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소문의 진원, ‘정보지’

입력 2013.10.25 (23:02) 수정 2013.10.26 (06: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황수경 아나운서 관련 기사.

증권가 정보지에서 시작돼 SNS상으로 급속히 유포된 허위 사실입니다.

아이유 관련 기사.

증권가 정보지 형태로 유포한 인물을 최근 수사기관이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악성 루머 관련 사건과 관련된 각종 헛소문이 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퍼지고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부터 아나운서, 정치인까지...

그럴듯한 이야기로 포장된 악성 헛소문의 뒤에는 은밀한 정보를 담고 있다는 사설 정보지의 어두운 그림자가 있습니다.

<리포트>

최근 악성 헛소문은 사설정보지에서 시작돼 스마트 폰을 통해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재미로 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악성 헛소문들.

그러나, 한번 제기된 의혹과 뜬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고, 당사자들을 따라다니면서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습니다.

뜬소문의 진원 '정보지'

국회의사당 옆.

국회의원들의 사무실이 모여있는 의원 회관입니다.

수많은 정보와 소문이 떠돌아 다니는 이 곳에 한 보좌관에 대한 괴소문이 퍼졌습니다.

사설정보지를 통해서였습니다.

'여 비서관과 부적절한 관계로 물의를 일으켰던 모 보좌관이 최근 모 의원실로 입성. 여성 보좌관들이 보좌관 협의회에 정식 대응을 요구했다 함.'

인터넷에서 유부남 보좌관이란 단어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첫번째 뜬 기사는 바로 유부남 보좌관의 성폭행 관련 기사.

<인터뷰> 00 보좌관 :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어요. 국회 내에서는 뭐 상당수 이게 메신저를 통해서 유포가 되어서 아는 사람들은 많이 알고 있습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다시 의원회관으로 돌아와 일을 할 수 있는 걸까?

'2011년 전쟁은 시작됐다. 지난 2년간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며 소송을 벌였다. 그러나 아직도 나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정 모 보좌관이 자신에 관한 소문을 접한 건 2011년 6월.

의원보좌관들의 인터넷 사이트 익명게시판을 통해서였습니다.

유부남인 의원 보좌관이 최근 그만둔 의원 여비서를 성폭행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조회수는 순식간에 늘어나며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당당하게 밥 먹고 다니는 중'

'결혼하고 애까지 있는 유부남이...'

여기에 피해자인 여비서의 어머니가 의원실을 찾아와 항의했다는 소문까지 덧붙여졌습니다.

<녹취> 00 보좌관 : "엄마가 와서 우리 딸한테 왜 그랬냐. 막 난리를 쳤다고 그렇게 얘기를 들었어요."

<녹취> 정 보좌관 : "그 소문 어느 내용도 사실인 게 없었죠. 정말 이게 언제까지 내가 이 피해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 정말 감당하기가 힘들었죠.."

소문은 퍼져나갔고, 그 내용은 더욱 그럴듯 하게 꾸며졌습니다.

<녹취> "박희태 국회의장이 여의도에 난무하는 성추문 괴담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짐."

유부남 보좌관이 미혼 여비서를 성폭행 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급기야 이 내용은 주요 일간지에까지 실렸습니다.

'최근 수도권 여당 C의원실에서 유부남 보좌관이 미혼 여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정 보좌관은 곧바로 정보를 퍼나른 사람들과 신문사를 함께 고소했습니다.

고소 직후, 해당 신문사는 인터넷 기사에 해명 한 줄을 추가해줬습니다.

'보좌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문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사실이 아니라고 해당 보좌관이 알려왔다고 싣는 것일 뿐 사실상 oo일보의 기사 원문 자체의 실수는 인정하지 않고 있었던거죠."

국회의장이 성추문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다는 내용 역시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당시 국회의장 비서실 : "의장님이 조사를 해서 보고하라 했다는데 전혀 그건 아니에요. (전혀 아니에요?) 그냥 지나가다가, “여기 성추행 당했다는데 그 여기자는 누구야?” 그거 한 마디 하셨어요. "

이후 해당 언론사는 정 보좌관에게 소송 취하를 요청했습니다.

