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사고 30개월…농수산물 오염 실태는?

입력 2013.10.15 (21:18) 수정 2013.10.1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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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30개월을 맞아 방사능 안전 실태를 짚어보는 순섭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은 일본산 농수산물의 안전과 우리의 검역 실태를 살펴보겠습니다.

KBS 특별취재팀은 일본 현지에서 농수산물의 방사능 오염도를 직접 검증해봤습니다.

먼저 조현진 기자가 검증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도쿄 해변 공원.

수백 명의 낚시꾼들이 각종 물고기를 잡아갑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30여 킬로미터 떨어진 항구에서도 낚시를 즐깁니다.

<인터뷰> 후쿠시마 주민 : "(먹으려고 잡는 건가요?) 네, 먹기 위해서죠. 맛있어요. (방사능 수치가 높아서 다들 안 먹는다고 하는데요?) 전혀 걱정이 안돼요. 저는 방사선보다 세죠."

정말 안전한걸까.

취재팀은 도쿄만과 후쿠시마에서 구한 생선 10 종, 그리고 후쿠시마의 쌀 3종류의 방사능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검사 결과 도쿄산 망둥이에서 22베크렐, 후쿠시마산 점도미에서 8베크렐, 쌀 한 종에서 10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인터뷰> 야마자키 히데오(오사카 긴키대학 교수) : "(기준치인) 100베크렐에 비하면 5분의1 농도이므로 먹어도 문제가 없는 농도라고 생각합니다."

안전을 우려하는 후쿠시마 주민들은 자신의 먹을 거리를 민간 방사능 검사소에 직접 검사를 맡기기도 합니다.

취재팀은 후쿠시마에 있는 한 민간 방사능 검사소의 검사 결과를 입수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동안 검사한 1067건 가운데 294건에서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이 가운데 95건은 기준치 100베크렐을 넘었습니다.

특히 일부 버섯과 채소, 생선에서는 수백에서 수천 베크렐이 검출됐습니다.

<기자 멘트>

방금 보신 망둥이와 점도미.

일본 정부는 모두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기준치 이하이기 때문인데요.

이 기준치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집니다.

100베크렐로 오염된 식품을 평균 성인이 1년 섭취할 경우 피폭량은 0.7밀리시버트 정도인데,

병원에서 CT촬영 때 한 번 쏘이는 피폭량보다 낮다는 겁니다.

<인터뷰> "(매일 1킬로그램을 먹어도) 1밀리시버는 피폭되어도 괜찮다는 걸 감안하면 그 반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론도 있습니다.

현재 식품 검사 때 측정하는 방사성 물질은 세슘과 요오드 뿐.

실제 방사성 물질은 수백 가지가 넘습니다.

치명적인 스트론튬이나 플루토늄에 오염됐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인터뷰> "세슘이 나왔을 때 그것의 위험을 전체 방사능 위험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거고 전체 중 극히 일부다.."

당장은 아니어도 후대에 영향이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노무라 박사는 1978년 수컷 쥐를 대상으로 피폭실험을 한 뒤 35년 넘게 후대의 쥐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노무라 : "현재 이 새끼가 53대 째입니다. 유전자 4가지를 조사했는데 그중 3개에서 돌연변이가 나타났습니다."

취재과정에 만난 시장 상인 오오모토씨.

모든 게 확실해 질 때까지 주변 국가들이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오오모토 : "(한국이)그렇게 시끄럽게 하니까 검사하는 거 아니겠어요? 까다롭게 굴지 않으면 검사도 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우리 검사 체계에 문제는 없을까요. 이병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일본산 활어의 95% 이상이 수입되는 부산 감천항.

방사능 검사를 위해 왕게 두 마리를 수거합니다.

<녹취> 식품의약품안전처 직원 : "방사선 검사를 하려면 1킬로그램이 필요하거든요."

수입 건당 검사하기 때문에 한 번에 천 톤을 수입해도 1킬로그램만 검사합니다.

<인터뷰> 이윤근 : "한 두 마리 꺼내서 분석한 결과가 실제 정부의 공개자료들입니다. 수 만 마리 수산물이 들어올 수 있는데 모두 동일한 시료는 아닌거죠."

이렇게 검사해 방사능이 검출된 일본 수산물은 131건.

방사능이 검출된 고등어를 수출한 일본 회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녹취> "이곳에서는 언론의 취재에 대응하고 있지 않습니다. 죄송하지만 그런 지시가 있어서.."

애매한 수입 기준도 문젭니다.

후쿠시마산 쌀은 수입금지지만 이 쌀로 빚은 술은 가능합니다.

지바산 차는 수입이 안 되지만 티백이나 음료는 가능합니다.

아예 구멍이 뚫린 곳도 있습니다.

보따리상이 들여온 티백 형태의 녹차를 구입해 검사의뢰한 결과, 세슘 4.9 베크렐이 검출됐습니다.

인터넷에선 수입이 금지된 지역의 수산물이 팔립니다.

