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승 삼성화재 ‘공격 여전, 수비 아직’

입력 2013.11.02 (19:05) 수정 2013.11.0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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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축 선수단에 큰 폭의 변화를 맞은 남자 프로배구 '명가' 삼성화재가 불안감 속에서도 자존심을 지켰다.

삼성화재는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과의 2013-2014시즌 개막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 5년 연속 개막전 승리 행진을 이어갔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지적받은 강점과 약점이 모두 드러난 경기였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걸출한 용병 거포를 앞세워 지난 시즌까지 7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삼성화재는 올 시즌 조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들었다.

세계적인 리베로로 활약하며 팀의 수비를 책임진 여오현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대캐피탈로 이적했고, 탁월한 리시브 능력을 뽐내며 또 하나의 살림꾼 역할을 하던 레프트 석진욱이 은퇴했기 때문이다.

어떤 공격이든 받아내는 수비야말로 용병 거포의 입맛에 맞게 올라가는 토스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두 선수의 공백은 상당하리라는 것이 중평이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이 약점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여오현을 떠나보내는 대신 또 하나의 국가대표 리베로인 이강주를 영입해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려 했지만, 이날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삼성화재 리베로라는 부담감을 떨치지 못한 이강주는 오히려 김강녕보다 코트를 지키는 시간이 적었다.

이날 삼성화재는 83번의 리시브 가운데 40번을 정확히 세터에게 연결해 성공률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상대팀인 대한항공은 99번 가운데 60번을 정확히 세터에게 배달해 60% 가까운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렇게 리시브가 좋지 못하다 보니 경기 초반 레오가 예전만큼의 위력을 보이지 못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보였다.

어려움을 극복한 힘은 여전히 강력한 공격력이었다. 특히 박철우가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강타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1∼2세트 5점씩을 올린 박철우는 3세트에는 100%의 공격 성공률을 자랑하며 레오와 같은 6점을 올려 승부의 흐름을 돌리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20점 이후 박철우가 해결사 역할을 하며 3세트를 가져오자 4세트부터 레오도 살아났다.

4세트에만 홀로 14점을 몰아친 레오는 마지막 5세트에도 막판에 연속 4득점하며 특유의 해결사 본능을 되찾았다.

박철우와 레오의 '해결사 본능'이 삼성화재의 흔들린 조직력을 상쇄해 준 셈이다.

이강주를 중심으로 한 수비 진용이 얼마나 빠르게 안정을 찾느냐에 따라 삼성화재가 최강 전력을 유지할 수도, 지금보다 전력이 약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치용 감독은 "생각보다는 괜찮은 경기를 했다"면서 "이강주가 여오현과 비교된다는 부담을 떨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내공이 깊은 여오현과 달리 한 번 실수하면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만큼 김강녕과 번갈아가며 코트에 나서도록 준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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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막승 삼성화재 ‘공격 여전, 수비 아직’
    • 입력 2013-11-02 19:05:29
    • 수정2013-11-02 19:06:09
    연합뉴스
주축 선수단에 큰 폭의 변화를 맞은 남자 프로배구 '명가' 삼성화재가 불안감 속에서도 자존심을 지켰다. 삼성화재는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과의 2013-2014시즌 개막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 5년 연속 개막전 승리 행진을 이어갔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지적받은 강점과 약점이 모두 드러난 경기였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걸출한 용병 거포를 앞세워 지난 시즌까지 7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삼성화재는 올 시즌 조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들었다. 세계적인 리베로로 활약하며 팀의 수비를 책임진 여오현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대캐피탈로 이적했고, 탁월한 리시브 능력을 뽐내며 또 하나의 살림꾼 역할을 하던 레프트 석진욱이 은퇴했기 때문이다. 어떤 공격이든 받아내는 수비야말로 용병 거포의 입맛에 맞게 올라가는 토스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두 선수의 공백은 상당하리라는 것이 중평이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이 약점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여오현을 떠나보내는 대신 또 하나의 국가대표 리베로인 이강주를 영입해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려 했지만, 이날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삼성화재 리베로라는 부담감을 떨치지 못한 이강주는 오히려 김강녕보다 코트를 지키는 시간이 적었다. 이날 삼성화재는 83번의 리시브 가운데 40번을 정확히 세터에게 연결해 성공률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상대팀인 대한항공은 99번 가운데 60번을 정확히 세터에게 배달해 60% 가까운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렇게 리시브가 좋지 못하다 보니 경기 초반 레오가 예전만큼의 위력을 보이지 못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보였다. 어려움을 극복한 힘은 여전히 강력한 공격력이었다. 특히 박철우가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강타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1∼2세트 5점씩을 올린 박철우는 3세트에는 100%의 공격 성공률을 자랑하며 레오와 같은 6점을 올려 승부의 흐름을 돌리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20점 이후 박철우가 해결사 역할을 하며 3세트를 가져오자 4세트부터 레오도 살아났다. 4세트에만 홀로 14점을 몰아친 레오는 마지막 5세트에도 막판에 연속 4득점하며 특유의 해결사 본능을 되찾았다. 박철우와 레오의 '해결사 본능'이 삼성화재의 흔들린 조직력을 상쇄해 준 셈이다. 이강주를 중심으로 한 수비 진용이 얼마나 빠르게 안정을 찾느냐에 따라 삼성화재가 최강 전력을 유지할 수도, 지금보다 전력이 약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치용 감독은 "생각보다는 괜찮은 경기를 했다"면서 "이강주가 여오현과 비교된다는 부담을 떨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내공이 깊은 여오현과 달리 한 번 실수하면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만큼 김강녕과 번갈아가며 코트에 나서도록 준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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