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들쭉날쭉 고무줄 옷 치수…소비자만 골탕

입력 2013.10.23 (08:17) 수정 2013.10.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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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철이 바뀌어서 새옷 장만하려는 분들, 자신의 사이즈는 잘 알고 계신가요?

혹시 인터넷 등으로 주문을 했는데, 평소 사이즈인데도 옷이 안 맞아서 당황했던 경험은 없으신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사이즈가 특히나 더 폭이 넓어서 옷을 만드는 업체별로 차이가 크다는데요, 이러다 보니 내 사이즈가, 내 사이즈가 아닌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노태영 기자 나왔는데요, 이럴 만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멘트>

옷에는 소비자의 선택을 돕도록 90이나 100 또는 스몰, 라지 이런 식으로 사이즈가 적혀 있는데요.

이 사이즈가 의류 회사마다 모두 제각각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진 실험 결과에서도 같은 사이즈의 옷인데 실제로 크기를 재보니 무려 10센티미터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했습니다.

이쯤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돕는다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부추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돈데요.

고무줄 같은 옷치수의 비밀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없이 쏟아지는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의 옷들!

그런만큼 문제점도 생기고 있는데요.

<녹취> "보통은 L(치수)를 입는데 날씬하게 나온 것은 옷은 치수가 달라서 그런 것은 105 치수를 입어야 해요."

<녹취> "브랜드마다 같은 사이즈인데도 (치수)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녹취> "M치수도 카디건마다 다르고 티셔츠마다 다르고 셔츠마다 다르고 이런 점이 좀 불편해요."

이렇게 의류회사마다 들쑥날쑥한 치수 때문에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운데요.

주부 배지선 씨 역시 옷을 살 때 마다 달라지는 옷 치수 때문에 애를 먹는다고 합니다.

<녹취> "제가 (치수가) 안 맞더라고요. 옷을 살 때마다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S, M, XL를 찾잖아요. 그런데 (치수가) 안 맞아서 제 치수를 알려고요."

아이를 키우느라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배 씨.

때문에 인터넷 쇼핑을 자주 이용하는데요, 같은 55치수로 산 옷들의 크기가 다 제각각이라는 점.

얼마전 구입한 이 옷도 길이가 짧아 입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게 원피스예요. 그냥 롱티셔츠죠."

<인터뷰> 배지선(주부) : "옷이 입었을 때 이건 55 (치수)인데 작게 나왔어요 그러면 우리 옷이 조금 작아요 그렇게 얘기를 해요. S(치수)가 44 반부터 나온다는 거예요. S(치수)는 대부분의 사람이 55 (치수)로 알고 있는데 틀린 거잖아요. 말 자체가요."

의류회사마다 옷 치수가 달라지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실험을 해봤습니다.

키 180cm의 보통 체격의 남성이 세 브랜드의 셔츠를 입어 본 결과 가운데 셔츠는 길이가 넉넉하지만 다른 두 셔츠는 겨우 배를 덮을 만큼 짧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길이를 재어봤는데요. 표준 가슴둘레 치수는 100이지만 측정 결과는 모두 제각각이었습니다.

가장 큰 치수와 작은 치수의 차이가 심지어 10cm나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이해하기 힘든 일도 생겨납니다.

왼쪽은 치수가 100이고 오른쪽은 105인데요, 치수가 다른 두 셔츠를 같은 사람이 입어봤는데, 엄연히 다른 치수의 옷이 보기에는 별로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각 회사마다 치수가 제각각인 이유는 현재의 KS 기준이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같은 100 치수라고 해도 4가지 체형별로 다시 세세하게 나눠져 있어 치수가 모두 다르게 나옵니다.

더욱이 이런 표준치수는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일 뿐이어서 의류 업체는 입맛대로 옷의 치수를 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옷을 만들기에 이런 차이가 나는지 한 의류 공장을 찾았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재봉틀 소리가 요란한데요.

<녹취> "가슴둘레 사이즈로 보통 정하는데요. 원청에서 거의 정해서 저희한테 지시를 내려주고요. 저희는 그것에 따라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표준 치수에 맞춰 옷을 제작을 하기 보다는 의뢰 받은 주문 내용에 따라 만들기 때문에 같은 치수라고 해도 옷의 치수는 다 달라진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상훈(의류공장 대표) : "M사이즈면 보통 85정도인데요. 저희는 원청에서 정해준 치수대로 작업을 하는 거라서 (다를 수 있어요)."

서울의 한 의류 디자인실. 내년에 선보일 디자인 작업이 한창인데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스타일에 따라 판매 실적도 천차만별 달라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의류 업체들은 유행에 따라 치수를 별도로 정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 옷은 원단 소재의 비해서 너무 (치수를) 크게 잡은 것 같아. 그래서 너무 붕하게 나온 거예요? 그렇죠."

같은 치수의 옷이라도 소재와 디자인에 따라 확연히 다르게 느껴집니다.

<인터뷰> 정용(모델리스트) : "디자인이 상당히 민감하고 그때그때의 유행의 방향성이 다 달라서 소재와 디자인과 치수와 날씨 변화를 다 알아서 상품을 만들기 때문에 사이즈가 크게 나오는 것도 있고 작게 나오는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인터뷰> 이현자(기술표준원 연구원) : "인터넷 쇼핑몰이라든가 기타 유통구조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쉽게 치수를 인식할 수 있고 정확한 치수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KS표준을 작업할 계획입니다."

유행과 디자인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옷 치수.

