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최성환, 모래판 위 ‘대학생 반란’

입력 2013.11.17 (19:59) 수정 2013.11.1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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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결승에서 붙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17일 충남 서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치러진 IBK기업은행 2013 천하장사씨름대축제에서는 최근 대회와 달리 대학생들이 형님들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용인대 3학년인 김재환(21)은 4강전에서 올 시즌 백두급 최강자인 정경진(창원시청)을 꺾었다.

김재환(180㎝·145㎏)은 4월 보은 대회, 6월 단오 대회, 9월 추석 대회에서 연달아 백두급 우승을 거머쥐며 승승장구하던 정경진을 상대로 밀어치기로 두 판을 따냈다.

김재환은 "처음에는 두려운 상대라고 생각했지만 샅바를 잡고 1∼2초가 지나니 이길 수 있는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재환은 정경진을 4강에서 꺾고 큰 자신감을 얻었지만, 결승 상대 이슬기를 넘지는 못했다.

초반 파상 공세를 퍼붓느라 체력을 소진, 이슬기의 반격을 피하지 못하고 0-3으로 패했다.

이슬기는 김재환과의 경기에 대해 "세 판을 이겨야 하는 결승에서는 체력을 비축하는 것이 중요한데 열정으로만 공격해와 오히려 공격하기 편했다"고 김재환의 경기 운영을 평가했다.

김재환이 결승에서 이슬기를 꺾었다면 1985년 이만기(당시 경남대 4학년) 이후 28년 만의 '대학생 천하장사'라는 진기록을 쓸 수도 있었다.

이만기는 경남대 2학년이던 1983년 1회 천하장사대회부터 1985년 7회 대회까지 대학생 신분으로 총 5번 천하장사에 올랐다.

강한 상대를 물리치고 결승까지 오른 김재환은 "처음엔 두려운 상대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붙어 보니 여느 선수와 다르지 않더라"며 "더 연습해서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중학교 때부터 김재환과 단짝 친구인 최성환(21·동아대)의 활약도 돋보였다.

184㎝ 108㎏인 최성환은 이번 대회 8강 진출자 중 유일한 한라급(110㎏ 이하) 선수였다.

전날 열린 16강전에서 자신보다 덩치가 큰 임진원(경기대·130㎏)에게 뒤집기 공격을 성공한 장면은 이번 대회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였다.

승승장구한 그는 4강까지 올랐으나 이번 대회 우승자인 이슬기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체급 제한이 없는 천하장사대회에서 한라급 선수가 우승한 것은 역시 이만기가 마지막이다.

최성환이 준결승에서 이슬기를 꺾었다면 사상 처음으로 천하장사대회에서 대학생끼리 맞붙는 진기록이 쓰일 뻔했다.

최성환은 "큰 사람들을 여러 번 꺾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단짝인 김재환과 맞붙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백두급 체급 제한이 더 강화돼 한라급과의 차이가 더 줄어들면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며 "'제2의 이만기'가 아니라 '제1의 최성환'으로 씨름판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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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환-최성환, 모래판 위 ‘대학생 반란’
    • 입력 2013-11-17 19:59:41
    • 수정2013-11-17 20:07:55
    연합뉴스
"우리가 결승에서 붙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17일 충남 서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치러진 IBK기업은행 2013 천하장사씨름대축제에서는 최근 대회와 달리 대학생들이 형님들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용인대 3학년인 김재환(21)은 4강전에서 올 시즌 백두급 최강자인 정경진(창원시청)을 꺾었다. 김재환(180㎝·145㎏)은 4월 보은 대회, 6월 단오 대회, 9월 추석 대회에서 연달아 백두급 우승을 거머쥐며 승승장구하던 정경진을 상대로 밀어치기로 두 판을 따냈다. 김재환은 "처음에는 두려운 상대라고 생각했지만 샅바를 잡고 1∼2초가 지나니 이길 수 있는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재환은 정경진을 4강에서 꺾고 큰 자신감을 얻었지만, 결승 상대 이슬기를 넘지는 못했다. 초반 파상 공세를 퍼붓느라 체력을 소진, 이슬기의 반격을 피하지 못하고 0-3으로 패했다. 이슬기는 김재환과의 경기에 대해 "세 판을 이겨야 하는 결승에서는 체력을 비축하는 것이 중요한데 열정으로만 공격해와 오히려 공격하기 편했다"고 김재환의 경기 운영을 평가했다. 김재환이 결승에서 이슬기를 꺾었다면 1985년 이만기(당시 경남대 4학년) 이후 28년 만의 '대학생 천하장사'라는 진기록을 쓸 수도 있었다. 이만기는 경남대 2학년이던 1983년 1회 천하장사대회부터 1985년 7회 대회까지 대학생 신분으로 총 5번 천하장사에 올랐다. 강한 상대를 물리치고 결승까지 오른 김재환은 "처음엔 두려운 상대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붙어 보니 여느 선수와 다르지 않더라"며 "더 연습해서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중학교 때부터 김재환과 단짝 친구인 최성환(21·동아대)의 활약도 돋보였다. 184㎝ 108㎏인 최성환은 이번 대회 8강 진출자 중 유일한 한라급(110㎏ 이하) 선수였다. 전날 열린 16강전에서 자신보다 덩치가 큰 임진원(경기대·130㎏)에게 뒤집기 공격을 성공한 장면은 이번 대회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였다. 승승장구한 그는 4강까지 올랐으나 이번 대회 우승자인 이슬기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체급 제한이 없는 천하장사대회에서 한라급 선수가 우승한 것은 역시 이만기가 마지막이다. 최성환이 준결승에서 이슬기를 꺾었다면 사상 처음으로 천하장사대회에서 대학생끼리 맞붙는 진기록이 쓰일 뻔했다. 최성환은 "큰 사람들을 여러 번 꺾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단짝인 김재환과 맞붙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백두급 체급 제한이 더 강화돼 한라급과의 차이가 더 줄어들면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며 "'제2의 이만기'가 아니라 '제1의 최성환'으로 씨름판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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