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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94’ 손호준 “‘해태’ 인기 적응 안 돼요”
입력 2013.11.17 (08:08) 수정 2013.11.17 (09:37) 연합뉴스
"광주서 유노윤호와 절친…10년간 쉬었으니 이제 배우 꿈 펼쳐야죠"


"'해태'라고 알아봐 주시는 분이 갑자기 많아져서 적응이 안 돼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에 '해태' 역으로 출연 중인 손호준(29)은 연기 생활 10년 만에 받아본 갑작스러운 관심에 얼떨떨하기만 하다고 했다.

준수한 외모에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첫 회 등장하자마자 시청자의 시선을 붙든 이 배우가 실제로 전라도 출신에, 10년 가까이 무명 생활을 했다는 사실은 다소 놀랍다.

화제의 드라마 주요 배역으로 불현듯 안방극장에 나타나 여심을 흔드는 손호준을 바쁜 촬영 일정 가운데 최근 광화문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얼마 전에 정말 편하게 트레이닝복 입고 세수도 안 하고 동네 마트에 장 보러 갔는데, 한 어머님 아버님이 저를 알아보시고 같이 사진 찍어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되게 당황스럽더라고요. 바나나 우유를 주시면서 '잘 보고 있다'고 '사인해 달라'고 하시는데, 기분은 되게 좋았어요. 그래도 이제 그렇게 다니는 건 조금씩 조심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행운으로 찾아온 드라마 응사 출연은 오디션을 통해 이뤄졌다. 작년 12월 군 복무를 마치고 숨 돌릴 틈 없이 오디션을 봤다.

"(신원호) 감독님이 제가 나온 영화 '바람'을 재미있게 보셨다고 해요. '응답하라 1997' 캐스팅 때도 저에 대해 궁금해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전 군대에 있었죠. '바람'에서 제가 경상도 사투리를 써서 경상도 출신인 줄 아셨다는데, 오디션에서 실은 전라도 출신이란 걸 알고 '해태'를 생각하셨나 봐요. 당시엔 아무것도 알려주시지 않은 채 '응답하라 1997' 대본을 전라도 사투리로 바꿔 읽게 하셨는데, 그 느낌을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

전작에서의 인상 깊은 연기와 함께 그가 전라도 출신이라는 점이 '해태' 캐릭터 탄생에 상당한 영향을 준 셈이다. 그는 직업 군인인 아버지 밑에서 이사를 많이 다녀서 태어난 곳을 정확히 모르지만, 전라도 광주에서 가장 오래 살았다고 했다. 서울 생활 10년에 사투리와 억양을 많이 다듬은 상태여서 사투리를 되살리려고 다시 고향을 찾아야 했다.

"감독님은 '해태'가 순천에서 막 올라온 느낌을 원하셨어요. 특히 '윤진'이로 나오는 도희가 실제로 고향인 여수에서 올라온 지 1년도 안 된 상태여서 억양이 강했는데, 감독님이 '너, 윤진이한테 사투리 묻힐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아, 그럼 안 되는데' 하는 생각에 지난 3월쯤 캐스팅 확정되자마자 광주로 내려갔어요. 3개월 정도 지내면서 친구들이랑 사투리 훈련을 했죠. 드라마 끝나고 서울말로 돌아오려면 힘들 텐데, 큰일이에요(웃음)."

극중 한때 윤진이를 두고 '삼천포'(김성균 분)와 삼각 구도를 이루다가 윤진의 남편이 삼천포로 밝혀지고 '해태'는 약국에서 콘돔을 사다 윤진에게 들켜 '섹스 마니아'라는 놀림을 받는 에피소드가 펼쳐져 웃음을 줬다.

"8화 예고편에서 해태가 우산을 버리고 윤진이 우산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보고 둘이 엮인다고 많이들 생각하신 것 같은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잖아요. 그 뒤로 주변에서 자꾸 '마니아'라고 불러서 난감해요. 앞으로 걱정이에요. (삼)천포 형은 정말 멋있게 나왔잖아요. 윤진이랑 아름다운 이야기가 만들어졌고 '쓰레기'(정우) 형님도 '나정'(고아라)이랑 애틋한 얘기가 펼쳐지는데, 저 혼자만 마니아 쪽으로 가버려서…. 뭐 감독님께서 잘 고쳐주실 거라고 믿습니다(웃음)."

그는 극중 1994년에 대학에 입학한 해태와는 다른 세대지만, 스무 살에 서울에 처음 올라와 느낀 낯설고 두려운 마음은 100% 공감한다고 했다.

