판, 7이닝 1실점의 역투로 시즌 14승째를 거뒀다.

류현진은 30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 한 차례 더 등판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한 것인 만큼 기록이나 승수를 쌓기보다는 감각을 다듬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의문 걷어내고 빅리그 연착륙

대략적으로 윤곽을 드러낸 류현진의 데뷔 첫 시즌 성적은 '예상을 뛰어넘은 연착륙'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류현진이 지난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는 순간부터 주변에는 끊임없이 의구심이 따라붙었다.

그러나 차례로 의문부호들을 걷어냈다.

한국 선수 중 역대 최고 응찰액인 2천573만7천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을 받아낸 것을 시작으로 6년에 총액 3천600만 달러라는 연봉에 계약한 것 등 태평양을 건너가는 과정에서 내내 놀라움을 안겼다.

다음으로 따라붙은 질문은 당연히 '과연 그만한 값어치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흡연이나 불펜 투구 등을 둘러싼 짧은 잡음은 이 의문의 다른 표현이었다.

시즌이 시작하자, 류현진은 이 물음표까지 싹 지워버렸다.

류현진은 4월과 5월에 연달아 3승씩을 거뒀다.

시즌 초반 줄부상과 부진에 허덕이던 다저스에서 류현진은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와 함께 마운드의 버팀목이나 다름없었다.

6월에 승수를 쌓지 못해 잠시 주춤하기도 했으나 7월 3승, 8월 4승을 쌓아 꾸준한 투구를 했다.

9월 들어 다시 승리 행진이 멈춘 탓에 밀려나긴 했지만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후보로 꼽힐 만큼 인상적인 활약이었다.

◇ 꾸준함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스타 입지 다져

이날 경기에서 9월 첫 승리를 거두면서 류현진은 14승 7패와 평균자책점 2.97의 빼어난 기록을 쌓았다.

30일 등판 결과에 따라 15승 고지에 오를 수 있느냐와 2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킬 수 있느냐가 결정될 전망이다.

물론, 지금의 성적도 충분히 훌륭하다.

14승은 NL 투수 중 공동 7위에 해당하고, 2.97의 평균자책점은 클리프 리(필라델피아)에 이어 7위다.

정상급 투수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기록이다.

류현진의 탁월함은 특히 대량 실점하지 않고 긴 이닝을 버티는 꾸준함에 있다.

올해 29차례 등판 가운데 류현진은 24차례 6이닝 이상을 던졌다. 5이닝도 버티지 못한 경우는 한 번도 없다.

그러면서도 두 차례 5점을 빼앗긴 것이 최다 실점이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날은 한 번뿐이지만 24번을 3실점 이하로 막아내 기복을 줄였다.

위기관리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류현진은 올 시즌 26개의 병살타를 잡아내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32개), 줄리스 차신(콜로라도·30개)에 이어 NL 3위에 올라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득점권 피안타율이 0.216으로 시즌 피안타율(0.250)을 밑돈다.

이런 위기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역대 아시아 투수들 가운데서도 손꼽힐 만한 스타로 우뚝 섰다.

빅리그 데뷔 첫 시즌에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것은 한국 선수 중 처음이고 아시아 선수 중 7번째다.

일본인 다르빗슈 유(텍사스)가 지난해 세운 데뷔 시즌 최다승(16승)은 깨지 못하지만, 마쓰자카 다이스케(15승)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승수다.

평균자책점은 노모 히데오(2.54)에 이어 두 번째로 좋다.

다만, 유독 1회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몇몇 천적 타자들을 공략하지 못하는 것이 '징크스'처럼 굳어진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날 경기에서 1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헌터 펜스를 무안타로 묶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인 것은 희망적이다.

◇ 가을의 전설 쓰고 2014시즌 기대 부풀릴까

이런 활약 덕에 다저스에서 류현진의 입지도 탄탄한 편이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이 시즌 최종전에 류현진의 등판을 고려하고 있는 데서 드러나듯 류현진은 팀의 3선발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류현진은 '기적의 시즌'을 만든 다저스 동료들과 함께 포스트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30일의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도 그 연장선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낼 준비가 됐다.

류현진은 앞서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밟은 김병현, 박찬호와 달리 선발로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여기서 승리를 거둔다면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승리투수로 이름을 새기는 영광도 누릴 수 있다.

다음 시즌도 희망 섞인 전망을 해볼 만하다.

갑작스러운 부상과 같은 악재만 찾아오지 않는다면 메이저리그 분위기에 한층 친숙해진 류현진은 올해보다 안정적인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적응을 위해 집중력을 분산시킬 수밖에 없던 올해와 달리 시즌 준비도 더 충실히 할 수 있다.

낯선 느낌을 덜어낸다면 홈인 다저스타디움만이 아니라 원정 구장에서도 편안한 투구를 기대해볼 수 있다.

물론,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투수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만큼 상대의 분석과 견제도 더 심화해 고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류현진의 응전도 다음 시즌을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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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9-25 14:28:20
    • 수정2013-09-25 15:31:21
    연합뉴스
'괴물 투수' 류현진(26)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이 시즌 14승과 함께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방문경기에서 시즌 29번째 선발 등판, 7이닝 1실점의 역투로 시즌 14승째를 거뒀다.

