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대표, 올림픽 D-100 ‘심기일전’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100일 앞두고 '메달밭'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노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최광복 코치를 필두로 심석희(세화여고), 박승희(화성시청), 신다운(서울시청) 등 쇼트트랙 대표 코치·선수 8명은 30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의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소치올림픽 D-100 국가대표 임원·선수 기자회견에 참석해 결전을 준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심석희를 에이스로 내세우는 여자 대표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여자 대표팀은 이번 시즌 월드컵 1∼2차 대회에서 연달아 금메달 3개씩을 휩쓸어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페이스가 워낙 좋아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3∼4차 대회(11월 7∼10일 이탈리아 토리노, 14∼17일 러시아 콜롬나) 전망도 밝다.

심석희는 "올림픽 티켓이 걸려 있는 만큼 조금 더 단단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올림픽 경험은 없지만 오히려 아무것도 모를 때에 나서면 더 잘한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같은 생각으로 부담을 덜고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대표팀은 3,000ｍ 계주 1위로 골인하고도 반칙을 지적받아 실격, 중국에 금메달을 내주며 '노 골드'로 대회를 마친 기억이 있다.

하지만 당시와 달리 이제는 최강의 전력을 구축한 만큼 설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조해리(고양시청)와 함께 대표팀을 이끄는 고참이 된 박승희는 "당시의 기억이 있어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며 벼르고 있다"면서 "밴쿠버 때에도 같은 팀이던 최광복 코치, 조해리 등과 당시 이야기를 자주 나누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려한 성적을 내는 여자 대표팀과 달리 남자 대표팀은 최근 주춤하는 분위기다.

1차 대회에서 금메달 1개에 그친 대표팀은 2차 대회에서는 아예 한 개의 금메달도 목에 걸지 못했다.

하지만 남자 대표팀도 결전을 앞두고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라며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대표팀의 에이스인 신다운은 "올림픽에서 '노 골드'에 머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을 안다"면서 "하지만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는 말이 있듯이 이번 부진을 밑거름 삼아 열심히 한다면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와의 대결에 대해서도 "우리도 레이스 방식 등을 연구하며 대비하고 있다"면서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박승희도 "남자 대표팀이 단단히 설욕을 벼르며 준비하고 있더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