<녹취> 인터넷 구매 대행 업자 : "상품목록에 보면 아오모리산 고등어가 있던데 이것도 되나요?) 가공된 건 사실 원산지가 어딘지까지는 안 봐요."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보다 면밀한 원산지 관리와 검사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병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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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시마 원전사고 30개월…농수산물 오염 실태는?
    • 입력 2013-10-15 21:21:14
    • 수정2013-10-15 22: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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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30개월을 맞아 방사능 안전 실태를 짚어보는 순섭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은 일본산 농수산물의 안전과 우리의 검역 실태를 살펴보겠습니다.

KBS 특별취재팀은 일본 현지에서 농수산물의 방사능 오염도를 직접 검증해봤습니다.

먼저 조현진 기자가 검증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도쿄 해변 공원.

수백 명의 낚시꾼들이 각종 물고기를 잡아갑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30여 킬로미터 떨어진 항구에서도 낚시를 즐깁니다.

<인터뷰> 후쿠시마 주민 : "(먹으려고 잡는 건가요?) 네, 먹기 위해서죠. 맛있어요. (방사능 수치가 높아서 다들 안 먹는다고 하는데요?) 전혀 걱정이 안돼요. 저는 방사선보다 세죠."

정말 안전한걸까.

취재팀은 도쿄만과 후쿠시마에서 구한 생선 10 종, 그리고 후쿠시마의 쌀 3종류의 방사능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검사 결과 도쿄산 망둥이에서 22베크렐, 후쿠시마산 점도미에서 8베크렐, 쌀 한 종에서 10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인터뷰> 야마자키 히데오(오사카 긴키대학 교수) : "(기준치인) 100베크렐에 비하면 5분의1 농도이므로 먹어도 문제가 없는 농도라고 생각합니다."

안전을 우려하는 후쿠시마 주민들은 자신의 먹을 거리를 민간 방사능 검사소에 직접 검사를 맡기기도 합니다.

취재팀은 후쿠시마에 있는 한 민간 방사능 검사소의 검사 결과를 입수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동안 검사한 1067건 가운데 294건에서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이 가운데 95건은 기준치 100베크렐을 넘었습니다.

특히 일부 버섯과 채소, 생선에서는 수백에서 수천 베크렐이 검출됐습니다.

<기자 멘트>

방금 보신 망둥이와 점도미.

일본 정부는 모두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기준치 이하이기 때문인데요.

이 기준치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집니다.

100베크렐로 오염된 식품을 평균 성인이 1년 섭취할 경우 피폭량은 0.7밀리시버트 정도인데,

병원에서 CT촬영 때 한 번 쏘이는 피폭량보다 낮다는 겁니다.

<인터뷰> "(매일 1킬로그램을 먹어도) 1밀리시버는 피폭되어도 괜찮다는 걸 감안하면 그 반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론도 있습니다.

현재 식품 검사 때 측정하는 방사성 물질은 세슘과 요오드 뿐.

실제 방사성 물질은 수백 가지가 넘습니다.

치명적인 스트론튬이나 플루토늄에 오염됐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인터뷰> "세슘이 나왔을 때 그것의 위험을 전체 방사능 위험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거고 전체 중 극히 일부다.."

당장은 아니어도 후대에 영향이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노무라 박사는 1978년 수컷 쥐를 대상으로 피폭실험을 한 뒤 35년 넘게 후대의 쥐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노무라 : "현재 이 새끼가 53대 째입니다. 유전자 4가지를 조사했는데 그중 3개에서 돌연변이가 나타났습니다."

취재과정에 만난 시장 상인 오오모토씨.

모든 게 확실해 질 때까지 주변 국가들이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오오모토 : "(한국이)그렇게 시끄럽게 하니까 검사하는 거 아니겠어요? 까다롭게 굴지 않으면 검사도 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우리 검사 체계에 문제는 없을까요. 이병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일본산 활어의 95% 이상이 수입되는 부산 감천항.

방사능 검사를 위해 왕게 두 마리를 수거합니다.

<녹취> 식품의약품안전처 직원 : "방사선 검사를 하려면 1킬로그램이 필요하거든요."

수입 건당 검사하기 때문에 한 번에 천 톤을 수입해도 1킬로그램만 검사합니다.

<인터뷰> 이윤근 : "한 두 마리 꺼내서 분석한 결과가 실제 정부의 공개자료들입니다. 수 만 마리 수산물이 들어올 수 있는데 모두 동일한 시료는 아닌거죠."

이렇게 검사해 방사능이 검출된 일본 수산물은 131건.

방사능이 검출된 고등어를 수출한 일본 회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녹취> "이곳에서는 언론의 취재에 대응하고 있지 않습니다. 죄송하지만 그런 지시가 있어서.."

애매한 수입 기준도 문젭니다.

후쿠시마산 쌀은 수입금지지만 이 쌀로 빚은 술은 가능합니다.

지바산 차는 수입이 안 되지만 티백이나 음료는 가능합니다.

아예 구멍이 뚫린 곳도 있습니다.

보따리상이 들여온 티백 형태의 녹차를 구입해 검사의뢰한 결과, 세슘 4.9 베크렐이 검출됐습니다.

인터넷에선 수입이 금지된 지역의 수산물이 팔립니다.

<녹취> 인터넷 구매 대행 업자 : "상품목록에 보면 아오모리산 고등어가 있던데 이것도 되나요?) 가공된 건 사실 원산지가 어딘지까지는 안 봐요."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보다 면밀한 원산지 관리와 검사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병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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