<녹취> 당시 통화내용(oo일보 기자) : "저희가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쓴 건 아니고 그런 소문을 듣고서 익명이다보니 누구인지 모르니까 확인 작업이 덜 된 상태에서 기사가 나왔으니까 양해해 주셨으면 좋겠구요. (정)왜 저한테 전화 한번도 안했는지 모르겠어요. 전화 한 통화면 끝나는 문젠데."

(oo22일보 기자)익명이니까 사람들 모를꺼라고 생각한데다가.

법원은 소문을 퍼나른 비서관 등에게는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된다며 50만원에서 2백만 원까지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언론사는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습니다.

기사에서 소문 속의 가해자를 익명으로 처리한 데다, 실제로 그런 소문이 돌고 있었다며, 명예훼손의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불기소 처분 이유였습니다.

<인터뷰> 강치훈(변호사) : "기본적인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은채 그냥 그와같은 소문이 있다는 것으로 보도를 했기 때문에 소문이 있는 것은 사실 아니냐 나는 사실보도를 한거다 이렇게 빠져나간다 그러면 이게 뭐 메이저 언론산지 속칭 증권가 찌라신지 구별이 안되는 그런 상황이 되는거죠."

시중에 꽤 인기있게 돌고 있는 한 사설 정보지.

제작자는 정기간행물법상 등록업쳅니다.

적혀 있는 등록번호로 업체를 찾아봤습니다.

한 인터넷 언론사였습니다.

정보지를 구독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녹취> "일주일에 3번 나간다고 보시면 돼요. 세달에 2백만원."

또 다른 정보지들도 구독할 수 있는지 묻자 한 일간지 정치담당 기자의 전화번호를 알려줍니다.

같은 사설 정보지는 대기업이나 정부부처, 정보기관도 같이 보고 있다면서, 구독료는 모두 영수증 처리까지 된다고 말합니다.

<녹취> "정보 이용료로 해도 되고. 컨설팅비. 이런식으로..."

그렇다면 이 사설 정보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정보에 민감한 증권가 관계자와 전현직 언론사 기자,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정보를 나누고, 이 과정에서 시중에 떠돌던 소문들이 문서화된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 모씨 : "자기가 취재 과정에서 알았던 거 그리고 정보보고 한 내용, 각 언론사 보도 내용을 이제 압축해서 줄여서 해주는 거 그런 내용들이거든요."

이런 은밀한 정보가 생산되는 곳은 또 있습니다.

바로 정보를 다루는 기관들. 국정원과, 경찰, 검찰 등 정보를 다루는 기관의 실무자들이 정보를 나누는 과정에서 유출되는 내용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녹취> "공식적인 기관에서 유출을 하잖아요. 그게 더 공신력이 있어보이는 거죠. 아 경찰이 수집했기 때문에 훨씬 더 듣는 사람이 그런 소문이 있다고 말을 해도 정말 믿어버리는 거예요."

이같은 은밀한 정보 유통의 가장 큰 문제는 누군가를 근거도 없이 음해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적어도 사람을 음해하고 모략하는 데에서는 진짜 지대한 영향을 미쳐요. 찌라시 내용이라는게 결국에는 관음증 같은 거거든요. 사람들이 뭔가 음해하기 위해서 넣었을때 그거는 한 사람 인생 망가지는거죠."

영화 친구2의 개봉을 앞둔 곽경택 감독.

곽 감독은 지난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를 제작한 이후 조폭에 연루돼 있다는 소문에 시달렸고, 결국 검찰 조사까지 받았습니다.

<인터뷰> 곽경택 : "조폭 무슨 자금 관련으로 그것으로 제가 검찰조사를 받는 것들이 막 나오고 했었으니까, 사람들은 그냥 어렴풋이 머릿속에 곽경택은 뭔가 조폭과 복잡한 관계에 연루돼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해요. 그냥."

