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현 “돈이나 인기 바라며 배우 하진 않겠다”

입력 2013.10.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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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창생'서 첫 단독 주연…"음악과 연기는 서로 시너지 일으켜"

"아이돌이 연기를 하면 상업성이 있겠죠. 아이돌 중에는 인기를 위해 연기를 하거나 설렁설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돌 그룹 빅뱅의 '탑'으로 더 유명하지만, 최승현(26)은 영화 데뷔작 '포화속으로'로 백상예술대상 남자신인상, 청룡영화상 남자신인상을 받은 배우이기도 하다.

3년 만에 영화 '동창생'으로 다시 배우로 선 그는 음악만큼이나 연기에 있어서도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30일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또래의 다른 아이돌 가수들처럼 인기를 더 얻기 위해 말랑말랑한 로맨스 드라마에 출연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상업적으로 봤을 때는 드라마를 많이 하는 게 맞지 않나 할 수도 있는데, 전 그런 생각은 없어요. 흔히들 하는 멜로 같은 소재를 피해왔던 것도 사실 그렇게 보일까봐 싫어서였죠. 제 또래에서 많이 하는 너무 뻔한 소재는 안 하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어릴 때부터 늘 음악을 꿈꿨던 그는 우연히 연기를 하게 됐지만, 조금도 허투루 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영화를 되게 좋아하긴 했지만, 원래 음악만 하던 애라 배우에 대한 꿈은 없었는데, '아이리스' '포화속으로'를 하면서 굉장히 즐겁게 했어요. 그런데, '포화속으로'로 상을 여러 개 받고 나니 책임감을 갖게 됐어요. 하려면 똑바로,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작품 선택에 있어서도 더 고심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번 영화 '동창생'은 연기를 대하는 그런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집어든 작품이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는 멜로 학원물인 줄 알고 피했지만, 알고 보니 진지한 내용이었고.

"진지한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진지하게 임하고 싶어서 이런 작품을 기다렸던 거죠. 많은 분들이 관객수 예상에 대해 물어보는데, 관객수보다는 박수받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입니다."

'포화속으로'에서 학도병으로 전쟁에 끌려간 절박한 상황의 인물을 연기했는데, 이번에도 북한에서 특수요원으로 길러져 남파된 절박한 상황의 간첩을 연기했다.

두 번 다 총을 들고 싸운다는 공통점도 있다.

"특수한 상황에 놓인 캐릭터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동창생'에선 교복을 입었지만 어쩔 수 없이 임무를 맡아 사람을 죽여야하는 아이이고, '포화속으로'는 전쟁터에 뛰어들어야 하지만 교복을 입은 아이죠."

영화에 나오는 격한 액션도 진지하게 임한 그는 대역을 거의 쓰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크고 작은 부상이 많았다.

"액션을 오기로 했던 것도 있어요. 잘하고 싶어서 굳이 안 해도 되는 것까지 다 했어요. '포화속으로'를 하면서 느낀 건데,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면 다 보이더라고요. 배우는 할 수 있는 한 직접 하는 게 좋겠구나 생각했죠."

집 안에서 유리창을 깨는 장면에서는 극중에 나오는 피가 그가 진짜 흘린 피라고 했다.

강화유리가 깨지면서 파편이 튀어서 오른 손등에 박혔다.

"살점이 들려서 핏줄이 다 보일 정도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손등에는 아직도 큰 흉터가 남아있었다.

주연배우인 최승현의 매력에 기대며 그를 돋보이게 하는 영화지만, 정작 본인은 멋있게 보이도록 꾸미기는 싫었다고 했다.

"대본을 자주 보고 파고들었는데, 몇몇 대사들은 제가 생각한 걸 감독님께 많이 얘기하기도 했어요. '나 친구 같은 거 없어' '너 나 모르잖아' '시키는 대로 다 했잖아요' 같은 대사들이죠. 원래 시나리오에는 더 멋있는 표현들이 많았어요. '난 괴물이 되어가고 있어' 같은(웃음). 그런 기름기를 좀 빼고 싶었어요. 이 인물만이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진정성을 갖고 싶었죠."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영화 촬영을 하면서 빅뱅 월드투어 공연도 병행해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은 그가 "살면서 제일 힘들었던 때"라고 할 정도였다.

빅뱅의 탑으로만 활동해도 남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면서 굳이 그렇게 힘들게 배우를 병행하는 이유는 뭘까.

"음악으로 무대 위에 서거나 영화의 앵글 안에서 표현하는 게 둘 다 즐겁고 행복해요. 원래 음악을 하니까 중심이 음악 쪽으로 가 있지만, 그때 그때 달라져요. 청개구리 같은 성향이 있어서 음악할 땐 재미있는 작품(영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동창생' 찍을 때는 음악 하고 싶단 생각을 했고요."

