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이후 멈추지 않은 이상화 ‘레벨 업’

입력 2013.11.10 (14:20) 수정 2013.11.1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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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보다 실력의 레벨은 오른 것 같아요. 몸무게는 그때보다 줄었고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자신의 실력을 자평하며 한 말이다.

이상화는 10일(한국시간) 새 시즌 첫 대회인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6초74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면서 이 말을 증명했다.

올해 1월 36초80으로 시니어 무대에서 첫 세계기록을 작성했고, 10개월 만인 이날 자신의 기록을 100분의 6초 앞당겼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이후로도 쉬지 않고 기량을 향상시켜 온 이상화의 '진화'의 흔적이 두 번의 세계기록 안에 담겨 있다.

◇ 단거리형 신체와 리듬감으로 초반 장악

이상화가 자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증거로 가장 먼저 꼽히는 부분은 체중 감량이다.

체중이 줄면 그만큼 적은 힘으로도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쉬워진다.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줄어든 체중만큼 몸의 부피도 줄어들었다고 가정하면 공기 저항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다만, 줄어든 체중만큼 근력까지 약해지는 역효과를 방지하려면 철저한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

올해 초 이상화가 처음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던 당시 체육과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이상화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전보다 2㎏가량 체중을 줄이고도 허벅지 굵기는 3㎝ 이상 키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상화는 줄어든 체중이 5㎏에 이른다고 밝혔다.

몸은 슬림해지지만 근력은 예전보다 더 강해지면서 단거리에서 스피드를 내기에 가장 적합한 몸을 완성한 셈이다.

이런 조건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이 빙판을 지치면서도 힘을 잃지 않도록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아울러 이상화는 초반 가속도를 붙이는 훈련을 할 때 달려나가는 거리를 늘려 코너워크까지 이어지는 리듬감을 몸에 익혔다.

이를 통해 이상화는 줄곧 약점이라고 자평해 오던 스타트를 보완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이상화의 첫 100m 기록은 10초34였다.

이 기록은 이날 세계신기록을 작성했을 때 10초21까지 단축됐다.

◇ 1,000m 훈련으로 중반 이후 체력도 강화

초반 스피드를 급격히 끌어올린 데서 보이듯, 밴쿠버 이후 이상화의 발전한 모습은 '단거리형 신체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실제로 한동안 1,000m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않아 이상화는 500m에 최적화된 스프린터로 새로 태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이상화는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500m에서 첫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지 불과 1주일 만인 올해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이상화는 1,000m 한국신기록을 경신했다.

밴쿠버 올림픽 직전이던 2009년 12월 자신이 작성한 기록을 3년여 만에 대폭 단축한 깜짝 기록이었다.

이상화는 이 대회에서 두 차례나 1,000m 한국 신기록을 새로 썼다.

이어 올해 9월에는 캐나다 전지훈련 도중 참가한 현지 대회에서 다시 한 번 1,000m 한국 기록(1분13초66)을 새로 썼다.

3년 넘게 1분15초26에 머물러 있던 1,000m 한국신기록은 불과 여덟 달 사이에 1.6초나 단축됐다.

이상화는 여전히 1,000m 성적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다만, 케빈 오버랜드(캐나다) 코치의 지도에 따라 1,000m에도 신경을 쓰면서 500m에서 마지막까지 속도를 유지할 체력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 이상화의 설명이다.

그 효과는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상화의 첫 100m 이후 결승선을 통과하기까지의 기록은 2009년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작성한 26초80이 최고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만 26초50∼26초60대의 기록을 다섯 차례나 작성하며 무서운 스피드를 뽐내고 있다.

특히 이날 세계기록을 세우며 찍은 26초53을 비롯해 역대 1∼4위 기록이 모두 이상화의 차지다.