관 감독은 또 다른 헛소문과 악성 댓글에 대해서도 수사 요청을 해 봤지만 최초 유포자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경찰에서) 이것 해와라, 저것 해와라 결국 돌아오는 대답은 못찾는다예요. 그래서 야 이게...너무너무 좀...그때마다 하루종일 일이 안되죠 사람이. 화가나니까."

이 일을 겪은 곽감독은 헛소문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연예인들을 이해할 수 있게됐다고까지 말합니다.

<인터뷰> "가족, 부모님, 주변의 사랑하는 친구들. 이런 분들이 나 때문에 나로 인해서 힘들어지면 내가 계속 속상해 미치겠는 거예요."

최근 사설 정보지를 통해 또 다시 자신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퍼지고 있음을 확인한 정 보좌관, 더없이 막막한 심정을 하소연합니다.

<인터부? > "2년이 지났는데 이제 3년이 다되어가는데 이런 일이 다시 재현되는 것을 보고 정말..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정말 여기서 이제는 정말 그만됐으면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죠."

최근 5주기 기일을 맞은 고 최진실씨, 악성 뜬소문에 시달리다 세상을 등졌습니다.

최고의 배우를 떠나보내고도, 5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도, 이른바 '지라시'라 불리는 정보지에 나도는 뜬소문의 망령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녹취> "정보의 비대칭에 대해서 불안한 거예요. 사실은 그게 알고 있다라고 해서 크게 도움은 안되거든요. 그렇지만 모르고 있거나 배제돼 있는 것에 대해서 불안한 거예요. 잘못된 정보더라도 상대방하고 동등한 정보를 가져야만 내가 좀 덜 밀린다. 덜 불안한거? "

정부 기관과 언론사, 일반 기업까지 뒤얽혀 주거니 받거니하며 확대 재생산하는 정보의 지하 시장.

확인되지 않는 풍문이 정보로 취급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우리 사회는 왜곡과 음해에 시달리는 중병에서 헤어나질 못할 것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뜬소문의 진원, ‘정보지’
    • 입력 2013-10-25 16:28:47
    • 수정2013-10-26 06:36:56
    취재파일K
<앵커 멘트>

황수경 아나운서 관련 기사.

증권가 정보지에서 시작돼 SNS상으로 급속히 유포된 허위 사실입니다.

아이유 관련 기사.

증권가 정보지 형태로 유포한 인물을 최근 수사기관이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악성 루머 관련 사건과 관련된 각종 헛소문이 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퍼지고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부터 아나운서, 정치인까지...

그럴듯한 이야기로 포장된 악성 헛소문의 뒤에는 은밀한 정보를 담고 있다는 사설 정보지의 어두운 그림자가 있습니다.

<리포트>

최근 악성 헛소문은 사설정보지에서 시작돼 스마트 폰을 통해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재미로 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악성 헛소문들.

그러나, 한번 제기된 의혹과 뜬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고, 당사자들을 따라다니면서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습니다.

뜬소문의 진원 '정보지'

국회의사당 옆.

국회의원들의 사무실이 모여있는 의원 회관입니다.

수많은 정보와 소문이 떠돌아 다니는 이 곳에 한 보좌관에 대한 괴소문이 퍼졌습니다.

사설정보지를 통해서였습니다.

'여 비서관과 부적절한 관계로 물의를 일으켰던 모 보좌관이 최근 모 의원실로 입성. 여성 보좌관들이 보좌관 협의회에 정식 대응을 요구했다 함.'

인터넷에서 유부남 보좌관이란 단어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첫번째 뜬 기사는 바로 유부남 보좌관의 성폭행 관련 기사.

<인터뷰> 00 보좌관 :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어요. 국회 내에서는 뭐 상당수 이게 메신저를 통해서 유포가 되어서 아는 사람들은 많이 알고 있습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다시 의원회관으로 돌아와 일을 할 수 있는 걸까?

'2011년 전쟁은 시작됐다. 지난 2년간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며 소송을 벌였다. 그러나 아직도 나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정 모 보좌관이 자신에 관한 소문을 접한 건 2011년 6월.

