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납품비리 언제까지

입력 2013.10.17 (07:35) 수정 2013.10.1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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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섭 해설위원]

“아들이 수능시험을 치는데 행운의 열쇠가 필요하다”, “아내가 김연아 목걸이를 갖고 싶어 한다”. 대우조선해양 직원이 납품업체에 대놓고 한 요구들입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이런 요구도 잘 받아들여졌다고 합니다. 또 한국철도공사는 국산과 재고품이 수입품과 정품으로 바뀌어도 그대로 납품받았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14명이 받은 금품은 34억 원이 넘었습니다. 임원부터 대리까지 직위는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한 상무는 현금 천만 원을 사무실에 보관했고 한 대리는 납품업체에게서 받은 현금 1억 원을 집에 보관하다 적발됐습니다. 일부 임직원은 특정 부품의 납품 단가를 높여주는 방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납품비리는 지난 6년 동안 계속됐다고 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1년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 2조 9천억 원이 투입돼 회생했습니다. 산업은행과 국민연금공단 등이 56%의 지분을 소유해 국민이 주인인 회사입니다. 사실상 주인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한국철도공사는 KTX 제동장치에 들어가는 부품을 정품과 수입품으로 속였는데도 그대로 넘어갔습니다. 수입신고필증을 위조한 것입니다. 이렇게 들어간 재고품과 국산품이 모두 29개 품목, 만 7천여 개라고 합니다. 이 가운데 일부 부품은 서울의 지하철에도 공급됐습니다. 물론 철도공사 임직원은 이 대가로 거액을 받았고 업체는 2억 7천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KTX를 타는 승객의 안전은 뒷전이었습니다.

지난 6월 시작된 한수원의 원전부품 납품비리는 원전 중단과 여름철 전력난으로 이어지면서 온 국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납품비리 역시 개인의 이익만 챙긴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경쟁력이나 안전 등은 안중에 없었습니다. 나라의 부패지수는 이렇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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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납품비리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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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섭 해설위원]

“아들이 수능시험을 치는데 행운의 열쇠가 필요하다”, “아내가 김연아 목걸이를 갖고 싶어 한다”. 대우조선해양 직원이 납품업체에 대놓고 한 요구들입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이런 요구도 잘 받아들여졌다고 합니다. 또 한국철도공사는 국산과 재고품이 수입품과 정품으로 바뀌어도 그대로 납품받았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14명이 받은 금품은 34억 원이 넘었습니다. 임원부터 대리까지 직위는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한 상무는 현금 천만 원을 사무실에 보관했고 한 대리는 납품업체에게서 받은 현금 1억 원을 집에 보관하다 적발됐습니다. 일부 임직원은 특정 부품의 납품 단가를 높여주는 방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납품비리는 지난 6년 동안 계속됐다고 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1년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 2조 9천억 원이 투입돼 회생했습니다. 산업은행과 국민연금공단 등이 56%의 지분을 소유해 국민이 주인인 회사입니다. 사실상 주인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한국철도공사는 KTX 제동장치에 들어가는 부품을 정품과 수입품으로 속였는데도 그대로 넘어갔습니다. 수입신고필증을 위조한 것입니다. 이렇게 들어간 재고품과 국산품이 모두 29개 품목, 만 7천여 개라고 합니다. 이 가운데 일부 부품은 서울의 지하철에도 공급됐습니다. 물론 철도공사 임직원은 이 대가로 거액을 받았고 업체는 2억 7천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KTX를 타는 승객의 안전은 뒷전이었습니다.

지난 6월 시작된 한수원의 원전부품 납품비리는 원전 중단과 여름철 전력난으로 이어지면서 온 국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납품비리 역시 개인의 이익만 챙긴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경쟁력이나 안전 등은 안중에 없었습니다. 나라의 부패지수는 이렇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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