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묵은 쌀 섞은 ‘가짜 햅쌀’ 전국 대량 유통”

입력 2013.11.04 (19:07) 수정 2013.11.0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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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묵은 쌀을 햅쌀에 섞어 파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데요.

심지어 지역 농협들마저 묵은 쌀을 햅쌀에 섞거나 일반 쌀을 친환경 쌀로 속여 대량 유통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송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연간 2만 8천톤을 처리하는 한 미곡종합처리장입니다.

지난 2009년부터 묵은 쌀을 햅쌀에 2대8 비율로 섞은 뒤 햅쌀로 표시해 만3천4백톤을 시중에 유통하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같은 양은 국내 성인이 이틀 동안 6끼를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대형마트 등에 판매해 챙긴 부당이득이 24억 원에 이릅니다.

전산 시스템에서 생산년도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감독기관의 눈을 피해왔습니다.

묵은 쌀을 정상 판매할 경우 40킬로그램 한 포대 당 만 원씩 덜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경영손실을 메우기 위해 이같은 짓을 벌였습니다.

<녹취> 00농협 관계자 : "2010년에 다 못 팔고 남은 좋은 원곡을 (묵은 쌀로) 파는 것보다, 조금씩 섞어서 팔면 쌀 상태가 훨씬 낫지 않겠냐해서 그렇게 한 거죠."

또 다른 농협은 일반 쌀을 친환경 쌀로 둔갑시켜 71톤을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수확하고 6개월 이상이 지나면 수분이 증발해 잔류 농약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인터뷰> 백동주(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 "(적발된) 해당 농협에서는 관내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쌀을 조직적으로 구매해서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경찰은 양곡관리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모 농협조합장과 미곡처리장 소장 등 모두 8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최송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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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협, 묵은 쌀 섞은 ‘가짜 햅쌀’ 전국 대량 유통”
    • 입력 2013-11-04 19:08:56
    • 수정2013-11-05 08: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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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묵은 쌀을 햅쌀에 섞어 파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데요.

심지어 지역 농협들마저 묵은 쌀을 햅쌀에 섞거나 일반 쌀을 친환경 쌀로 속여 대량 유통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송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연간 2만 8천톤을 처리하는 한 미곡종합처리장입니다.

지난 2009년부터 묵은 쌀을 햅쌀에 2대8 비율로 섞은 뒤 햅쌀로 표시해 만3천4백톤을 시중에 유통하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같은 양은 국내 성인이 이틀 동안 6끼를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대형마트 등에 판매해 챙긴 부당이득이 24억 원에 이릅니다.

전산 시스템에서 생산년도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감독기관의 눈을 피해왔습니다.

묵은 쌀을 정상 판매할 경우 40킬로그램 한 포대 당 만 원씩 덜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경영손실을 메우기 위해 이같은 짓을 벌였습니다.

<녹취> 00농협 관계자 : "2010년에 다 못 팔고 남은 좋은 원곡을 (묵은 쌀로) 파는 것보다, 조금씩 섞어서 팔면 쌀 상태가 훨씬 낫지 않겠냐해서 그렇게 한 거죠."

또 다른 농협은 일반 쌀을 친환경 쌀로 둔갑시켜 71톤을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수확하고 6개월 이상이 지나면 수분이 증발해 잔류 농약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인터뷰> 백동주(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 "(적발된) 해당 농협에서는 관내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쌀을 조직적으로 구매해서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경찰은 양곡관리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모 농협조합장과 미곡처리장 소장 등 모두 8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최송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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