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출루 박용택…‘가을 DNA’ 깨어나

입력 2013.10.17 (21:48) 수정 2013.10.1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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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34·LG트윈스)의 '가을 야구 DNA'가 잠에서 깨어났다.

박용택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와의 2차전에서 2루타 2개를 포함 4타수 4안타와 볼넷 1개 등으로 100% 출루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5번 출루한 박용택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출루 타이기록을 세웠다. 11년 만에 생애 두 번째 가을무대에 선 박용택이 무섭게 살아난 것이다.

윤요섭의 희생 플라이로 LG가 선취점을 얻어낸 직후인 2회말 2사 3루에서 박용택은 두산의 선발 이재우에게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로 2-0을 만들어냈다.

이날 양팀은 투수력 대결을 펼쳤다.

LG는 외국인 에이스 레다메스 리즈를 선발로 내세우고 두산은 이재우를 비롯해 데릭 핸킨스, 김선우, 오현택, 정재훈, 변진수, 윤명준 등 물량을 앞세워 리즈에 맞섰다.

이런 투수전 속에서 박용택의 추가 1타점은 경기의 방향을 결정하는 쐐기점이나 다름없었다.

"두산 투수들이 입맛에 맞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은 박용택은 "고려대 시절 연세대와 정기전을 치르던 때처럼 어떤 투수를 상대해도 집중이 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 경기에서 LG의 중심 타선은 속 시원한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한 탓에 득점 기회를 자주 얻지는 못했다.

박용택은 끈질기게 기회를 후속 타자들에게 연결했다.

6회말에는 바닥을 튄 타구가 2루수 정면을 향해 영락없이 내야 땅볼로 잡힐 상황이었지만 이를 악물고 뛴 끝에 내야 안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8회말에는 이날 2번째 2루타를 터뜨려 후속 김용의에게 타점 기회를 연결했다.

김용의의 안타 때 홈까지 쇄도하다가 포수의 블로킹에 막힌 점은 아쉬웠지만 박용택은 이를 악문 플레이로 승리에 대한 집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박용택은 "올해가 내 인생의 마지막 포스트 시즌이라는 생각으로 타석마다 초구를 치지 않고 공을 더 많이 봤더니 집중력이 크게 발휘됐다"며 맹타의 비결을 털어놨다.

박용택은 신인이던 2002년 KIA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고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적이 있다.

당시 한국시리즈에서 LG는 삼성에 2승 4패로 무너져 정상을 정복하지는 못했다.

이후 11년 동안이나 LG에 가을야구는 남의 집 잔치였다.

박용택은 당시를 회상하며 "'다음에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포스트 시즌을 치렀는데 그다음 포스트 시즌 경기에 출전하기까지 11년이 걸렸다"며 "관중석의 유광 점퍼를 보면서 울컥하는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이날 자신이 간직한 가을야구 DNA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음을 이날 실력으로 증명했다.

한 경기의 영향력이 어느 때보다 큰 포스트 시즌 경기에서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제 2번째 가을 야구를 치른 박용택의 맹활약이 LG를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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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 출루 박용택…‘가을 DNA’ 깨어나
    • 입력 2013-10-17 21:48:26
    • 수정2013-10-17 22:28:28
    연합뉴스
박용택(34·LG트윈스)의 '가을 야구 DNA'가 잠에서 깨어났다.

박용택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와의 2차전에서 2루타 2개를 포함 4타수 4안타와 볼넷 1개 등으로 100% 출루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5번 출루한 박용택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출루 타이기록을 세웠다. 11년 만에 생애 두 번째 가을무대에 선 박용택이 무섭게 살아난 것이다.

윤요섭의 희생 플라이로 LG가 선취점을 얻어낸 직후인 2회말 2사 3루에서 박용택은 두산의 선발 이재우에게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로 2-0을 만들어냈다.

이날 양팀은 투수력 대결을 펼쳤다.

LG는 외국인 에이스 레다메스 리즈를 선발로 내세우고 두산은 이재우를 비롯해 데릭 핸킨스, 김선우, 오현택, 정재훈, 변진수, 윤명준 등 물량을 앞세워 리즈에 맞섰다.

이런 투수전 속에서 박용택의 추가 1타점은 경기의 방향을 결정하는 쐐기점이나 다름없었다.

"두산 투수들이 입맛에 맞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은 박용택은 "고려대 시절 연세대와 정기전을 치르던 때처럼 어떤 투수를 상대해도 집중이 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 경기에서 LG의 중심 타선은 속 시원한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한 탓에 득점 기회를 자주 얻지는 못했다.

박용택은 끈질기게 기회를 후속 타자들에게 연결했다.

6회말에는 바닥을 튄 타구가 2루수 정면을 향해 영락없이 내야 땅볼로 잡힐 상황이었지만 이를 악물고 뛴 끝에 내야 안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8회말에는 이날 2번째 2루타를 터뜨려 후속 김용의에게 타점 기회를 연결했다.

김용의의 안타 때 홈까지 쇄도하다가 포수의 블로킹에 막힌 점은 아쉬웠지만 박용택은 이를 악문 플레이로 승리에 대한 집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박용택은 "올해가 내 인생의 마지막 포스트 시즌이라는 생각으로 타석마다 초구를 치지 않고 공을 더 많이 봤더니 집중력이 크게 발휘됐다"며 맹타의 비결을 털어놨다.

박용택은 신인이던 2002년 KIA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고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적이 있다.

당시 한국시리즈에서 LG는 삼성에 2승 4패로 무너져 정상을 정복하지는 못했다.

이후 11년 동안이나 LG에 가을야구는 남의 집 잔치였다.

박용택은 당시를 회상하며 "'다음에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포스트 시즌을 치렀는데 그다음 포스트 시즌 경기에 출전하기까지 11년이 걸렸다"며 "관중석의 유광 점퍼를 보면서 울컥하는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이날 자신이 간직한 가을야구 DNA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음을 이날 실력으로 증명했다.

한 경기의 영향력이 어느 때보다 큰 포스트 시즌 경기에서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제 2번째 가을 야구를 치른 박용택의 맹활약이 LG를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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