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지현, 리커브 꼴찌서 ‘컴파운드 여제’로!

입력 2013.10.01 (07:30) 수정 2013.10.01 (07: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동네북 신세로 지내다가 활을 바꾸고 나서 여제로 거듭난 선수가 있다.

한국 여자 컴파운드 국가대표로 터키 안탈리아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석지현(23·현대모비스)의 얘기다.

석지현은 올해 세계양궁연맹(WA) 1차 월드컵에서 여자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석권한 선수다.

현재 세계랭킹 4위를 달릴 정도로 세계 정상급 기량을 지닌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대학 때까지만 해도 리커브 활을 들고 최하위를 면하기에 급급한 선수였다.

"대학부에 선수 50명이 나오면 40위권에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뒤에서 1, 2등…. 창피해서 선수를 그만두려고 했어요. 하지만 체육대학에서는 2년 동안 의무적으로 선수생활을 해야 해 머리가 깨질 것 같았어요."

석지현이 돌파구로 눈을 돌린 곳은 컴파운드였다.

한국에는 세계 정상급 기량을 지닌 리커브 선수가 즐비하다.

한때 국내 랭킹 70위 정도라도 국제대회에 나가면 정상을 타진할 수 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컴파운드는 그에 반해 올림픽, 아시안게임 종목이 아니라 선수층이 얇은 까닭에 석지현에게는 구겨진 자존심을 펼 수 있는 공간으로 여겨졌다.

석지현은 종목을 과감하게 컴파운드로 바꿨다. 부모님께 폐를 끼치는 줄 알면서도 목돈을 주고 컴파운드 장비를 덜컥 구입했다.

컴파운드와 천생연분이었을까.

석지현은 2008년 컴파운드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2009년 울산 세계선수권대회컴파운드 단체전에서 은메달, 혼성부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컴파운드는 시위를 손가락으로 잡아당기지 않고 고리에 걸어 당긴 뒤 격발 스위치를 눌러 화살을 발사하는 기계활이다.

"꼴찌를 면하자는 생각밖에 없었는데 막상 전향하고 나니까 조금씩 재미있고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석지현은 9월 30일(현지시간)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대진 라운드에서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제치고 2위에 올라 토너먼트 선전의 기대를 부풀렸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메달을 갖지만 분명한 그것보다 앞서는 목표는 동료를 도와 단체전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말했다.

석지현, 최보민(청원군청), 서정희(하이트진로)로 구성된 한국 여자 컴파운드 대표팀은 대진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해 자신감을 높인 상태다.

컴파운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한국의 새로운 메달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때문에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미국, 러시아 등 세계적 강호들과의 대결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쟁도 별도로 주목을 받는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석지현, 리커브 꼴찌서 ‘컴파운드 여제’로!
    • 입력 2013-10-01 07:30:03
    • 수정2013-10-01 07:31:45
    연합뉴스
동네북 신세로 지내다가 활을 바꾸고 나서 여제로 거듭난 선수가 있다. 한국 여자 컴파운드 국가대표로 터키 안탈리아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석지현(23·현대모비스)의 얘기다. 석지현은 올해 세계양궁연맹(WA) 1차 월드컵에서 여자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석권한 선수다. 현재 세계랭킹 4위를 달릴 정도로 세계 정상급 기량을 지닌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대학 때까지만 해도 리커브 활을 들고 최하위를 면하기에 급급한 선수였다. "대학부에 선수 50명이 나오면 40위권에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뒤에서 1, 2등…. 창피해서 선수를 그만두려고 했어요. 하지만 체육대학에서는 2년 동안 의무적으로 선수생활을 해야 해 머리가 깨질 것 같았어요." 석지현이 돌파구로 눈을 돌린 곳은 컴파운드였다. 한국에는 세계 정상급 기량을 지닌 리커브 선수가 즐비하다. 한때 국내 랭킹 70위 정도라도 국제대회에 나가면 정상을 타진할 수 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컴파운드는 그에 반해 올림픽, 아시안게임 종목이 아니라 선수층이 얇은 까닭에 석지현에게는 구겨진 자존심을 펼 수 있는 공간으로 여겨졌다. 석지현은 종목을 과감하게 컴파운드로 바꿨다. 부모님께 폐를 끼치는 줄 알면서도 목돈을 주고 컴파운드 장비를 덜컥 구입했다. 컴파운드와 천생연분이었을까. 석지현은 2008년 컴파운드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2009년 울산 세계선수권대회컴파운드 단체전에서 은메달, 혼성부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컴파운드는 시위를 손가락으로 잡아당기지 않고 고리에 걸어 당긴 뒤 격발 스위치를 눌러 화살을 발사하는 기계활이다. "꼴찌를 면하자는 생각밖에 없었는데 막상 전향하고 나니까 조금씩 재미있고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석지현은 9월 30일(현지시간)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대진 라운드에서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제치고 2위에 올라 토너먼트 선전의 기대를 부풀렸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메달을 갖지만 분명한 그것보다 앞서는 목표는 동료를 도와 단체전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말했다. 석지현, 최보민(청원군청), 서정희(하이트진로)로 구성된 한국 여자 컴파운드 대표팀은 대진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해 자신감을 높인 상태다. 컴파운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한국의 새로운 메달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때문에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미국, 러시아 등 세계적 강호들과의 대결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쟁도 별도로 주목을 받는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