정확하고 소비자들이 판단하기 쉬운 규격 치수가 정해 지지 않는 한 옷치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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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들쭉날쭉 고무줄 옷 치수…소비자만 골탕
    • 입력 2013-10-23 08:19:11
    • 수정2013-10-23 09: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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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철이 바뀌어서 새옷 장만하려는 분들, 자신의 사이즈는 잘 알고 계신가요?

혹시 인터넷 등으로 주문을 했는데, 평소 사이즈인데도 옷이 안 맞아서 당황했던 경험은 없으신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사이즈가 특히나 더 폭이 넓어서 옷을 만드는 업체별로 차이가 크다는데요, 이러다 보니 내 사이즈가, 내 사이즈가 아닌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노태영 기자 나왔는데요, 이럴 만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멘트>

옷에는 소비자의 선택을 돕도록 90이나 100 또는 스몰, 라지 이런 식으로 사이즈가 적혀 있는데요.

이 사이즈가 의류 회사마다 모두 제각각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진 실험 결과에서도 같은 사이즈의 옷인데 실제로 크기를 재보니 무려 10센티미터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했습니다.

이쯤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돕는다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부추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돈데요.

고무줄 같은 옷치수의 비밀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없이 쏟아지는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의 옷들!

그런만큼 문제점도 생기고 있는데요.

<녹취> "보통은 L(치수)를 입는데 날씬하게 나온 것은 옷은 치수가 달라서 그런 것은 105 치수를 입어야 해요."

<녹취> "브랜드마다 같은 사이즈인데도 (치수)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녹취> "M치수도 카디건마다 다르고 티셔츠마다 다르고 셔츠마다 다르고 이런 점이 좀 불편해요."

이렇게 의류회사마다 들쑥날쑥한 치수 때문에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운데요.

주부 배지선 씨 역시 옷을 살 때 마다 달라지는 옷 치수 때문에 애를 먹는다고 합니다.

<녹취> "제가 (치수가) 안 맞더라고요. 옷을 살 때마다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S, M, XL를 찾잖아요. 그런데 (치수가) 안 맞아서 제 치수를 알려고요."

아이를 키우느라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배 씨.

때문에 인터넷 쇼핑을 자주 이용하는데요, 같은 55치수로 산 옷들의 크기가 다 제각각이라는 점.

얼마전 구입한 이 옷도 길이가 짧아 입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게 원피스예요. 그냥 롱티셔츠죠."

<인터뷰> 배지선(주부) : "옷이 입었을 때 이건 55 (치수)인데 작게 나왔어요 그러면 우리 옷이 조금 작아요 그렇게 얘기를 해요. S(치수)가 44 반부터 나온다는 거예요. S(치수)는 대부분의 사람이 55 (치수)로 알고 있는데 틀린 거잖아요. 말 자체가요."

의류회사마다 옷 치수가 달라지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실험을 해봤습니다.

키 180cm의 보통 체격의 남성이 세 브랜드의 셔츠를 입어 본 결과 가운데 셔츠는 길이가 넉넉하지만 다른 두 셔츠는 겨우 배를 덮을 만큼 짧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길이를 재어봤는데요. 표준 가슴둘레 치수는 100이지만 측정 결과는 모두 제각각이었습니다.

가장 큰 치수와 작은 치수의 차이가 심지어 10cm나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이해하기 힘든 일도 생겨납니다.

왼쪽은 치수가 100이고 오른쪽은 105인데요, 치수가 다른 두 셔츠를 같은 사람이 입어봤는데, 엄연히 다른 치수의 옷이 보기에는 별로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각 회사마다 치수가 제각각인 이유는 현재의 KS 기준이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같은 100 치수라고 해도 4가지 체형별로 다시 세세하게 나눠져 있어 치수가 모두 다르게 나옵니다.

더욱이 이런 표준치수는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일 뿐이어서 의류 업체는 입맛대로 옷의 치수를 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옷을 만들기에 이런 차이가 나는지 한 의류 공장을 찾았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재봉틀 소리가 요란한데요.

<녹취> "가슴둘레 사이즈로 보통 정하는데요. 원청에서 거의 정해서 저희한테 지시를 내려주고요. 저희는 그것에 따라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표준 치수에 맞춰 옷을 제작을 하기 보다는 의뢰 받은 주문 내용에 따라 만들기 때문에 같은 치수라고 해도 옷의 치수는 다 달라진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상훈(의류공장 대표) : "M사이즈면 보통 85정도인데요. 저희는 원청에서 정해준 치수대로 작업을 하는 거라서 (다를 수 있어요)."

서울의 한 의류 디자인실. 내년에 선보일 디자인 작업이 한창인데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스타일에 따라 판매 실적도 천차만별 달라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의류 업체들은 유행에 따라 치수를 별도로 정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 옷은 원단 소재의 비해서 너무 (치수를) 크게 잡은 것 같아. 그래서 너무 붕하게 나온 거예요? 그렇죠."

같은 치수의 옷이라도 소재와 디자인에 따라 확연히 다르게 느껴집니다.

<인터뷰> 정용(모델리스트) : "디자인이 상당히 민감하고 그때그때의 유행의 방향성이 다 달라서 소재와 디자인과 치수와 날씨 변화를 다 알아서 상품을 만들기 때문에 사이즈가 크게 나오는 것도 있고 작게 나오는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인터뷰> 이현자(기술표준원 연구원) : "인터넷 쇼핑몰이라든가 기타 유통구조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쉽게 치수를 인식할 수 있고 정확한 치수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KS표준을 작업할 계획입니다."

유행과 디자인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옷 치수.

정확하고 소비자들이 판단하기 쉬운 규격 치수가 정해 지지 않는 한 옷치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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