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잠자는 임대 농기계…수천억 예산 줄줄

<앵커 멘트>

갈수록 고령화되는 농촌 일손을 돕기 위해 농기계를 임대해 주는 사업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10년 전부터 2,300억 원이 투자됐지만 사용되지 않고 창고 속에서 잠자는 농기계가 수두룩해서 예산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

박상용 기자가 그 현장을 고발합니다.

<리포트>

임대농기계 수 십대가 보관된 창고.

문을 열자 포장도 뜯지않은 농기계가 여러대 모습을 드러냅니다.

<녹취> 춘천농업기술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동절기에 보관하고 영농기되면 다시 내보내고 이거(원형베일러)는 전부 읍면거예요."

가축사료용으로 볏짚을 감아주는 4천만 원짜리 농기계는 수확철인 요즘 가장 바쁘게 움직여야 하지만 1년째 놀고 있습니다.

사전 수요조사가 부실한데다 이용에 불편한점 등이 겹쳐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농업인(음성변조) : "신청하고 빌려오고 다시 (차로) 갔다줘야하고 이런 문제가 나타나니까. (불편함이 많은거죠)"

문제는 이처럼 사용되지않고 창고에 쌓여있는 농기계가 전국에 한두대가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서울과 일부 광역시를 제외한 전국의 임대농기계 운영 실적 만 4천여 건을 분석해보니, 전체의 5%는 1년 내내 임대 실적이 전혀 없었고 한 해 10회 미만도 27%에 달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같은 해 같은 종류의 굴착기 구입 가격이 지자체별로 최고 20%나 벌어지는 등 농기계 구입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입니다.

<녹취> A농업기술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입찰제로 하면 가격이 들쑥날쑥합니다. (업체가) 금액을 달리쓰니 같을 수가 없죠."

현장에선 이런 모순들이 쌓여 있지만 정부 차원의 대책은 미흡해 보입니다.

<인터뷰> 이재훤(농림축산식품부 과장) : "농가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분기별,필요에 따라 점검하고 있지만,꼼꼼한 사후관리를..."

사정이 이런데도 내년부터 3년간 정부와 전국 지자체가 농기계 구입에 추가로 투자할 예산은 1100억 원에 이릅니다.

현장추적 박상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