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이례적’ 강한 태풍…쿠로시오 난류 때문

입력 2013.10.08 (21:13) 수정 2013.10.0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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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강한 태풍일수록 선명해지는 태풍의 눈입니다.

지금 태풍 '다나스'는 이렇게 뚜렷하게 발달한 채로 조금 전 대한 해협으로 진입했습니다.

10월 태풍이라 금세 약해질 거란 예측과는 달리 '다나스'는 왜 한반도 부근으로 올 때까지 강한 세력을 유지했을까요?

태풍이 이동해왔던 진로를 되짚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나스'가 지나온 제주 부근 해상을 보면 동쪽이 서쪽보다 수온이 2,3도 높고, 태풍의 에너지가 되는 해양의 열기는 무려 3배 이상 더 많습니다.

'다나스'는 동쪽 해역을 통과하면서 힘을 잃지 않고 계속 강한 세력을 유지했던 겁니다.

같은 해상이라도 전혀 다른 조건인 셈인데, 원인은 해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제주 동쪽 해역은 열대해상에서 올라오는 30도의 뜨거운 '쿠로시오 난류'가 통과하는 곳입니다.

반면 서해상의 수면 아래엔 차가운 냉수대가 펼쳐져 있어, 두 해역의 수온 차는 큰 폭으로 벌어집니다.

이 때문에 매미와 루사를 포함해 역대 가장 강력한 태풍 10 개중 9개는 제주 동쪽 해상을 통과한 태풍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태풍은 바람이 위력적인 태풍으로 분석되는데, 왜 그런 건지 김성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4일 발생한 태풍 '다나스'는 나흘 동안 3000km를 이동했습니다.

시간당 평균 이동속도가 무려 30km 중국 남부로 상륙한 태풍 '피토'보다 3배나 빠른 속도입니다.

'피토'는 북쪽의 찬 공기에 막혀 남쪽으로 밀리면서 이동 속도가 늦었지만, '다나스'는 일본에 중심으로 둔 고기압 가장자리 이동통로를 따라 빠르게 북상했습니다.

찬 공기 때문에 태풍이 기를 펴지 못하는 10월임에도 잠시 뚫린 길로 곧장 올라온 겁니다.

이런 빠른 이동 속도에다 태풍 자체의 회전속도까지 더해져 진행방향 오른쪽 앞부분인 남해안에 강한 바람을 내뿜었습니다.

하지만 태풍의 왼쪽에 들어간 제주도는 이동방향과 반대방향으로 바람이 불면서 바람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여수 간여암에 열차를 넘어뜨릴 정도인 초속 36.5미터의 강풍이 몰아치는 등 제주도와 남해안지역은 초속 20미터 이상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인터뷰> 박정민(기상청 예보분석과) : "경상남북도 해안의 경우 태풍과 가깝고, 태풍의 진행 방향과 태풍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더해지면서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태풍이 대한해협을 통과하는 내일 새벽까지 영남 해안지역에 초속 30미터 안팎의 강풍이 계속되겠다고 예보했습니다.

<기자 멘트>

태풍 '다나스'가 몰고 온 강한 바람뿐 아니라, 영남 남해안과 동해안에는 지금 거센 폭우도 내리고 있습니다.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지 않고 대한해협을 통과하고 있는데도, 이렇게 강력한 비바람을 동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리포트>

오늘 하루 제주 한라산 윗세오름에 240밀리미터의 비를 뿌린 태풍 다나스,

지금은 대한해협을 통과하며 부산 등 영남 해안에 한 시간에 30밀리미터가 넘는 장대비를 뿌리고 있습니다.

위성영상을 보면 태풍 다나스에서 많은 수증기가 밀려오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이 열대 수증기가 육지와 만나 상승하면서 비구름이 마치 한여름처럼 강하게 발달한 겁니다.

<인터뷰> 김성묵(예보분석관) : "해상으로부터 불어오던 바람이 육지를 만나게 되면 마찰에 의해서 수증기들이 쌓이게 되고, 특히 산악 등 지형으로 인해 상승기류가 유도되면 많은 비가 내리게 됩니다."

특히 영남 해안에는 지금부터 자정 무렵까지 집중호우가 쏟아져 누적 강우량이 200밀리미터가 넘는 곳도 있겠습니다.

태풍과 조금 거리가 있는 동해안 지역도 지형적인 영향으로 최고 200밀리미터의 집중호우가 예상됩니다.

태풍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불어나온 동풍이 태백산맥과 부딪히며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하는 겁니다.

