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김종민 사제 대결 ‘아쉬움만 솔솔’

입력 2013.11.2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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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첫 '사제 대결'을 벌인 남자 프로배구의 두 '사제 사령탑'은 승패와 상관없이 모두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프로배구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의 시즌 첫 번째 경기가 열린 21일 수원실내체육관. 이날 경기는 지난 시즌까지 대한항공의 감독과 코치로 팀을 이끌던 신영철(49) 한국전력 감독과 김종민(39) 대한항공 감독의 시즌 첫 만남으로 눈길을 끌었다.

남자 프로배구의 대표적인 지략가로 꼽히는 신 감독은 만년 3위이던 대한항공을 2011, 2012년 연달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았으나 지난 시즌 중반 돌연 경질됐다.

신 감독이 떠난 자리에서 감독대행을 맡은 김 감독은 어수선하던 팀을 재정비해 세 번째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킨 뒤 정식 사령탑으로 승격됐다.

모두 '내공'이 만만찮다는 평가를 듣는 두 사령탑이 만나자, 경기는 내내 불꽃을 튀겼다.

경기를 마친 김종민 감독은 "상대가 신 감독님이셔서 스타일을 잘 알기에 긴장하고 경기에 나섰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이날 김 감독은 한국전력 용병 밀로스 쿨라피치에게 신영수를 붙여 곽승석이 높이의 부담을 덜고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스타팅 오더를 짰다고 한다.

김 감독은 "코치 시절에 내가 신 감독님에게 지시를 받던 기억이 나더라"면서 "한 번쯤 오더를 흔드리라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변화 없이 그대로 가시더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선수의 면면에는 큰 변화 없이 치러진 듯했지만, 실제로는 서로의 상황을 치열하게 살피는 두뇌 대결이 벌어지고 있었던 셈이다.

결국 김종민 감독이 승점 2점, 신영철 감독이 승점 1점을 따내면서 '사이 좋은' 모양새로 경기는 끝났다.

물론, 3점을 챙기려 하던 두 감독에게는 아쉬운 결과다. 경기 내용도 마찬가지였다.

두 세트를 먼저 잡고도 역전패를 허용한 신 감독은 "기회가 왔는데 무산돼서 아쉬운 경기였다"면서 "선수층이 얇은 우리 팀은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고 입맛을 다셨다.

신 감독은 밀로스가 적당한 긴장감을 갖추지 못해 용병 역할을 하지 못한 점과 전광인이 3세트부터 욕심이 많아져 팔 스윙에 힘을 제대로 싣지 못한 점 등을 연달아 지적했다.

승장 김종민 감독도 "된 것이 하나도 없어 뭐라고 드릴 말씀도 없는 경기"라며 "세터 황동일이 연습 때와 아예 다른 토스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1라운드 일정을 모두 마친 김 감독은 "상대 분석보다는 우리 자신을 더 정비해야 할 것 같다"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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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영철·김종민 사제 대결 ‘아쉬움만 솔솔’
    • 입력 2013-11-22 07:55:11
    연합뉴스
올 시즌 첫 '사제 대결'을 벌인 남자 프로배구의 두 '사제 사령탑'은 승패와 상관없이 모두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프로배구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의 시즌 첫 번째 경기가 열린 21일 수원실내체육관. 이날 경기는 지난 시즌까지 대한항공의 감독과 코치로 팀을 이끌던 신영철(49) 한국전력 감독과 김종민(39) 대한항공 감독의 시즌 첫 만남으로 눈길을 끌었다. 남자 프로배구의 대표적인 지략가로 꼽히는 신 감독은 만년 3위이던 대한항공을 2011, 2012년 연달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았으나 지난 시즌 중반 돌연 경질됐다. 신 감독이 떠난 자리에서 감독대행을 맡은 김 감독은 어수선하던 팀을 재정비해 세 번째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킨 뒤 정식 사령탑으로 승격됐다. 모두 '내공'이 만만찮다는 평가를 듣는 두 사령탑이 만나자, 경기는 내내 불꽃을 튀겼다. 경기를 마친 김종민 감독은 "상대가 신 감독님이셔서 스타일을 잘 알기에 긴장하고 경기에 나섰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이날 김 감독은 한국전력 용병 밀로스 쿨라피치에게 신영수를 붙여 곽승석이 높이의 부담을 덜고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스타팅 오더를 짰다고 한다. 김 감독은 "코치 시절에 내가 신 감독님에게 지시를 받던 기억이 나더라"면서 "한 번쯤 오더를 흔드리라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변화 없이 그대로 가시더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선수의 면면에는 큰 변화 없이 치러진 듯했지만, 실제로는 서로의 상황을 치열하게 살피는 두뇌 대결이 벌어지고 있었던 셈이다. 결국 김종민 감독이 승점 2점, 신영철 감독이 승점 1점을 따내면서 '사이 좋은' 모양새로 경기는 끝났다. 물론, 3점을 챙기려 하던 두 감독에게는 아쉬운 결과다. 경기 내용도 마찬가지였다. 두 세트를 먼저 잡고도 역전패를 허용한 신 감독은 "기회가 왔는데 무산돼서 아쉬운 경기였다"면서 "선수층이 얇은 우리 팀은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고 입맛을 다셨다. 신 감독은 밀로스가 적당한 긴장감을 갖추지 못해 용병 역할을 하지 못한 점과 전광인이 3세트부터 욕심이 많아져 팔 스윙에 힘을 제대로 싣지 못한 점 등을 연달아 지적했다. 승장 김종민 감독도 "된 것이 하나도 없어 뭐라고 드릴 말씀도 없는 경기"라며 "세터 황동일이 연습 때와 아예 다른 토스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1라운드 일정을 모두 마친 김 감독은 "상대 분석보다는 우리 자신을 더 정비해야 할 것 같다"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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