끝없는 진화를 통해 초반과 후반에 모두 막강한 스프린터로 올라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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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쿠버 이후 멈추지 않은 이상화 ‘레벨 업’
    • 입력 2013-11-10 14:20:23
    • 수정2013-11-10 15:41:04
    연합뉴스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보다 실력의 레벨은 오른 것 같아요. 몸무게는 그때보다 줄었고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자신의 실력을 자평하며 한 말이다.

이상화는 10일(한국시간) 새 시즌 첫 대회인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6초74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면서 이 말을 증명했다.

올해 1월 36초80으로 시니어 무대에서 첫 세계기록을 작성했고, 10개월 만인 이날 자신의 기록을 100분의 6초 앞당겼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이후로도 쉬지 않고 기량을 향상시켜 온 이상화의 '진화'의 흔적이 두 번의 세계기록 안에 담겨 있다.

◇ 단거리형 신체와 리듬감으로 초반 장악

이상화가 자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증거로 가장 먼저 꼽히는 부분은 체중 감량이다.

체중이 줄면 그만큼 적은 힘으로도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쉬워진다.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줄어든 체중만큼 몸의 부피도 줄어들었다고 가정하면 공기 저항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다만, 줄어든 체중만큼 근력까지 약해지는 역효과를 방지하려면 철저한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

올해 초 이상화가 처음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던 당시 체육과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이상화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전보다 2㎏가량 체중을 줄이고도 허벅지 굵기는 3㎝ 이상 키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상화는 줄어든 체중이 5㎏에 이른다고 밝혔다.

몸은 슬림해지지만 근력은 예전보다 더 강해지면서 단거리에서 스피드를 내기에 가장 적합한 몸을 완성한 셈이다.

이런 조건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이 빙판을 지치면서도 힘을 잃지 않도록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아울러 이상화는 초반 가속도를 붙이는 훈련을 할 때 달려나가는 거리를 늘려 코너워크까지 이어지는 리듬감을 몸에 익혔다.

이를 통해 이상화는 줄곧 약점이라고 자평해 오던 스타트를 보완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이상화의 첫 100m 기록은 10초34였다.

이 기록은 이날 세계신기록을 작성했을 때 10초21까지 단축됐다.

◇ 1,000m 훈련으로 중반 이후 체력도 강화

초반 스피드를 급격히 끌어올린 데서 보이듯, 밴쿠버 이후 이상화의 발전한 모습은 '단거리형 신체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실제로 한동안 1,000m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않아 이상화는 500m에 최적화된 스프린터로 새로 태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이상화는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500m에서 첫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지 불과 1주일 만인 올해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이상화는 1,000m 한국신기록을 경신했다.

밴쿠버 올림픽 직전이던 2009년 12월 자신이 작성한 기록을 3년여 만에 대폭 단축한 깜짝 기록이었다.

이상화는 이 대회에서 두 차례나 1,000m 한국 신기록을 새로 썼다.

이어 올해 9월에는 캐나다 전지훈련 도중 참가한 현지 대회에서 다시 한 번 1,000m 한국 기록(1분13초66)을 새로 썼다.

3년 넘게 1분15초26에 머물러 있던 1,000m 한국신기록은 불과 여덟 달 사이에 1.6초나 단축됐다.

이상화는 여전히 1,000m 성적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다만, 케빈 오버랜드(캐나다) 코치의 지도에 따라 1,000m에도 신경을 쓰면서 500m에서 마지막까지 속도를 유지할 체력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 이상화의 설명이다.

그 효과는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상화의 첫 100m 이후 결승선을 통과하기까지의 기록은 2009년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작성한 26초80이 최고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만 26초50∼26초60대의 기록을 다섯 차례나 작성하며 무서운 스피드를 뽐내고 있다.

특히 이날 세계기록을 세우며 찍은 26초53을 비롯해 역대 1∼4위 기록이 모두 이상화의 차지다.

끝없는 진화를 통해 초반과 후반에 모두 막강한 스프린터로 올라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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