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10년새 20%↑ 4조 맥주시장…국제전 양상

입력 2013.11.04 (21:25) 수정 2013.11.0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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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우리 나라 사람들은 성인 한 명당 맥주를 500cc 잔으로 100잔 가까이 마셨는데 시장 규모도 최근 5년간 20% 넘게 늘었네요.

맥주 시장이 4조 원대로 커지니, 단 두 개 회사만 주도하던 시장에 중소 업체가 뛰어 들고 롯데도 도전장을 냈습니다.

최근엔 수입맥주까지 시장을 잠식 중입니다.

특히 이 수입 맥주의 약진은 국산 맥주 맛의 약점을 파고든 때문인데, 국산 맥주 맛의 약점, 그 원인은 뭔지부터 알아봅니다.

<리포트>

다양하게 진열된 수입 맥주들, 소비자들에게 구매 이유를 물었습니다.

<인터뷰> 홍승형(고양시 백석동): "가격 차이는 큰 거 같지 않은데 수입맥주 같은 경우는 맛도 다양하고 선택의 폭도 넓은 것 같아서"

실제로 수입 맥주는 5년새 수입량이 두 배로 늘며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맥주는 발효 방법에 따라 10도 안팎의 저온 발효시 '라거', 20도 안팎의 상온 발효시 '에일'로 나뉩니다.

밀을 많이 섞으면 '바이젠'이라는 맥주가 만들어집니다.

그렇다면 맛은 얼마나 차이날까?

독일에서 맥주를 전공한 전문가와 함께 국산맥주 4종과 수입맥주 4종의 맛을 비교했습니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 순서를 무작위로 섞었고 눈을 가렸습니다.

중간 중간 물로 입을 헹궜습니다.

시음 결과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 6종은 맛, 중량감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입니다.

'라거'라는 같은 종류의 맥주입니다.

<인터뷰>김지환(브루마스터): "라거 계열의 맥주들은 국산 맥주나 수입 맥주나 큰 차이를 일반인들은 느끼기가 좀 힘들고요."

반면, 서로 다른 종류의 맥주, 바이젠과 에일 맥주는 고소한 맛이 보다 강하고, 목 넘김도 무겁다고 평했습니다.

물론 한 전문가의 의견을 일반화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국산 맥주의 맛이 비슷비슷하다는 말이 있어온 것도 사실입니다.

유럽과 아시아, 미주에 있는 이 나라들, 이름 혹시 생각나십니까?

그럼 이 맥주들은 어떠세요?

아일랜드의 기네스, 필리핀의 산미구엘, 그리고 멕시코의....코로나.

아, 기억나신다구요?

이처럼 국기로는 몰라도 맥주 이름으로는 금방 그 나라 이름 생각나곤 하죠?

칭다오하면 중국의 어느 도시보다 맥주부터 생각나지 않습니까?

이처럼 맥주는 그 나라, 그 지역을 특징짓는 독특한 맛을 갖고 있습니다.

독일의 이 가을 이 맥주 축제가 세계 3대 축제중 하나가 돼 700만 명 이상 찾는 것도 바로 이 맥주의 다양한 맛 때문이죠

독일 맥주의 다양한 맛은 1300여곳이나 되는 다양한 맥주 양조장이 원천입니다.

미국은 무려 2700여곳, 이웃 일본도 200곳이 넘습니다.

우리나라 각 지방의 막걸리 맛이 다르듯 이들 나라 맥주 역시 그렇습니다.

양조장마다 자기들만의 비법으로 만들기 때문이죠.

그런데 우리 맥주 양조장 수는 38곳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생산량의 96%를 두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는데요, 보다 다양하고 개성 있는, 또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맥주를 맛볼 수는 없을까요?

정다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저녁 7시도 안 됐는데 맥주집 백여 석이 꽉 찼습니다.

인기 비결은 7가지 하우스 맥주에, 철따라 나오는 다양한 맥주.

<인터뷰>최재혁(서울 합정동): "다양한 맛과 향을 느끼다 보면 또 외국에 온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하지만 맥줏집 대부분은 대형 양조장의 맥주를 받아 그대로 팝니다.

현행법은 500밀리리터 맥주 30만 병 이상 규모의 저장 설비를 갖춰야 제조 허가를 내 주는데, 중소업체는 이만한 설비를 갖추기 어려운 겁니다.

또,주세 제도도 중소기업에 불리합니다.

<인터뷰> 정철(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 "제조 원가에 주세와 교육세를 부과하는 '종가세'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제조원가가 많이 드는 중소업체의 경우에는 원가 부담이 많이 되는 것이죠."

실제로 중소기업은 대기업 맥주회사보다 세금만 2배 가량 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독일이나 미국의 경우 생산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고, 소규모 양조업체에 대해서는 세제 특례를 주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주는 정보가 부족한 것도 문제입니다.

대부분 맥주에는 주 원료인 홉의 원산지는 물론, 효모 함량도 쓰여 있지 않습니다.

