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전투경찰’ 합동전역…전경제도 ‘역사 속으로’

입력 2013.09.25 (17: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1971년 창설 이래 42년간 대(對)간첩작전과 각종 시위 현장에서 활동한 전투경찰이 25일 마지막 기수의 전역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 대강당에서 전경 마지막 기수인 3천211기 183명의 합동 전역식을 열었다.

전역식에는 전역자들과 가족, 이성한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전경 118기), 권오을 전 국회의원(전경 51기), 구재태 경우회장, 정병인 전·의경회 회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전경의 시초는 정부가 후방지역 대간첩작전과 치안 유지를 목적으로 직업 경찰관으로 이뤄진 전투경찰대를 창설한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식적인 전경 창설은 1971년이다. 1970년 전투경찰대 설치법 제정에 따라 현역병 입대 대신 시험을 치르고 전경으로 복무하는 제도가 도입된 1971년을 전경 창설 첫 해로 본다.

이 같은 전경 선발 제도는 1981년 폐지되고 현역 입영자 가운데 전경 자원을 차출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렀다.

1980년대 초부터는 치안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경이 대간첩작전 외에 국가 중요시설 경비, 집회·시위 관리 등 치안업무에도 투입됐다.

이후 2000년대 후반 들어 병역자원이 줄어들자 전·의경 인력도 단계적으로 감축됐고, 경찰청은 국방부와 협의를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전경 차출을 중단했다.

이로써 2011년 12월26일 입대한 3천211기는 42년간 전경으로 복무한 32만9천266명 가운데 전경 제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인공이 됐다.

경찰청은 이들이 마지막 기수라는 점을 고려해 전역 당일인 이날 전국 각지에서 불러모아 처음으로 합동 전역식을 개최했다.

전역식은 서울경찰청 소속 의무경찰로 이뤄진 '호루라기 연극단' 공연, 지난해 전·의경 UCC 우수작 상영, 경찰대 교향악단 연주, 내빈 축사와 전역자 대표의 답사 등으로 진행됐다.

전역자 대표로 축사에 대한 답사를 맡은 경남경찰청 임진수 수경은 "언제 울릴지 모를 출동 벨소리에 늘 긴장했고 실종자를 찾아 산을 헤맨 적도 많았지만 우리의 작은 수고에 고마워하는 이들이 많다는 데 자부심을 느꼈다"며 "전경 제도는 사라지지만 그 정신과 의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대간첩작전, 중요시설 경계 등 전경이 그간 수행해 온 임무는 의경이 이어받는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전역식에서 "비록 전경은 역사의 뒤안길로 아쉽게 사라지겠지만 우리 경찰은 조국의 부름에 누구보다 당당했다"며 "그 사명을 다하고자 했던 33만명의 전경 여러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마지막 전투경찰’ 합동전역…전경제도 ‘역사 속으로’
    • 입력 2013-09-25 17:34:38
    연합뉴스
1971년 창설 이래 42년간 대(對)간첩작전과 각종 시위 현장에서 활동한 전투경찰이 25일 마지막 기수의 전역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 대강당에서 전경 마지막 기수인 3천211기 183명의 합동 전역식을 열었다. 전역식에는 전역자들과 가족, 이성한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전경 118기), 권오을 전 국회의원(전경 51기), 구재태 경우회장, 정병인 전·의경회 회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전경의 시초는 정부가 후방지역 대간첩작전과 치안 유지를 목적으로 직업 경찰관으로 이뤄진 전투경찰대를 창설한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식적인 전경 창설은 1971년이다. 1970년 전투경찰대 설치법 제정에 따라 현역병 입대 대신 시험을 치르고 전경으로 복무하는 제도가 도입된 1971년을 전경 창설 첫 해로 본다. 이 같은 전경 선발 제도는 1981년 폐지되고 현역 입영자 가운데 전경 자원을 차출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렀다. 1980년대 초부터는 치안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경이 대간첩작전 외에 국가 중요시설 경비, 집회·시위 관리 등 치안업무에도 투입됐다. 이후 2000년대 후반 들어 병역자원이 줄어들자 전·의경 인력도 단계적으로 감축됐고, 경찰청은 국방부와 협의를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전경 차출을 중단했다. 이로써 2011년 12월26일 입대한 3천211기는 42년간 전경으로 복무한 32만9천266명 가운데 전경 제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인공이 됐다. 경찰청은 이들이 마지막 기수라는 점을 고려해 전역 당일인 이날 전국 각지에서 불러모아 처음으로 합동 전역식을 개최했다. 전역식은 서울경찰청 소속 의무경찰로 이뤄진 '호루라기 연극단' 공연, 지난해 전·의경 UCC 우수작 상영, 경찰대 교향악단 연주, 내빈 축사와 전역자 대표의 답사 등으로 진행됐다. 전역자 대표로 축사에 대한 답사를 맡은 경남경찰청 임진수 수경은 "언제 울릴지 모를 출동 벨소리에 늘 긴장했고 실종자를 찾아 산을 헤맨 적도 많았지만 우리의 작은 수고에 고마워하는 이들이 많다는 데 자부심을 느꼈다"며 "전경 제도는 사라지지만 그 정신과 의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대간첩작전, 중요시설 경계 등 전경이 그간 수행해 온 임무는 의경이 이어받는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전역식에서 "비록 전경은 역사의 뒤안길로 아쉽게 사라지겠지만 우리 경찰은 조국의 부름에 누구보다 당당했다"며 "그 사명을 다하고자 했던 33만명의 전경 여러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