의원보좌관들의 인터넷 사이트 익명게시판을 통해서였습니다.

유부남인 의원 보좌관이 최근 그만둔 의원 여비서를 성폭행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조회수는 순식간에 늘어나며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당당하게 밥 먹고 다니는 중'

'결혼하고 애까지 있는 유부남이...'

여기에 피해자인 여비서의 어머니가 의원실을 찾아와 항의했다는 소문까지 덧붙여졌습니다.

<녹취> 00 보좌관 : "엄마가 와서 우리 딸한테 왜 그랬냐. 막 난리를 쳤다고 그렇게 얘기를 들었어요."

<녹취> 정 보좌관 : "그 소문 어느 내용도 사실인 게 없었죠. 정말 이게 언제까지 내가 이 피해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 정말 감당하기가 힘들었죠.."

소문은 퍼져나갔고, 그 내용은 더욱 그럴듯 하게 꾸며졌습니다.

<녹취> "박희태 국회의장이 여의도에 난무하는 성추문 괴담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짐."

유부남 보좌관이 미혼 여비서를 성폭행 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급기야 이 내용은 주요 일간지에까지 실렸습니다.

'최근 수도권 여당 C의원실에서 유부남 보좌관이 미혼 여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정 보좌관은 곧바로 정보를 퍼나른 사람들과 신문사를 함께 고소했습니다.

고소 직후, 해당 신문사는 인터넷 기사에 해명 한 줄을 추가해줬습니다.

'보좌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문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사실이 아니라고 해당 보좌관이 알려왔다고 싣는 것일 뿐 사실상 oo일보의 기사 원문 자체의 실수는 인정하지 않고 있었던거죠."

국회의장이 성추문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다는 내용 역시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당시 국회의장 비서실 : "의장님이 조사를 해서 보고하라 했다는데 전혀 그건 아니에요. (전혀 아니에요?) 그냥 지나가다가, “여기 성추행 당했다는데 그 여기자는 누구야?” 그거 한 마디 하셨어요. "

이후 해당 언론사는 정 보좌관에게 소송 취하를 요청했습니다.

<녹취> 당시 통화내용(oo일보 기자) : "저희가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쓴 건 아니고 그런 소문을 듣고서 익명이다보니 누구인지 모르니까 확인 작업이 덜 된 상태에서 기사가 나왔으니까 양해해 주셨으면 좋겠구요. (정)왜 저한테 전화 한번도 안했는지 모르겠어요. 전화 한 통화면 끝나는 문젠데."

(oo22일보 기자)익명이니까 사람들 모를꺼라고 생각한데다가.

법원은 소문을 퍼나른 비서관 등에게는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된다며 50만원에서 2백만 원까지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언론사는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습니다.

기사에서 소문 속의 가해자를 익명으로 처리한 데다, 실제로 그런 소문이 돌고 있었다며, 명예훼손의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불기소 처분 이유였습니다.

<인터뷰> 강치훈(변호사) : "기본적인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은채 그냥 그와같은 소문이 있다는 것으로 보도를 했기 때문에 소문이 있는 것은 사실 아니냐 나는 사실보도를 한거다 이렇게 빠져나간다 그러면 이게 뭐 메이저 언론산지 속칭 증권가 찌라신지 구별이 안되는 그런 상황이 되는거죠."

시중에 꽤 인기있게 돌고 있는 한 사설 정보지.

제작자는 정기간행물법상 등록업쳅니다.

적혀 있는 등록번호로 업체를 찾아봤습니다.

한 인터넷 언론사였습니다.

정보지를 구독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녹취> "일주일에 3번 나간다고 보시면 돼요. 세달에 2백만원."

또 다른 정보지들도 구독할 수 있는지 묻자 한 일간지 정치담당 기자의 전화번호를 알려줍니다.

같은 사설 정보지는 대기업이나 정부부처, 정보기관도 같이 보고 있다면서, 구독료는 모두 영수증 처리까지 된다고 말합니다.

