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0점 처리 부당’ 소송에 법원 판단은?

입력 2013.11.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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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소송으로 다툴 문제 아니다"…학생 패소


"책상 위에 있는 것들 다 집어넣으세요"

지난 5월 서울 서대문구 한 사립 중학교. 종이 치고 중간고사 영어시험이 시작되자 감독 교사가 학생들에게 지시했다.

3학년 A(15)양은 의자 뒤에 걸어둔 자신의 가방에 교과서를 넣고 시험지와 답안지를 기다렸다. 교사가 답안지를 나눠주던 도중 A양은 암기하고 있던 교과서 내용을 책상 위에 급히 적었다. 영어시험은 큰 탈 없이 끝났다.

그런데 시험이 끝난 뒤 청소시간에 한 학생이 책상에서 A양 메모를 발견하고 담임교사에게 알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학교 측은 A양이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영어시험을 0점으로 처리했다.

A양은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학교가 '시험이 시작되기 전' 책상에 메모하는 것을 부정행위로 규정한 반면 자신은 '시험이 시작된 후' 메모했기 때문에 0점 처리를 취소하라는 주장이었다.

A양은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고 부모의 도움을 받아 법정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법원은 영어시험 0점 처리가 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진창수 부장판사)는 "0점 처리는 행정소송으로 취소할 수 있는 처분이 아니다"는 학교 측 항변을 받아들여 A양 청구를 각하하는 판결을 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립학교의 시험 0점 처리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아니다"며 "0점 처리 자체로 A양에게 법률상 효과도 발생하지 않아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본안 소송에 앞서 A양이 낸 집행정지 신청도 지난 7월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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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간고사 0점 처리 부당’ 소송에 법원 판단은?
    • 입력 2013-11-04 10:11:31
    연합뉴스
법원 "소송으로 다툴 문제 아니다"…학생 패소 "책상 위에 있는 것들 다 집어넣으세요" 지난 5월 서울 서대문구 한 사립 중학교. 종이 치고 중간고사 영어시험이 시작되자 감독 교사가 학생들에게 지시했다. 3학년 A(15)양은 의자 뒤에 걸어둔 자신의 가방에 교과서를 넣고 시험지와 답안지를 기다렸다. 교사가 답안지를 나눠주던 도중 A양은 암기하고 있던 교과서 내용을 책상 위에 급히 적었다. 영어시험은 큰 탈 없이 끝났다. 그런데 시험이 끝난 뒤 청소시간에 한 학생이 책상에서 A양 메모를 발견하고 담임교사에게 알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학교 측은 A양이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영어시험을 0점으로 처리했다. A양은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학교가 '시험이 시작되기 전' 책상에 메모하는 것을 부정행위로 규정한 반면 자신은 '시험이 시작된 후' 메모했기 때문에 0점 처리를 취소하라는 주장이었다. A양은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고 부모의 도움을 받아 법정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법원은 영어시험 0점 처리가 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진창수 부장판사)는 "0점 처리는 행정소송으로 취소할 수 있는 처분이 아니다"는 학교 측 항변을 받아들여 A양 청구를 각하하는 판결을 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립학교의 시험 0점 처리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아니다"며 "0점 처리 자체로 A양에게 법률상 효과도 발생하지 않아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본안 소송에 앞서 A양이 낸 집행정지 신청도 지난 7월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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