류현진은 30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 한 차례 더 등판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한 것인 만큼 기록이나 승수를 쌓기보다는 감각을 다듬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의문 걷어내고 빅리그 연착륙

대략적으로 윤곽을 드러낸 류현진의 데뷔 첫 시즌 성적은 '예상을 뛰어넘은 연착륙'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류현진이 지난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는 순간부터 주변에는 끊임없이 의구심이 따라붙었다.

그러나 차례로 의문부호들을 걷어냈다.

한국 선수 중 역대 최고 응찰액인 2천573만7천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을 받아낸 것을 시작으로 6년에 총액 3천600만 달러라는 연봉에 계약한 것 등 태평양을 건너가는 과정에서 내내 놀라움을 안겼다.

다음으로 따라붙은 질문은 당연히 '과연 그만한 값어치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흡연이나 불펜 투구 등을 둘러싼 짧은 잡음은 이 의문의 다른 표현이었다.

시즌이 시작하자, 류현진은 이 물음표까지 싹 지워버렸다.

류현진은 4월과 5월에 연달아 3승씩을 거뒀다.

시즌 초반 줄부상과 부진에 허덕이던 다저스에서 류현진은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와 함께 마운드의 버팀목이나 다름없었다.

6월에 승수를 쌓지 못해 잠시 주춤하기도 했으나 7월 3승, 8월 4승을 쌓아 꾸준한 투구를 했다.

9월 들어 다시 승리 행진이 멈춘 탓에 밀려나긴 했지만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후보로 꼽힐 만큼 인상적인 활약이었다.

◇ 꾸준함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스타 입지 다져

이날 경기에서 9월 첫 승리를 거두면서 류현진은 14승 7패와 평균자책점 2.97의 빼어난 기록을 쌓았다.

30일 등판 결과에 따라 15승 고지에 오를 수 있느냐와 2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킬 수 있느냐가 결정될 전망이다.

물론, 지금의 성적도 충분히 훌륭하다.

14승은 NL 투수 중 공동 7위에 해당하고, 2.97의 평균자책점은 클리프 리(필라델피아)에 이어 7위다.

정상급 투수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기록이다.

류현진의 탁월함은 특히 대량 실점하지 않고 긴 이닝을 버티는 꾸준함에 있다.

올해 29차례 등판 가운데 류현진은 24차례 6이닝 이상을 던졌다. 5이닝도 버티지 못한 경우는 한 번도 없다.

그러면서도 두 차례 5점을 빼앗긴 것이 최다 실점이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날은 한 번뿐이지만 24번을 3실점 이하로 막아내 기복을 줄였다.

위기관리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류현진은 올 시즌 26개의 병살타를 잡아내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32개), 줄리스 차신(콜로라도·30개)에 이어 NL 3위에 올라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득점권 피안타율이 0.216으로 시즌 피안타율(0.250)을 밑돈다.

이런 위기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역대 아시아 투수들 가운데서도 손꼽힐 만한 스타로 우뚝 섰다.

빅리그 데뷔 첫 시즌에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것은 한국 선수 중 처음이고 아시아 선수 중 7번째다.

일본인 다르빗슈 유(텍사스)가 지난해 세운 데뷔 시즌 최다승(16승)은 깨지 못하지만, 마쓰자카 다이스케(15승)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승수다.

평균자책점은 노모 히데오(2.54)에 이어 두 번째로 좋다.

다만, 유독 1회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몇몇 천적 타자들을 공략하지 못하는 것이 '징크스'처럼 굳어진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날 경기에서 1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헌터 펜스를 무안타로 묶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인 것은 희망적이다.

◇ 가을의 전설 쓰고 2014시즌 기대 부풀릴까

이런 활약 덕에 다저스에서 류현진의 입지도 탄탄한 편이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이 시즌 최종전에 류현진의 등판을 고려하고 있는 데서 드러나듯 류현진은 팀의 3선발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류현진은 '기적의 시즌'을 만든 다저스 동료들과 함께 포스트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30일의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도 그 연장선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낼 준비가 됐다.

류현진은 앞서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밟은 김병현, 박찬호와 달리 선발로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여기서 승리를 거둔다면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승리투수로 이름을 새기는 영광도 누릴 수 있다.

다음 시즌도 희망 섞인 전망을 해볼 만하다.

갑작스러운 부상과 같은 악재만 찾아오지 않는다면 메이저리그 분위기에 한층 친숙해진 류현진은 올해보다 안정적인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적응을 위해 집중력을 분산시킬 수밖에 없던 올해와 달리 시즌 준비도 더 충실히 할 수 있다.

낯선 느낌을 덜어낸다면 홈인 다저스타디움만이 아니라 원정 구장에서도 편안한 투구를 기대해볼 수 있다.

물론,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투수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만큼 상대의 분석과 견제도 더 심화해 고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류현진의 응전도 다음 시즌을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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