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무역 1조 달러 시대의 명암

입력 2013.11.04 (07:35) 수정 2013.11.0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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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례 해설위원]

우리나라 수출액이 지난달에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한달 규모로는 사상 최대 기록입니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했던 우리 수출이 올해는 갈수록 증가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12월쯤 되면 누적 무역 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서 3년 연속 1조 달러 돌파라는 기록도 세울 거라고 합니다.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여간 다행이 아닙니다.

3분기 경제성장률도 1.1% 상승했고 지난달 소비심리도 17개월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런 경제지표들을 볼 때 이제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봐도 될까요?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우선 수출이 잘 된 품목이 휴대전화와 반도체, 자동차 등 몇가지 뿐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차만 잘 나가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3개 회사의 순이익이 우리나라 기업 전체 순익의 29%를 차지했습니다. 올 들어서는 상황이 더 나빠져 현대차와 기아차 마저 3분기 영업이익이 줄었습니다. 더구나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우위를 보였던 우리나라 제품 가운데 50개 품목이 최근 2년 사이에 중국에 추월당했습니다. 또다른 문제는 양적. 질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계부채문제입니다. 6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980조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신용등급이 아주 낮지 않은 중산층조차도 금리가 싼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고 고금리의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비율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금리가 더 올라서 파산할 위험이 높습니다.

정부는 가계의 부담을 줄여줄 방안을 마련해 경제의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합니다. 또 한 두 기업으로 인한 착시효과로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경기를 진단해 대책마련에 소홀해서는 안 됩니다. 이와함께 기업들도 규제 핑계만 대지말고 곳간에 쌓아둔 현금을 투자하고 고용을 늘려 상생에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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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3-11-04 0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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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례 해설위원]

우리나라 수출액이 지난달에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한달 규모로는 사상 최대 기록입니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했던 우리 수출이 올해는 갈수록 증가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12월쯤 되면 누적 무역 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서 3년 연속 1조 달러 돌파라는 기록도 세울 거라고 합니다.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여간 다행이 아닙니다.

3분기 경제성장률도 1.1% 상승했고 지난달 소비심리도 17개월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런 경제지표들을 볼 때 이제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봐도 될까요?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우선 수출이 잘 된 품목이 휴대전화와 반도체, 자동차 등 몇가지 뿐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차만 잘 나가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3개 회사의 순이익이 우리나라 기업 전체 순익의 29%를 차지했습니다. 올 들어서는 상황이 더 나빠져 현대차와 기아차 마저 3분기 영업이익이 줄었습니다. 더구나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우위를 보였던 우리나라 제품 가운데 50개 품목이 최근 2년 사이에 중국에 추월당했습니다. 또다른 문제는 양적. 질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계부채문제입니다. 6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980조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신용등급이 아주 낮지 않은 중산층조차도 금리가 싼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고 고금리의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비율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금리가 더 올라서 파산할 위험이 높습니다.

정부는 가계의 부담을 줄여줄 방안을 마련해 경제의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합니다. 또 한 두 기업으로 인한 착시효과로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경기를 진단해 대책마련에 소홀해서는 안 됩니다. 이와함께 기업들도 규제 핑계만 대지말고 곳간에 쌓아둔 현금을 투자하고 고용을 늘려 상생에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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