"지방에서 서울에 올라와 적응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는 드라마랑 비슷한 게 많아요. 1화에 나온 지하철 장면은 제가 정말 똑같이 겪은 거예요. 저는 다른 사람 승차권을 뽑아가진 않았지만, 처음에 700원짜리 지하철 승차권이 개찰구에 넣자 다시 나오는 걸 보고, 그거 하나만 있으면 서울 어디든 다 돌아다니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구나' 했죠. 그래서 도착한 역 개찰구 앞에서 승차권을 꽂고 또 나오겠거니 기다리며 안 나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표가 안 나오니까 역무원 아저씨한테 '기계가 내 승차권을 먹었다'고 얘기했죠. 그분이 웃으면서 '지방에서 올라왔냐'고 그러더라고요. 그때 생각이 나서 이번에 그 장면 찍으면서 많이 웃었어요."

서울에 올라와서는 광주 친구인 동방신기 유노윤호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광주 극단에서 연극을 했는데, 극단에 함께 있던 친한 후배가 윤호와 절친한 친구여서 셋이서 항상 뭉쳐 다녔어요. 윤호랑 서울에 비슷한 시기에 올라와 같이 굶고 힘든 시기도 같이 지냈는데, 윤호가 먼저 잘 됐고 이후엔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방송 연기를 해보지 않겠냐면서 매니저를 소개시켜줬죠."

그는 첫 기획사에서 신인들을 띄울 목적으로 만들어준 3인조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 '타키온'에 멤버로 참여해 잠깐 활동하기도 했다.

"가수 경력이라고 하기엔 창피하죠. 준비도 많이 부족했고요."

초등학교 시절 4년간 축구선수로 뛰기도 하고 중학교 때까지는 공부도 곧잘 했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꿈은 오로지 배우였다.

"우연히 연극을 접하게 됐는데, 처음으로 재미를 느꼈어요. 연극제에 나가 상도 받았죠. 정말 뿌듯했어요. 대학 진학보다 극단 생활을 하고 싶어서 서울에 왔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았죠."

이제 그를 찾는 영화와 드라마 대본이 많이 들어올 텐데, 뭘 하고 싶은지 물었다.

"지금 뭘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고요, 내가 얼마나 그 배역을 소화할 수 있는지를 보고 영화든 드라마든 많이 하고 싶어요. 지난 10년 동안 많이 쉬면서 체력을 보충했으니까 이제는 뛸 일만 남았죠(웃음)."
  • ‘응답하라1994’ 손호준 “‘해태’ 인기 적응 안 돼요”
    • 입력 2013-11-17 08:08:05
    • 수정2013-11-17 09:37:44
    연합뉴스
"광주서 유노윤호와 절친…10년간 쉬었으니 이제 배우 꿈 펼쳐야죠"


"'해태'라고 알아봐 주시는 분이 갑자기 많아져서 적응이 안 돼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에 '해태' 역으로 출연 중인 손호준(29)은 연기 생활 10년 만에 받아본 갑작스러운 관심에 얼떨떨하기만 하다고 했다.

준수한 외모에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첫 회 등장하자마자 시청자의 시선을 붙든 이 배우가 실제로 전라도 출신에, 10년 가까이 무명 생활을 했다는 사실은 다소 놀랍다.

화제의 드라마 주요 배역으로 불현듯 안방극장에 나타나 여심을 흔드는 손호준을 바쁜 촬영 일정 가운데 최근 광화문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얼마 전에 정말 편하게 트레이닝복 입고 세수도 안 하고 동네 마트에 장 보러 갔는데, 한 어머님 아버님이 저를 알아보시고 같이 사진 찍어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되게 당황스럽더라고요. 바나나 우유를 주시면서 '잘 보고 있다'고 '사인해 달라'고 하시는데, 기분은 되게 좋았어요. 그래도 이제 그렇게 다니는 건 조금씩 조심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행운으로 찾아온 드라마 응사 출연은 오디션을 통해 이뤄졌다. 작년 12월 군 복무를 마치고 숨 돌릴 틈 없이 오디션을 봤다.

"(신원호) 감독님이 제가 나온 영화 '바람'을 재미있게 보셨다고 해요. '응답하라 1997' 캐스팅 때도 저에 대해 궁금해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전 군대에 있었죠. '바람'에서 제가 경상도 사투리를 써서 경상도 출신인 줄 아셨다는데, 오디션에서 실은 전라도 출신이란 걸 알고 '해태'를 생각하셨나 봐요. 당시엔 아무것도 알려주시지 않은 채 '응답하라 1997' 대본을 전라도 사투리로 바꿔 읽게 하셨는데, 그 느낌을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

전작에서의 인상 깊은 연기와 함께 그가 전라도 출신이라는 점이 '해태' 캐릭터 탄생에 상당한 영향을 준 셈이다. 그는 직업 군인인 아버지 밑에서 이사를 많이 다녀서 태어난 곳을 정확히 모르지만, 전라도 광주에서 가장 오래 살았다고 했다. 서울 생활 10년에 사투리와 억양을 많이 다듬은 상태여서 사투리를 되살리려고 다시 고향을 찾아야 했다.