기상청은 경북 동해안 지역엔 태풍이 동해 먼바다로 물러나는 내일 아침까지 비가 이어질 걸로 내다봤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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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이례적’ 강한 태풍…쿠로시오 난류 때문
    • 입력 2013-10-08 21:13:25
    • 수정2013-10-08 22:15:37
    뉴스 9
<앵커 멘트>

강한 태풍일수록 선명해지는 태풍의 눈입니다.

지금 태풍 '다나스'는 이렇게 뚜렷하게 발달한 채로 조금 전 대한 해협으로 진입했습니다.

10월 태풍이라 금세 약해질 거란 예측과는 달리 '다나스'는 왜 한반도 부근으로 올 때까지 강한 세력을 유지했을까요?

태풍이 이동해왔던 진로를 되짚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나스'가 지나온 제주 부근 해상을 보면 동쪽이 서쪽보다 수온이 2,3도 높고, 태풍의 에너지가 되는 해양의 열기는 무려 3배 이상 더 많습니다.

'다나스'는 동쪽 해역을 통과하면서 힘을 잃지 않고 계속 강한 세력을 유지했던 겁니다.

같은 해상이라도 전혀 다른 조건인 셈인데, 원인은 해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제주 동쪽 해역은 열대해상에서 올라오는 30도의 뜨거운 '쿠로시오 난류'가 통과하는 곳입니다.

반면 서해상의 수면 아래엔 차가운 냉수대가 펼쳐져 있어, 두 해역의 수온 차는 큰 폭으로 벌어집니다.

이 때문에 매미와 루사를 포함해 역대 가장 강력한 태풍 10 개중 9개는 제주 동쪽 해상을 통과한 태풍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태풍은 바람이 위력적인 태풍으로 분석되는데, 왜 그런 건지 김성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4일 발생한 태풍 '다나스'는 나흘 동안 3000km를 이동했습니다.

시간당 평균 이동속도가 무려 30km 중국 남부로 상륙한 태풍 '피토'보다 3배나 빠른 속도입니다.

'피토'는 북쪽의 찬 공기에 막혀 남쪽으로 밀리면서 이동 속도가 늦었지만, '다나스'는 일본에 중심으로 둔 고기압 가장자리 이동통로를 따라 빠르게 북상했습니다.

찬 공기 때문에 태풍이 기를 펴지 못하는 10월임에도 잠시 뚫린 길로 곧장 올라온 겁니다.

이런 빠른 이동 속도에다 태풍 자체의 회전속도까지 더해져 진행방향 오른쪽 앞부분인 남해안에 강한 바람을 내뿜었습니다.

하지만 태풍의 왼쪽에 들어간 제주도는 이동방향과 반대방향으로 바람이 불면서 바람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여수 간여암에 열차를 넘어뜨릴 정도인 초속 36.5미터의 강풍이 몰아치는 등 제주도와 남해안지역은 초속 20미터 이상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인터뷰> 박정민(기상청 예보분석과) : "경상남북도 해안의 경우 태풍과 가깝고, 태풍의 진행 방향과 태풍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더해지면서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태풍이 대한해협을 통과하는 내일 새벽까지 영남 해안지역에 초속 30미터 안팎의 강풍이 계속되겠다고 예보했습니다.

<기자 멘트>

태풍 '다나스'가 몰고 온 강한 바람뿐 아니라, 영남 남해안과 동해안에는 지금 거센 폭우도 내리고 있습니다.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지 않고 대한해협을 통과하고 있는데도, 이렇게 강력한 비바람을 동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리포트>

오늘 하루 제주 한라산 윗세오름에 240밀리미터의 비를 뿌린 태풍 다나스,

지금은 대한해협을 통과하며 부산 등 영남 해안에 한 시간에 30밀리미터가 넘는 장대비를 뿌리고 있습니다.

위성영상을 보면 태풍 다나스에서 많은 수증기가 밀려오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이 열대 수증기가 육지와 만나 상승하면서 비구름이 마치 한여름처럼 강하게 발달한 겁니다.

<인터뷰> 김성묵(예보분석관) : "해상으로부터 불어오던 바람이 육지를 만나게 되면 마찰에 의해서 수증기들이 쌓이게 되고, 특히 산악 등 지형으로 인해 상승기류가 유도되면 많은 비가 내리게 됩니다."

특히 영남 해안에는 지금부터 자정 무렵까지 집중호우가 쏟아져 누적 강우량이 200밀리미터가 넘는 곳도 있겠습니다.

태풍과 조금 거리가 있는 동해안 지역도 지형적인 영향으로 최고 200밀리미터의 집중호우가 예상됩니다.

태풍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불어나온 동풍이 태백산맥과 부딪히며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하는 겁니다.

기상청은 경북 동해안 지역엔 태풍이 동해 먼바다로 물러나는 내일 아침까지 비가 이어질 걸로 내다봤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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