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고대일본이 한반도 지배?’ 美수업 바로잡은 韓학생
입력 2013.10.25 (10:33) 수정 2013.10.25 (10:38) 연합뉴스
서강대 이현·보스턴칼리지 기민형씨, SNS 도움으로 자료 검색·반박


"사학 전공하시는 분들께 도움을 구합니다. 제 친구가 듣는 역사 수업의 미국인 교수가 사용하는 교재에 '일본이 4∼6세기에 걸쳐 한반도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이 그대로 담겨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미국 보스턴칼리지 교환학생인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2학년 이현(20)씨는 지난 11일 서강대 페이스북에 "임나일본부설에 반박할 수 있는 자료를 찾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문제의 수업은 아시아의 역사를 가르치는 'Asia in the World'(세계 속 아시아). 미국인 교수가 가르치는 이 수업의 수강생은 200여명. 한국인 학생도 일부 있었지만 불만이나 항의를 표하는 학생은 없었다고 했다.

이씨는 '왜곡된 역사를 검증 없이 가르치는 걸 보고 크게 실망했다. 다른 유학생 친구와 함께 교수를 찾아가 수업시간에 내용을 바로잡게 할 생각"이라고 적었다.

오래지 않아 페이스북에는 4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임나일본부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참고 자료로 삼을 만한 영문 서적을 추천하는 글 등이 이어졌다. 유료 논문 열람이 필요하다면 결제를 대신해주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댓글에 올라온 내용을 토대로 이씨는 같은 보스턴칼리지에서 국제인권학을 공부하는 친구 기민형(21·여)씨와 함께 자료 수집에 나섰다.

이씨는 제2기 한일역사공동연구회 회의에서 양국 역사학자들이 임나일본부설을 공식적으로 폐기했다는 단서를 얻었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의 도움을 얻어 이를 실증하는 학술자료에 대한 '열공'에 들어갔다.

어릴 적 일본에서 산 기씨는 임나일본부설의 근거라고 알려진 '일본사기'와 이 책의 오류를 서술한 일본 학계의 논문을 찾아 번역했다.

해당 수업의 수강생도 아닌 두 사람은 지난 16일 약 15편의 논문자료를 들고 담당 교수를 찾아갔다. 중국 근현대사 전공인 교수는 자초지종을 듣고 자료를 꼼꼼히 살피더니 "미국 학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라 실수가 있었다"고 사과했다.

이 교수는 학교 포털사이트에 오류를 바로잡는 글을 올리고 향후 기존 수업계획에서 한 주를 따로 떼어내 한국의 역사에 대해 수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평소 임나일본부설에 대해서는 일본의 근거 없는 역사 왜곡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학생들의 도움으로 반박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평소에는 무관심하다가 한바탕 소동을 겪고서야 역사의 소중함을 느끼게 돼 한편으로는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들 두 사람은 교수의 제안을 받아들여 다음 달 26일 수업시간에 한국의 역사에 관해 발표할 계획이다.
  • ‘고대일본이 한반도 지배?’ 美수업 바로잡은 韓학생
    • 입력 2013-10-25 10:33:36
    • 수정2013-10-25 10:38:05
    연합뉴스
서강대 이현·보스턴칼리지 기민형씨, SNS 도움으로 자료 검색·반박


"사학 전공하시는 분들께 도움을 구합니다. 제 친구가 듣는 역사 수업의 미국인 교수가 사용하는 교재에 '일본이 4∼6세기에 걸쳐 한반도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이 그대로 담겨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미국 보스턴칼리지 교환학생인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2학년 이현(20)씨는 지난 11일 서강대 페이스북에 "임나일본부설에 반박할 수 있는 자료를 찾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문제의 수업은 아시아의 역사를 가르치는 'Asia in the World'(세계 속 아시아). 미국인 교수가 가르치는 이 수업의 수강생은 200여명. 한국인 학생도 일부 있었지만 불만이나 항의를 표하는 학생은 없었다고 했다.

이씨는 '왜곡된 역사를 검증 없이 가르치는 걸 보고 크게 실망했다. 다른 유학생 친구와 함께 교수를 찾아가 수업시간에 내용을 바로잡게 할 생각"이라고 적었다.

오래지 않아 페이스북에는 4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임나일본부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참고 자료로 삼을 만한 영문 서적을 추천하는 글 등이 이어졌다. 유료 논문 열람이 필요하다면 결제를 대신해주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댓글에 올라온 내용을 토대로 이씨는 같은 보스턴칼리지에서 국제인권학을 공부하는 친구 기민형(21·여)씨와 함께 자료 수집에 나섰다.

이씨는 제2기 한일역사공동연구회 회의에서 양국 역사학자들이 임나일본부설을 공식적으로 폐기했다는 단서를 얻었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의 도움을 얻어 이를 실증하는 학술자료에 대한 '열공'에 들어갔다.

어릴 적 일본에서 산 기씨는 임나일본부설의 근거라고 알려진 '일본사기'와 이 책의 오류를 서술한 일본 학계의 논문을 찾아 번역했다.

해당 수업의 수강생도 아닌 두 사람은 지난 16일 약 15편의 논문자료를 들고 담당 교수를 찾아갔다. 중국 근현대사 전공인 교수는 자초지종을 듣고 자료를 꼼꼼히 살피더니 "미국 학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라 실수가 있었다"고 사과했다.

이 교수는 학교 포털사이트에 오류를 바로잡는 글을 올리고 향후 기존 수업계획에서 한 주를 따로 떼어내 한국의 역사에 대해 수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평소 임나일본부설에 대해서는 일본의 근거 없는 역사 왜곡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학생들의 도움으로 반박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평소에는 무관심하다가 한바탕 소동을 겪고서야 역사의 소중함을 느끼게 돼 한편으로는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들 두 사람은 교수의 제안을 받아들여 다음 달 26일 수업시간에 한국의 역사에 관해 발표할 계획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