"감독님은 '해태'가 순천에서 막 올라온 느낌을 원하셨어요. 특히 '윤진'이로 나오는 도희가 실제로 고향인 여수에서 올라온 지 1년도 안 된 상태여서 억양이 강했는데, 감독님이 '너, 윤진이한테 사투리 묻힐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아, 그럼 안 되는데' 하는 생각에 지난 3월쯤 캐스팅 확정되자마자 광주로 내려갔어요. 3개월 정도 지내면서 친구들이랑 사투리 훈련을 했죠. 드라마 끝나고 서울말로 돌아오려면 힘들 텐데, 큰일이에요(웃음)."

극중 한때 윤진이를 두고 '삼천포'(김성균 분)와 삼각 구도를 이루다가 윤진의 남편이 삼천포로 밝혀지고 '해태'는 약국에서 콘돔을 사다 윤진에게 들켜 '섹스 마니아'라는 놀림을 받는 에피소드가 펼쳐져 웃음을 줬다.

"8화 예고편에서 해태가 우산을 버리고 윤진이 우산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보고 둘이 엮인다고 많이들 생각하신 것 같은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잖아요. 그 뒤로 주변에서 자꾸 '마니아'라고 불러서 난감해요. 앞으로 걱정이에요. (삼)천포 형은 정말 멋있게 나왔잖아요. 윤진이랑 아름다운 이야기가 만들어졌고 '쓰레기'(정우) 형님도 '나정'(고아라)이랑 애틋한 얘기가 펼쳐지는데, 저 혼자만 마니아 쪽으로 가버려서…. 뭐 감독님께서 잘 고쳐주실 거라고 믿습니다(웃음)."

그는 극중 1994년에 대학에 입학한 해태와는 다른 세대지만, 스무 살에 서울에 처음 올라와 느낀 낯설고 두려운 마음은 100% 공감한다고 했다.

"지방에서 서울에 올라와 적응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는 드라마랑 비슷한 게 많아요. 1화에 나온 지하철 장면은 제가 정말 똑같이 겪은 거예요. 저는 다른 사람 승차권을 뽑아가진 않았지만, 처음에 700원짜리 지하철 승차권이 개찰구에 넣자 다시 나오는 걸 보고, 그거 하나만 있으면 서울 어디든 다 돌아다니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구나' 했죠. 그래서 도착한 역 개찰구 앞에서 승차권을 꽂고 또 나오겠거니 기다리며 안 나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표가 안 나오니까 역무원 아저씨한테 '기계가 내 승차권을 먹었다'고 얘기했죠. 그분이 웃으면서 '지방에서 올라왔냐'고 그러더라고요. 그때 생각이 나서 이번에 그 장면 찍으면서 많이 웃었어요."

서울에 올라와서는 광주 친구인 동방신기 유노윤호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광주 극단에서 연극을 했는데, 극단에 함께 있던 친한 후배가 윤호와 절친한 친구여서 셋이서 항상 뭉쳐 다녔어요. 윤호랑 서울에 비슷한 시기에 올라와 같이 굶고 힘든 시기도 같이 지냈는데, 윤호가 먼저 잘 됐고 이후엔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방송 연기를 해보지 않겠냐면서 매니저를 소개시켜줬죠."

그는 첫 기획사에서 신인들을 띄울 목적으로 만들어준 3인조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 '타키온'에 멤버로 참여해 잠깐 활동하기도 했다.

"가수 경력이라고 하기엔 창피하죠. 준비도 많이 부족했고요."

초등학교 시절 4년간 축구선수로 뛰기도 하고 중학교 때까지는 공부도 곧잘 했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꿈은 오로지 배우였다.

"우연히 연극을 접하게 됐는데, 처음으로 재미를 느꼈어요. 연극제에 나가 상도 받았죠. 정말 뿌듯했어요. 대학 진학보다 극단 생활을 하고 싶어서 서울에 왔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았죠."

이제 그를 찾는 영화와 드라마 대본이 많이 들어올 텐데, 뭘 하고 싶은지 물었다.

"지금 뭘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고요, 내가 얼마나 그 배역을 소화할 수 있는지를 보고 영화든 드라마든 많이 하고 싶어요. 지난 10년 동안 많이 쉬면서 체력을 보충했으니까 이제는 뛸 일만 남았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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