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 메달 획득 ‘비상’…복싱 체점룰 개정

입력 2013.10.20 (10:44) 수정 2013.10.2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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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복싱협회(AIBA)의 채점 룰이 바뀌면서 '배우 복서' 이시영(32·인천시청)의 전국체전 메달 획득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시영은 21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제94회 전국체육대회 복싱 여자 일반부 플라이급(51㎏) 8강전을 치른다.

개최 도시 소속이어서 예선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이시영은 김하율(19·충주시청)과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이은 재대결을 펼친다.

김하율은 선발전 때 김다솜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했지만 개명했다.

선발전에서는 이시영이 김하율을 꺾었지만 판정 논란으로 빛이 바랬다.

이시영은 당시 김하율의 저돌적인 인파이팅에 밀려 수세에 몰리는 듯했지만 긴 리치를 이용해 정타를 하나 둘씩 늘리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결국 승리했다.

아마추어 복싱에서는 선수가 얼마나 공격적이었는지는 채점 기준이 되지 않고 오직 유효타수만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이시영의 '치고 빠지는' 전략이 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 바뀐 국제대회 채점 기준이 이번 체전에 적용돼 이시영이 같은 전략으로 김하율에게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AIBA는 복싱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 남자 성인 선수는 헤드기어를 벗도록 하는 한편 전 종목에 걸쳐 채점 방식을 프로복싱과 유사하게 바꿨다.

유효타가 들어갈 때마다 5명의 부심이 전자채점을 하던 채점 방식은 심판이 각 라운드별로 선수가 얼마나 '우세한 경기를 펼치는가'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도록 바뀌었다.

예를 들어 1라운드에서 A선수가 B선수보다 우세한 경기를 펼쳤으면 A선수가 10점을 받고 B선수는 9점이나 8점을 받게 된다.

유효타수보다는 링을 장악하면서 얼마나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느냐가 관건이 된다.

적어도 4월 선발전까지의 이시영은 오랫동안 복싱을 해온 선수들에 비해 체력과 힘에서 크게 모자랐던 게 사실이다. 이 격차를 강하지는 않지만 정확한 펀치, 영리한 경기운영으로 메워왔다.

그러나 아마복싱 룰이 바뀐 이상 이시영이 새로운 전략을 들고나오지 않는다면 김하율에게 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원찬 인천시청 복싱팀 감독도 "포인트 위주로 경기해온 이시영이 새 채점룰 아래서는 불리한 게 사실"이라며 규칙 개정이 악조건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어 "도망다니면서 적시에 유효타를 날리는 기존 전략보다는 링을 장악해야 할 것 같다"면서 "내년 아시안게임 출전을 목표로 삼은 이시영에게 첫 번째 고비가 다가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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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시영 메달 획득 ‘비상’…복싱 체점룰 개정
    • 입력 2013-10-20 10:44:22
    • 수정2013-10-20 13:32:05
    연합뉴스
국제복싱협회(AIBA)의 채점 룰이 바뀌면서 '배우 복서' 이시영(32·인천시청)의 전국체전 메달 획득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시영은 21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제94회 전국체육대회 복싱 여자 일반부 플라이급(51㎏) 8강전을 치른다.

개최 도시 소속이어서 예선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이시영은 김하율(19·충주시청)과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이은 재대결을 펼친다.

김하율은 선발전 때 김다솜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했지만 개명했다.

선발전에서는 이시영이 김하율을 꺾었지만 판정 논란으로 빛이 바랬다.

이시영은 당시 김하율의 저돌적인 인파이팅에 밀려 수세에 몰리는 듯했지만 긴 리치를 이용해 정타를 하나 둘씩 늘리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결국 승리했다.

아마추어 복싱에서는 선수가 얼마나 공격적이었는지는 채점 기준이 되지 않고 오직 유효타수만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이시영의 '치고 빠지는' 전략이 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 바뀐 국제대회 채점 기준이 이번 체전에 적용돼 이시영이 같은 전략으로 김하율에게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AIBA는 복싱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 남자 성인 선수는 헤드기어를 벗도록 하는 한편 전 종목에 걸쳐 채점 방식을 프로복싱과 유사하게 바꿨다.

유효타가 들어갈 때마다 5명의 부심이 전자채점을 하던 채점 방식은 심판이 각 라운드별로 선수가 얼마나 '우세한 경기를 펼치는가'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도록 바뀌었다.

예를 들어 1라운드에서 A선수가 B선수보다 우세한 경기를 펼쳤으면 A선수가 10점을 받고 B선수는 9점이나 8점을 받게 된다.

유효타수보다는 링을 장악하면서 얼마나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느냐가 관건이 된다.

적어도 4월 선발전까지의 이시영은 오랫동안 복싱을 해온 선수들에 비해 체력과 힘에서 크게 모자랐던 게 사실이다. 이 격차를 강하지는 않지만 정확한 펀치, 영리한 경기운영으로 메워왔다.

그러나 아마복싱 룰이 바뀐 이상 이시영이 새로운 전략을 들고나오지 않는다면 김하율에게 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원찬 인천시청 복싱팀 감독도 "포인트 위주로 경기해온 이시영이 새 채점룰 아래서는 불리한 게 사실"이라며 규칙 개정이 악조건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어 "도망다니면서 적시에 유효타를 날리는 기존 전략보다는 링을 장악해야 할 것 같다"면서 "내년 아시안게임 출전을 목표로 삼은 이시영에게 첫 번째 고비가 다가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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