실제로 '동창생'을 찍으면서 받은 영감으로 새 솔로 음반의 곡들을 만들기도 했다. 새 음반은 오는 11월 공개된다.

"음악과 영화 양쪽에서 시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동창생'에서 영감을 받아 쓴 곡은 굉장히 강렬하고 전투적인 곡이에요. 생소한 장르인이고 주문 같은 음악이에요. 뮤직비디오를 굉장히 강렬하게 찍어놓은 상태예요. 기존의 영화들을 나의 시각으로 해석해서 패러디한 부분이 있는데, 엽기적이면서 오래 (기억에) 남는 비디오예요."

좋아하는 영화로는 '대부'를 꼽으며 "어릴 때부터 선굵은 배우들을 좋아해왔다. 로버트 드니로와 알파치노의 연기를 보면서 자라왔다"고 했다.

'대부'나 로버트 드니로의 영화를 즐겨 보기엔 어린 나이 아니냐고 했더니 "주위 사람들이 제 안에 할배가 있다고 해요"라며 웃었다.

그는 배우로서든, 가수로서든 자신을 더 조이고 있었다.

"빅뱅이란 팀도 그렇고 나만 해도 그렇고 뭘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잘하고 못 하고가 아니라, 어떤 걸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 고민하면서 점점 더 나사를 조여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할리우드에 진출할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아직까진 단 한 번도 가고 싶단 생각을 안 해봤다.

한국에서 제대로 하고 싶다.

빅뱅 활동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잘해서 그들이 찾아보게 만들고 싶다.

무리해서 가서 말도 통하지 않는데 억지로 표현하고 싶지 않다"고 똑부러지는 답을 내놨다.

음악과 연기 외에 더 하고 싶은 것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이것만으로도 버겁다"면서도 "미(美)적인 것들을 해보고 싶다. 의자 디자인 같은 것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가수나 배우로서 롤 모델은 없지만, 예술인으로서 롤 모델로 삼는 인물은 외할아버지라고 했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소설가 서근배(1928-2007)다.

