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우리 동네 건강 지킴이 의료 생협

입력 2013.10.25 (08:16) 수정 2013.10.2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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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의료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큰 종합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갈수록 더해가면서 그 혜택은 골고루, 또 충분히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네, 그래서 요즘 의료 생협이라는 게 주목받고 있는데요.

의료 생협이라면 아직 좀 생소하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일부 의료 생협의 법 위반 행위가 지적을 받기도 했는데요.

또 그런 만큼 잘 알고 이용할 필요가 있겠죠.

노태영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의료 생협은 계속 느는 추세죠?

<기자 멘트>

먼저 의료 생협이 무언지부터 말씀드려야할것 같은데요.

지역 주민들이 직접 자본금을 출자한 뒤 운영에까지 참여하는 병원입니다.

대형병원 위주인 기존 의료시스템의 한계를 넘어보려는 시도인데요.

지난 1994년 첫 선을 보인 뒤 20년 만인 올해에는 모두 340곳으로 훌쩍 늘어났습니다.

설립 목적에 맞게 지역 주민들에 특화된 진료를 해 마을 주치의라는 평을 받기도 하는데요.

동시에 상대적으로 설립이 쉽다는 점을 악용한 가짜 의료생협이 느는 점은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대전에 있는 한 병원!

한 눈에 보기엔 여느 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녹취> “차 한 잔 드시고 가세요 어머니”

<녹취> “차 한 잔 마실까?”

하지만 동네 사람끼리 정답게 함께 차를 마시고 심지어 체조를 배우며 친분을 나누는 이곳!

주민 참여로 만들어진 병원입니다.

<인터뷰> 신귀연(대전광역시 법1동) : “주민들을 위해서 노인들을 위해서 노래교실도 하고 운동도 가르치고”

<인터뷰> 노필종(대전광역시 법2동) : “내 집 같이 사용할 수 있고 내 집 주치의 같이 생각이 돼요.”

좀 더 정확하게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합원이 되고 출자금을 내서 만든 의료생협니다.

<인터뷰> 김은정('ㅁ'의료생협 직원) : “모두 같이 병원을 만들어 가는 거라 (병원 오시는 분들이) 뭐든지 의견을 내주시고 참여도 하시면 저희가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해서 많이 반영을 하도록 하고 있어요”

환자는 존중받으며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 의료생협의 기본 취지!

때문에 진료실 모습도 조금은 특이합니다.

<녹취> “오늘 (보건소에서 약을) 타왔는데 보실래요? 이 병원에서 주신 약도 있으니까...”

<녹취> “혈압약이네요.”

<녹취> 나준식('ㅁ'의료생협 전문의) : “편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묻고 싶은 거 물을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서로 이미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 (기존 병원과) 다른 점이라고 생각해요. 성되어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생각해요.”

이 의료생협은 2002년에 문을 연 뒤 치과, 한의원, 건강검진센터 등을 차례로 갖추면서 동네 건강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병민('ㅁ'의료생협 전무이사) : “생활 진료를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현재의 아픈 상태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현재 생활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해서 진료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형 병원을 방문할 때면 3시간을 기다려 겨우 3분 진료를 받는가 하면 웬지 엄숙하고 딱딱한 분위기 탓에 제대로 질문 한 번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요.

<인터뷰> 강정자(서울시 창천동) : “어떨 땐 병원에 가고 싶어도 기다림과 비싼 진료비 때문에 안 갈 때가 많아요”

<인터뷰> 장금숙(서울시 망원동) : “(진료실 들어가면) 금방 들어갔다 나오잖아요 그건 이해가 잘 안 되더라고요”

이런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대안이 의료생활협동조합, 즉 의료생협입니다.

1994년 처음 문을 연 의료생협은, 그 숫자가 매년 빠르게 늘어나 2013년 4월 현재 모두 340곳이 설립돼 운영 중인데요.

의료기관의 수만 늘어나는 게 아닙니다.

