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인 역전포…KS 3승3패 승부 원점

타격 부진에 애태웠던 '사자군단'이 통렬한 홈런포 두 방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승부를 7차전으로 몰고갔다.

삼성 라이온즈는 31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7전4승제) 6차전에서 채태인의 역전 2점 홈런과 박한이의 쐐기 3점 홈런에 힘입어 6-2로 승리했다.

막판에 몰렸던 삼성은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3패를 기록, 벼랑에서 탈출하며 마지막 7차전 승부를 벌이게 됐다.

32년 역사의 국내 프로야구에서 한국시리즈 7차전이 열리는 것은 통산 7번째다.

6차전은 9명의 투수를 잇따라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친 삼성이 극적인 홈런 두 방으로 짜릿한 뒤집기를 연출한 경기였다.

경기 중반까지는 두산이 그라운드 분위기를 주도했다.

두산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벼락같은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처음 1번타자로 선발 기용된 정수빈은 1회초 볼카운트 1B-2S에서 삼성 선발 릭 밴덴헐크의 4구째 148㎞짜리 높은 직구를 받아쳐 우측 펜스를 훌쩍 넘겼다.

한국시리즈 사상 처음 나온 선두타자 홈런이며 포스트시즌을 통틀어도 세번째 선두타자 홈런이다.

리드를 뺏긴 삼성은 1회에만 투구 수 31개를 기록한 선발 릭 밴덴헐크가 이닝을 마친 후 팔 근육통을 호소해 2회부터 배영수를 구원 투입하며 일찌감치 총력전에 나서야 했다.

배영수는 2회초 1안타와 몸맞는공 2개로 2사 만루에 몰렸다가 힘겹게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3회초 선두타자 최준석에게 좌전안타, 오재일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아 무사 2,3루에 몰렸다.

류중일 감독은 배영수가 손시헌을 내야 땅볼로 잡은 뒤 불과 사흘전 4차전에서 6⅓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진 차우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차우찬은 몸이 덜 풀린 듯 이종욱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자초했으나 최재훈을 2루수 병살타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자칫 무너질 수 있는 초반 위기를 탈출한 삼성은 공수 교대 후 진갑용이 2루타를 치고 나가자 보내기 번트에 이어 배영섭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1-1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두산은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최준석이 차우찬으로부터 좌중간 펜스 넘어 장외로 떨어지는 135ｍ짜리 대형 홈런을 날렸다.

5차전에서 홈런 두 방을 날렸던 최준석의 올 한국시리즈 3호 홈런.

최준석은 또 올 포스트시즌에서 6호 홈런을 기록, 2001년 타이론 우즈(두산)가 수립했던 PS 최다홈런과 타이를 이뤘다.

막판에 몰린 삼성의 패색이 짙어지는 순간 나타난 해결사는 채태인이었다.

삼성은 6회말 선두타자 박한이가 좌전안타를 쳤고 이어 타석에 나선 채태인이 호투하던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초구 바깥쪽 체인지업을 퍼올려 좌중간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채태인의 한 방으로 3-2로 전세를 뒤집은 삼성은 불펜을 총동원해 지키기에 나섰다.

5회부터 던지던 심창민이 7회초 선두타자 최준석에게 중전안타를 맞자 곧바로 좌완 권혁을 투입했다.

권혁이 좌타자 오재일을 삼진으로 솎아내자 이번에는 '필승계투조'인 안지만이 마운드에 올랐다.

1점 차 리드를 지킨 삼성은 7회말 진갑용이 몸맞는공, 배영섭은 중전안타를 때려 2사 1,2루를 만들었다.

추가 득점 기회에서 타석에 나선 박한이는 니퍼트의 2구째 몸쪽 직구를 끌어당겨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3점 홈런을 쏘아올려 6-2로 점수 차를 벌렸다.

박한이는 5차전까지 15타수 2안타의 빈타에 허덕였으나 이전 타석에서 좌전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린 뒤 결정적인 3점 홈런으로 팀 승리를 확인시켰다.

승기를 잡은 삼성은 안지만이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뒤 9회에는 신용운과 조현근을 투입하는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9회 2사 뒤 등판한 조현근이 볼넷과 안타를 연속 허용하자 결국 '수호신'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매조졌다.

이번 시리즈에서 4번째 등판한 오승환은 1패 3세이브를 기록하며 삼성의 3승을 모두 지켰다.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 9명의 투수가 등판한 것은 최다 투수 타이기록이다.

6회말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린 채태인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공포의 타자로 떠오른 두산 최준석은 이날도 4타수 3안타를 치며 한국시리즈 타율 0.381를 기록하며 3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올시즌 최후의 챔피언을 가릴 최종 7차전은 1일 오후 6시 대구구장에서 열린다.

삼성은 장원삼, 두산은 유희관을 마지막 선발투수로 각각 예고했다.

한편, 이날 대구구장에는 1만명의 관중이 입장, 넥센-두산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부터 11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시리즈만 따지면 2007년 10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두산의 한국시리즈 3차전 이후 37경기 연속 매진이다.

올 포스트시즌 누적 관중은 총 15경기에서 28만85명을 기록했다.

입장 수입은 89억1천922만8천원으로 최초로 100억원을 돌파했던 지난해 포스트시즌(103억9천222만6천원)에 이어 역대 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