법적 표시 의무가 없어서입니다.

KBS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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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1-04 21:29:16
    • 수정2013-11-05 07: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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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 나라 사람들은 성인 한 명당 맥주를 500cc 잔으로 100잔 가까이 마셨는데 시장 규모도 최근 5년간 20% 넘게 늘었네요.

맥주 시장이 4조 원대로 커지니, 단 두 개 회사만 주도하던 시장에 중소 업체가 뛰어 들고 롯데도 도전장을 냈습니다.

최근엔 수입맥주까지 시장을 잠식 중입니다.

특히 이 수입 맥주의 약진은 국산 맥주 맛의 약점을 파고든 때문인데, 국산 맥주 맛의 약점, 그 원인은 뭔지부터 알아봅니다.

<리포트>

다양하게 진열된 수입 맥주들, 소비자들에게 구매 이유를 물었습니다.

<인터뷰> 홍승형(고양시 백석동): "가격 차이는 큰 거 같지 않은데 수입맥주 같은 경우는 맛도 다양하고 선택의 폭도 넓은 것 같아서"

실제로 수입 맥주는 5년새 수입량이 두 배로 늘며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맥주는 발효 방법에 따라 10도 안팎의 저온 발효시 '라거', 20도 안팎의 상온 발효시 '에일'로 나뉩니다.

밀을 많이 섞으면 '바이젠'이라는 맥주가 만들어집니다.

그렇다면 맛은 얼마나 차이날까?

독일에서 맥주를 전공한 전문가와 함께 국산맥주 4종과 수입맥주 4종의 맛을 비교했습니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 순서를 무작위로 섞었고 눈을 가렸습니다.

중간 중간 물로 입을 헹궜습니다.

시음 결과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 6종은 맛, 중량감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입니다.

'라거'라는 같은 종류의 맥주입니다.

<인터뷰>김지환(브루마스터): "라거 계열의 맥주들은 국산 맥주나 수입 맥주나 큰 차이를 일반인들은 느끼기가 좀 힘들고요."

반면, 서로 다른 종류의 맥주, 바이젠과 에일 맥주는 고소한 맛이 보다 강하고, 목 넘김도 무겁다고 평했습니다.

물론 한 전문가의 의견을 일반화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국산 맥주의 맛이 비슷비슷하다는 말이 있어온 것도 사실입니다.

유럽과 아시아, 미주에 있는 이 나라들, 이름 혹시 생각나십니까?

그럼 이 맥주들은 어떠세요?

아일랜드의 기네스, 필리핀의 산미구엘, 그리고 멕시코의....코로나.

아, 기억나신다구요?

이처럼 국기로는 몰라도 맥주 이름으로는 금방 그 나라 이름 생각나곤 하죠?

칭다오하면 중국의 어느 도시보다 맥주부터 생각나지 않습니까?

이처럼 맥주는 그 나라, 그 지역을 특징짓는 독특한 맛을 갖고 있습니다.

독일의 이 가을 이 맥주 축제가 세계 3대 축제중 하나가 돼 700만 명 이상 찾는 것도 바로 이 맥주의 다양한 맛 때문이죠

독일 맥주의 다양한 맛은 1300여곳이나 되는 다양한 맥주 양조장이 원천입니다.

미국은 무려 2700여곳, 이웃 일본도 200곳이 넘습니다.

우리나라 각 지방의 막걸리 맛이 다르듯 이들 나라 맥주 역시 그렇습니다.

양조장마다 자기들만의 비법으로 만들기 때문이죠.

그런데 우리 맥주 양조장 수는 38곳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생산량의 96%를 두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는데요, 보다 다양하고 개성 있는, 또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맥주를 맛볼 수는 없을까요?

정다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저녁 7시도 안 됐는데 맥주집 백여 석이 꽉 찼습니다.

인기 비결은 7가지 하우스 맥주에, 철따라 나오는 다양한 맥주.

<인터뷰>최재혁(서울 합정동): "다양한 맛과 향을 느끼다 보면 또 외국에 온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하지만 맥줏집 대부분은 대형 양조장의 맥주를 받아 그대로 팝니다.

현행법은 500밀리리터 맥주 30만 병 이상 규모의 저장 설비를 갖춰야 제조 허가를 내 주는데, 중소업체는 이만한 설비를 갖추기 어려운 겁니다.

또,주세 제도도 중소기업에 불리합니다.

<인터뷰> 정철(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 "제조 원가에 주세와 교육세를 부과하는 '종가세'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제조원가가 많이 드는 중소업체의 경우에는 원가 부담이 많이 되는 것이죠."

실제로 중소기업은 대기업 맥주회사보다 세금만 2배 가량 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독일이나 미국의 경우 생산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고, 소규모 양조업체에 대해서는 세제 특례를 주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주는 정보가 부족한 것도 문제입니다.

대부분 맥주에는 주 원료인 홉의 원산지는 물론, 효모 함량도 쓰여 있지 않습니다.

법적 표시 의무가 없어서입니다.

KBS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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