진료과목이나 형태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아기자기한 분위기에 커피향이 가득하고 심지어 고양기가 한가롭게 다니는 이곳은 겉보기엔 그저 평범한 카페로 보입니다.

<인터뷰> 이운지(서울시 서교동) : “병원 같은 느낌 안 들고 되게 포근한 느낌인 것 같아요 ”

<인터뷰> 이수영(경기도 남양주시) : “독감 접종 이런 게 쓰여 있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곳 역시 정신과 전문 의료생협인데요.

환자를 위해 병원 특유의 분위기부터 없앴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성종('ㅈ'의료생협 전문의) : “정신과 병원에 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여러 가지 인테리어나 분위기나 음악 등으로 편한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정신과라는 특성상 환자의 내면을 알기 위한 긴 대화가 필요하다보니 환자 1명 당 진료시간도 1시간 가까이나 됩니다.

<인터뷰> 김철수(가명/내원 환자) : “긴 상담을 원하는 진료가 있고 짧게 약만 처방하는 진료가 있는데 긴 상담 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동물을 위한 의료생협 설립도 활발하게 논의 중인데요.

동물 의료 생협 역시 애견인 등을 중심으로 출자자들을 모은 뒤 의료진을 구성해 병원을 세우게 되는데요.

<인터뷰> 정경섭(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 이사장) : “믿을 수 있는 동물병원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동물병원 과다 진료를 하지 않는 동물병원이 저희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하지만 수익구조가 취약하다는 점과 설립 조건이 다소 느슨하다는 점이, 의료생협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설립이 불가능한 의료법과는 달리 소비자생협법으로는 조합원수와 출자금만 충족되면 누구나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있다는 걸 악용하기도 하는 건데요.

‘사무장 병원’이나 ‘진료비 과다 청구’가 대표적 문제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봉섭(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상임이사) : “믿을 수 있는 동물 병원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동물병원 과다진료하지 않는 그런 동물 병원이 저희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주민’이 ‘주인’이 되어 자발적으로 이뤄낸 의료계의 작지만 큰 변화 ‘의료생협’.

마을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게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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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우리 동네 건강 지킴이 의료 생협
    • 입력 2013-10-25 08:19:03
    • 수정2013-10-25 09: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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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의료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큰 종합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갈수록 더해가면서 그 혜택은 골고루, 또 충분히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네, 그래서 요즘 의료 생협이라는 게 주목받고 있는데요.

의료 생협이라면 아직 좀 생소하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일부 의료 생협의 법 위반 행위가 지적을 받기도 했는데요.

또 그런 만큼 잘 알고 이용할 필요가 있겠죠.

노태영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의료 생협은 계속 느는 추세죠?

<기자 멘트>

먼저 의료 생협이 무언지부터 말씀드려야할것 같은데요.

지역 주민들이 직접 자본금을 출자한 뒤 운영에까지 참여하는 병원입니다.

대형병원 위주인 기존 의료시스템의 한계를 넘어보려는 시도인데요.

지난 1994년 첫 선을 보인 뒤 20년 만인 올해에는 모두 340곳으로 훌쩍 늘어났습니다.

설립 목적에 맞게 지역 주민들에 특화된 진료를 해 마을 주치의라는 평을 받기도 하는데요.

동시에 상대적으로 설립이 쉽다는 점을 악용한 가짜 의료생협이 느는 점은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대전에 있는 한 병원!

한 눈에 보기엔 여느 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녹취> “차 한 잔 드시고 가세요 어머니”

<녹취> “차 한 잔 마실까?”

하지만 동네 사람끼리 정답게 함께 차를 마시고 심지어 체조를 배우며 친분을 나누는 이곳!

주민 참여로 만들어진 병원입니다.

<인터뷰> 신귀연(대전광역시 법1동) : “주민들을 위해서 노인들을 위해서 노래교실도 하고 운동도 가르치고”

<인터뷰> 노필종(대전광역시 법2동) : “내 집 같이 사용할 수 있고 내 집 주치의 같이 생각이 돼요.”

좀 더 정확하게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합원이 되고 출자금을 내서 만든 의료생협니다.