<녹취> "정보 이용료로 해도 되고. 컨설팅비. 이런식으로..."

그렇다면 이 사설 정보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정보에 민감한 증권가 관계자와 전현직 언론사 기자,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정보를 나누고, 이 과정에서 시중에 떠돌던 소문들이 문서화된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 모씨 : "자기가 취재 과정에서 알았던 거 그리고 정보보고 한 내용, 각 언론사 보도 내용을 이제 압축해서 줄여서 해주는 거 그런 내용들이거든요."

이런 은밀한 정보가 생산되는 곳은 또 있습니다.

바로 정보를 다루는 기관들. 국정원과, 경찰, 검찰 등 정보를 다루는 기관의 실무자들이 정보를 나누는 과정에서 유출되는 내용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녹취> "공식적인 기관에서 유출을 하잖아요. 그게 더 공신력이 있어보이는 거죠. 아 경찰이 수집했기 때문에 훨씬 더 듣는 사람이 그런 소문이 있다고 말을 해도 정말 믿어버리는 거예요."

이같은 은밀한 정보 유통의 가장 큰 문제는 누군가를 근거도 없이 음해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적어도 사람을 음해하고 모략하는 데에서는 진짜 지대한 영향을 미쳐요. 찌라시 내용이라는게 결국에는 관음증 같은 거거든요. 사람들이 뭔가 음해하기 위해서 넣었을때 그거는 한 사람 인생 망가지는거죠."

영화 친구2의 개봉을 앞둔 곽경택 감독.

곽 감독은 지난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를 제작한 이후 조폭에 연루돼 있다는 소문에 시달렸고, 결국 검찰 조사까지 받았습니다.

<인터뷰> 곽경택 : "조폭 무슨 자금 관련으로 그것으로 제가 검찰조사를 받는 것들이 막 나오고 했었으니까, 사람들은 그냥 어렴풋이 머릿속에 곽경택은 뭔가 조폭과 복잡한 관계에 연루돼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해요. 그냥."

관 감독은 또 다른 헛소문과 악성 댓글에 대해서도 수사 요청을 해 봤지만 최초 유포자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경찰에서) 이것 해와라, 저것 해와라 결국 돌아오는 대답은 못찾는다예요. 그래서 야 이게...너무너무 좀...그때마다 하루종일 일이 안되죠 사람이. 화가나니까."

이 일을 겪은 곽감독은 헛소문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연예인들을 이해할 수 있게됐다고까지 말합니다.

<인터뷰> "가족, 부모님, 주변의 사랑하는 친구들. 이런 분들이 나 때문에 나로 인해서 힘들어지면 내가 계속 속상해 미치겠는 거예요."

최근 사설 정보지를 통해 또 다시 자신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퍼지고 있음을 확인한 정 보좌관, 더없이 막막한 심정을 하소연합니다.

<인터부? > "2년이 지났는데 이제 3년이 다되어가는데 이런 일이 다시 재현되는 것을 보고 정말..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정말 여기서 이제는 정말 그만됐으면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죠."

최근 5주기 기일을 맞은 고 최진실씨, 악성 뜬소문에 시달리다 세상을 등졌습니다.

최고의 배우를 떠나보내고도, 5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도, 이른바 '지라시'라 불리는 정보지에 나도는 뜬소문의 망령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녹취> "정보의 비대칭에 대해서 불안한 거예요. 사실은 그게 알고 있다라고 해서 크게 도움은 안되거든요. 그렇지만 모르고 있거나 배제돼 있는 것에 대해서 불안한 거예요. 잘못된 정보더라도 상대방하고 동등한 정보를 가져야만 내가 좀 덜 밀린다. 덜 불안한거? "

정부 기관과 언론사, 일반 기업까지 뒤얽혀 주거니 받거니하며 확대 재생산하는 정보의 지하 시장.

확인되지 않는 풍문이 정보로 취급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우리 사회는 왜곡과 음해에 시달리는 중병에서 헤어나질 못할 것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