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부활 홈런! 가을 악몽서 깰까?

입력 2013.10.25 (09:52) 수정 2013.10.2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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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중심 타자 김현수(25)가 올해 포스트시즌 들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바로 "그저 팀에 민폐만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정규시즌 막바지인 지난달 말부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까지 계속된 그의 극심한 타격 부진 때문이다.

김현수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15타수 1안타 1타점,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경기에 출전해 10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기계'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성적이었다.

유독 포스트시즌에서 결정적 순간에 맥없이 물러나곤 했던 안 좋은 기억이 있다 보니 올해도 '가을 악몽'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듯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김현수의 목표도 일단 '민폐 끼치지 않기'였다.

김현수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1차전(두산 7-2 승)에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를 쳤다.

하지만 그 유일한 안타가 두산이 3-1로 앞선 5회에 삼성 선발 윤성환을 상대로 터트린 우월 솔로 홈런이었다.

김현수의 한국시리즈 통산 첫 홈런포였다. 김현수는 물론 중심타자의 부활 가능성을 지켜본 두산으로서도 아주 의미 있는 한 방이었다.

김현수는 앞선 두 타석에서도 잘 맞은 타구가 상대 호수비에 걸려 결국 1루수 땅볼과 좌익수 뜬 공으로 물러났지만 타격감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기대를 하게 했다.

김현수는 그동안 마음고생을 하면서도 겉으로는 잘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밝게 보이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부진 탈출을 위한 노력만큼은 부단히 해왔다.

타격 시 충격을 막고자 손가락에 끼는 골무를 2010년 이후 꾸준히 착용해왔지만 이날은 골무를 빼고 방망이를 들었다.

'골무를 빼 보면 왜 골무를 끼고 칠 때 안 좋은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팀 선배 오재일의 조언을 따랐다.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이었다.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그 말을 들었지만 왠지 어색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도 경기 전까지 많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어차피 못 치는 것 골무를 빼고 한번 쳐보자"고 했다는 것이 김현수의 설명이다.

김현수는 또 이날 경기를 앞두고 그동안 해온 타격 폼과는 다르게 연습했다고 밝혔다. 타이밍을 빨리 잡기 위해 다리도 좀 더 벌리고 그전보다 높게 들지 않으려고 했다고 한다.

김현수는 "오늘 홈런은 오늘로 끝났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김현수의 부활포에 사상 첫 정규시즌 4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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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수 부활 홈런! 가을 악몽서 깰까?
    • 입력 2013-10-25 09:52:13
    • 수정2013-10-25 11:53:57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중심 타자 김현수(25)가 올해 포스트시즌 들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바로 "그저 팀에 민폐만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정규시즌 막바지인 지난달 말부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까지 계속된 그의 극심한 타격 부진 때문이다.

김현수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15타수 1안타 1타점,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경기에 출전해 10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기계'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성적이었다.

유독 포스트시즌에서 결정적 순간에 맥없이 물러나곤 했던 안 좋은 기억이 있다 보니 올해도 '가을 악몽'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듯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김현수의 목표도 일단 '민폐 끼치지 않기'였다.

김현수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1차전(두산 7-2 승)에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를 쳤다.

하지만 그 유일한 안타가 두산이 3-1로 앞선 5회에 삼성 선발 윤성환을 상대로 터트린 우월 솔로 홈런이었다.

김현수의 한국시리즈 통산 첫 홈런포였다. 김현수는 물론 중심타자의 부활 가능성을 지켜본 두산으로서도 아주 의미 있는 한 방이었다.

김현수는 앞선 두 타석에서도 잘 맞은 타구가 상대 호수비에 걸려 결국 1루수 땅볼과 좌익수 뜬 공으로 물러났지만 타격감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기대를 하게 했다.

김현수는 그동안 마음고생을 하면서도 겉으로는 잘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밝게 보이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부진 탈출을 위한 노력만큼은 부단히 해왔다.

타격 시 충격을 막고자 손가락에 끼는 골무를 2010년 이후 꾸준히 착용해왔지만 이날은 골무를 빼고 방망이를 들었다.

'골무를 빼 보면 왜 골무를 끼고 칠 때 안 좋은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팀 선배 오재일의 조언을 따랐다.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이었다.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그 말을 들었지만 왠지 어색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도 경기 전까지 많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어차피 못 치는 것 골무를 빼고 한번 쳐보자"고 했다는 것이 김현수의 설명이다.

김현수는 또 이날 경기를 앞두고 그동안 해온 타격 폼과는 다르게 연습했다고 밝혔다. 타이밍을 빨리 잡기 위해 다리도 좀 더 벌리고 그전보다 높게 들지 않으려고 했다고 한다.

김현수는 "오늘 홈런은 오늘로 끝났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김현수의 부활포에 사상 첫 정규시즌 4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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