"외할아버지가 성향이 저와 비슷하셨어요. 돌아가시기 전에 '명상으로 영혼을 살찌워라'라는 말을 글로 써주셨는데, 늘 저를 채찍질하는 말이 됐어요. 그래서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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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현 “돈이나 인기 바라며 배우 하진 않겠다”
    • 입력 2013-10-30 17:44:43
    연합뉴스
영화 '동창생'서 첫 단독 주연…"음악과 연기는 서로 시너지 일으켜" "아이돌이 연기를 하면 상업성이 있겠죠. 아이돌 중에는 인기를 위해 연기를 하거나 설렁설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돌 그룹 빅뱅의 '탑'으로 더 유명하지만, 최승현(26)은 영화 데뷔작 '포화속으로'로 백상예술대상 남자신인상, 청룡영화상 남자신인상을 받은 배우이기도 하다. 3년 만에 영화 '동창생'으로 다시 배우로 선 그는 음악만큼이나 연기에 있어서도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30일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또래의 다른 아이돌 가수들처럼 인기를 더 얻기 위해 말랑말랑한 로맨스 드라마에 출연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상업적으로 봤을 때는 드라마를 많이 하는 게 맞지 않나 할 수도 있는데, 전 그런 생각은 없어요. 흔히들 하는 멜로 같은 소재를 피해왔던 것도 사실 그렇게 보일까봐 싫어서였죠. 제 또래에서 많이 하는 너무 뻔한 소재는 안 하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어릴 때부터 늘 음악을 꿈꿨던 그는 우연히 연기를 하게 됐지만, 조금도 허투루 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영화를 되게 좋아하긴 했지만, 원래 음악만 하던 애라 배우에 대한 꿈은 없었는데, '아이리스' '포화속으로'를 하면서 굉장히 즐겁게 했어요. 그런데, '포화속으로'로 상을 여러 개 받고 나니 책임감을 갖게 됐어요. 하려면 똑바로,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작품 선택에 있어서도 더 고심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번 영화 '동창생'은 연기를 대하는 그런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집어든 작품이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는 멜로 학원물인 줄 알고 피했지만, 알고 보니 진지한 내용이었고. "진지한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진지하게 임하고 싶어서 이런 작품을 기다렸던 거죠. 많은 분들이 관객수 예상에 대해 물어보는데, 관객수보다는 박수받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입니다." '포화속으로'에서 학도병으로 전쟁에 끌려간 절박한 상황의 인물을 연기했는데, 이번에도 북한에서 특수요원으로 길러져 남파된 절박한 상황의 간첩을 연기했다. 두 번 다 총을 들고 싸운다는 공통점도 있다. "특수한 상황에 놓인 캐릭터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동창생'에선 교복을 입었지만 어쩔 수 없이 임무를 맡아 사람을 죽여야하는 아이이고, '포화속으로'는 전쟁터에 뛰어들어야 하지만 교복을 입은 아이죠." 영화에 나오는 격한 액션도 진지하게 임한 그는 대역을 거의 쓰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크고 작은 부상이 많았다. "액션을 오기로 했던 것도 있어요. 잘하고 싶어서 굳이 안 해도 되는 것까지 다 했어요. '포화속으로'를 하면서 느낀 건데,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면 다 보이더라고요. 배우는 할 수 있는 한 직접 하는 게 좋겠구나 생각했죠." 집 안에서 유리창을 깨는 장면에서는 극중에 나오는 피가 그가 진짜 흘린 피라고 했다. 강화유리가 깨지면서 파편이 튀어서 오른 손등에 박혔다. "살점이 들려서 핏줄이 다 보일 정도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손등에는 아직도 큰 흉터가 남아있었다. 주연배우인 최승현의 매력에 기대며 그를 돋보이게 하는 영화지만, 정작 본인은 멋있게 보이도록 꾸미기는 싫었다고 했다. "대본을 자주 보고 파고들었는데, 몇몇 대사들은 제가 생각한 걸 감독님께 많이 얘기하기도 했어요. '나 친구 같은 거 없어' '너 나 모르잖아' '시키는 대로 다 했잖아요' 같은 대사들이죠. 원래 시나리오에는 더 멋있는 표현들이 많았어요. '난 괴물이 되어가고 있어' 같은(웃음). 그런 기름기를 좀 빼고 싶었어요. 이 인물만이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진정성을 갖고 싶었죠."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영화 촬영을 하면서 빅뱅 월드투어 공연도 병행해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은 그가 "살면서 제일 힘들었던 때"라고 할 정도였다. 빅뱅의 탑으로만 활동해도 남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면서 굳이 그렇게 힘들게 배우를 병행하는 이유는 뭘까. "음악으로 무대 위에 서거나 영화의 앵글 안에서 표현하는 게 둘 다 즐겁고 행복해요. 원래 음악을 하니까 중심이 음악 쪽으로 가 있지만, 그때 그때 달라져요. 청개구리 같은 성향이 있어서 음악할 땐 재미있는 작품(영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동창생' 찍을 때는 음악 하고 싶단 생각을 했고요." 실제로 '동창생'을 찍으면서 받은 영감으로 새 솔로 음반의 곡들을 만들기도 했다. 새 음반은 오는 11월 공개된다. "음악과 영화 양쪽에서 시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동창생'에서 영감을 받아 쓴 곡은 굉장히 강렬하고 전투적인 곡이에요. 생소한 장르인이고 주문 같은 음악이에요. 뮤직비디오를 굉장히 강렬하게 찍어놓은 상태예요. 기존의 영화들을 나의 시각으로 해석해서 패러디한 부분이 있는데, 엽기적이면서 오래 (기억에) 남는 비디오예요." 좋아하는 영화로는 '대부'를 꼽으며 "어릴 때부터 선굵은 배우들을 좋아해왔다. 로버트 드니로와 알파치노의 연기를 보면서 자라왔다"고 했다. '대부'나 로버트 드니로의 영화를 즐겨 보기엔 어린 나이 아니냐고 했더니 "주위 사람들이 제 안에 할배가 있다고 해요"라며 웃었다. 그는 배우로서든, 가수로서든 자신을 더 조이고 있었다. "빅뱅이란 팀도 그렇고 나만 해도 그렇고 뭘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잘하고 못 하고가 아니라, 어떤 걸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 고민하면서 점점 더 나사를 조여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할리우드에 진출할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아직까진 단 한 번도 가고 싶단 생각을 안 해봤다. 한국에서 제대로 하고 싶다. 빅뱅 활동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잘해서 그들이 찾아보게 만들고 싶다. 무리해서 가서 말도 통하지 않는데 억지로 표현하고 싶지 않다"고 똑부러지는 답을 내놨다. 음악과 연기 외에 더 하고 싶은 것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이것만으로도 버겁다"면서도 "미(美)적인 것들을 해보고 싶다. 의자 디자인 같은 것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가수나 배우로서 롤 모델은 없지만, 예술인으로서 롤 모델로 삼는 인물은 외할아버지라고 했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소설가 서근배(1928-2007)다. "외할아버지가 성향이 저와 비슷하셨어요. 돌아가시기 전에 '명상으로 영혼을 살찌워라'라는 말을 글로 써주셨는데, 늘 저를 채찍질하는 말이 됐어요. 그래서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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