<인터뷰> 김은정('ㅁ'의료생협 직원) : “모두 같이 병원을 만들어 가는 거라 (병원 오시는 분들이) 뭐든지 의견을 내주시고 참여도 하시면 저희가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해서 많이 반영을 하도록 하고 있어요”

환자는 존중받으며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 의료생협의 기본 취지!

때문에 진료실 모습도 조금은 특이합니다.

<녹취> “오늘 (보건소에서 약을) 타왔는데 보실래요? 이 병원에서 주신 약도 있으니까...”

<녹취> “혈압약이네요.”

<녹취> 나준식('ㅁ'의료생협 전문의) : “편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묻고 싶은 거 물을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서로 이미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 (기존 병원과) 다른 점이라고 생각해요. 성되어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생각해요.”

이 의료생협은 2002년에 문을 연 뒤 치과, 한의원, 건강검진센터 등을 차례로 갖추면서 동네 건강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병민('ㅁ'의료생협 전무이사) : “생활 진료를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현재의 아픈 상태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현재 생활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해서 진료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형 병원을 방문할 때면 3시간을 기다려 겨우 3분 진료를 받는가 하면 웬지 엄숙하고 딱딱한 분위기 탓에 제대로 질문 한 번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요.

<인터뷰> 강정자(서울시 창천동) : “어떨 땐 병원에 가고 싶어도 기다림과 비싼 진료비 때문에 안 갈 때가 많아요”

<인터뷰> 장금숙(서울시 망원동) : “(진료실 들어가면) 금방 들어갔다 나오잖아요 그건 이해가 잘 안 되더라고요”

이런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대안이 의료생활협동조합, 즉 의료생협입니다.

1994년 처음 문을 연 의료생협은, 그 숫자가 매년 빠르게 늘어나 2013년 4월 현재 모두 340곳이 설립돼 운영 중인데요.

의료기관의 수만 늘어나는 게 아닙니다.

진료과목이나 형태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아기자기한 분위기에 커피향이 가득하고 심지어 고양기가 한가롭게 다니는 이곳은 겉보기엔 그저 평범한 카페로 보입니다.

<인터뷰> 이운지(서울시 서교동) : “병원 같은 느낌 안 들고 되게 포근한 느낌인 것 같아요 ”

<인터뷰> 이수영(경기도 남양주시) : “독감 접종 이런 게 쓰여 있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곳 역시 정신과 전문 의료생협인데요.

환자를 위해 병원 특유의 분위기부터 없앴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성종('ㅈ'의료생협 전문의) : “정신과 병원에 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여러 가지 인테리어나 분위기나 음악 등으로 편한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정신과라는 특성상 환자의 내면을 알기 위한 긴 대화가 필요하다보니 환자 1명 당 진료시간도 1시간 가까이나 됩니다.

<인터뷰> 김철수(가명/내원 환자) : “긴 상담을 원하는 진료가 있고 짧게 약만 처방하는 진료가 있는데 긴 상담 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동물을 위한 의료생협 설립도 활발하게 논의 중인데요.

동물 의료 생협 역시 애견인 등을 중심으로 출자자들을 모은 뒤 의료진을 구성해 병원을 세우게 되는데요.

<인터뷰> 정경섭(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 이사장) : “믿을 수 있는 동물병원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동물병원 과다 진료를 하지 않는 동물병원이 저희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하지만 수익구조가 취약하다는 점과 설립 조건이 다소 느슨하다는 점이, 의료생협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설립이 불가능한 의료법과는 달리 소비자생협법으로는 조합원수와 출자금만 충족되면 누구나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있다는 걸 악용하기도 하는 건데요.

‘사무장 병원’이나 ‘진료비 과다 청구’가 대표적 문제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봉섭(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상임이사) : “믿을 수 있는 동물 병원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동물병원 과다진료하지 않는 그런 동물 병원이 저희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주민’이 ‘주인’이 되어 자발적으로 이뤄낸 의료계의 작지만 큰 변화 ‘의료생협’.

마을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게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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