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위원 ‘반말 해설’, 농구팬은 즐겁다

입력 2013.11.2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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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지역방어를 잘 못 깨고 있단 말이지."

스포츠 전문 케이블 위성 채널인 MBC 스포츠플러스에서 농구 해설을 하는 김태환(63) 위원이 방송 중에 이렇게 살짝 '반말'을 하면 팬들은 '열광'한다.

주요 농구 게시판에는 '김태환 위원이 또 반말했는데 역시 재미있다'며 즐거워하는 팬들의 글이 금세 올라온다.

'반말 해설'뿐이 아니다. 김태환 위원의 해설을 듣다 보면 농구 외적인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경기 중에 농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이야기를 덜컥 꺼내더니 김정은 위원장의 형제 관계까지 번져가거나, 어떤 선수의 기량이 점점 진화한다는 지적을 하면서 급기야 찰스 다윈의 진화론까지 설파하는 식이다.

하지만 탤런트 주현 씨의 말투를 닮은 김태환 위원의 구수한 말솜씨가 곁들여지면서 팬들은 오히려 이런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더 즐거워하고 있다.

28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창원 LG와 원주 동부 경기의 중계를 맡은 김태환 위원은 "사실 최근 몇 년 사이에도 계속 농구 해설을 해왔는데 올해부터 MBC 스포츠플러스로 옮기면서 아무래도 더 많은 분이 보시고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 위원은 화제가 되는 '반말 해설'에 대해 "사실 처음에는 무심코 그렇게 말이 나왔는데 주위 반응이 좋다 보니 요즘은 가끔 경기 중에 한 두 번씩 일부러 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그는 20살 때부터 농구 감독을 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동대문상고에서 가드를 맡은 뒤 곧바로 은퇴한 김 위원은 1971년부터 화계국민학교에서 농구 코치로 새 출발 했고 이후 무학여중, 선일여고 등을 거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또 여자농구 국민은행, 남자농구 중앙대, SK와 LG에서 감독 생활을 하는 등 초·중·고·대학, 실업, 프로를 두루 거쳤다.

김 위원은 "고등학교를 마치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바로 코치를 맡아 돈을 벌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설하면서 여러 분야에 걸친 책을 많이 읽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같은 해설을 하더라도 좀 더 정돈되고 고급스러운 말을 하려면 평소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며 "얼마 전에는 신문을 보다가 '뉴욕 패션이 죽지 않는 원동력은 끊임없는 변화'라는 문구를 봤는데 이런 것도 다 농구 경기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농구가 '코트 위의 전쟁'이기 때문에 전쟁 관련 기사나 책을 더 관심 있게 본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해서 김 위원의 해설이 신변잡기나 늘어놓는 한가한 '만담' 수준인 것은 결코 아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김 위원의 해설은 경기의 맥을 짚어주는 깊이가 있다"며 "재미와 전문성을 겸비했기 때문에 팬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2006년까지 SK 사령탑을 지낸 김 위원에게 감독 복귀 의사를 묻자 "프로야구 두산도 나와 나이가 같은 송일수 감독을 선임했더라"며 LG와 SK 시절 유명했던 '김태환 감독' 특유의 화끈한 '공격 농구'를 언젠가 다시 보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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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환 위원 ‘반말 해설’, 농구팬은 즐겁다
    • 입력 2013-11-29 08:55:08
    연합뉴스
"이게 지역방어를 잘 못 깨고 있단 말이지." 스포츠 전문 케이블 위성 채널인 MBC 스포츠플러스에서 농구 해설을 하는 김태환(63) 위원이 방송 중에 이렇게 살짝 '반말'을 하면 팬들은 '열광'한다. 주요 농구 게시판에는 '김태환 위원이 또 반말했는데 역시 재미있다'며 즐거워하는 팬들의 글이 금세 올라온다. '반말 해설'뿐이 아니다. 김태환 위원의 해설을 듣다 보면 농구 외적인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경기 중에 농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이야기를 덜컥 꺼내더니 김정은 위원장의 형제 관계까지 번져가거나, 어떤 선수의 기량이 점점 진화한다는 지적을 하면서 급기야 찰스 다윈의 진화론까지 설파하는 식이다. 하지만 탤런트 주현 씨의 말투를 닮은 김태환 위원의 구수한 말솜씨가 곁들여지면서 팬들은 오히려 이런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더 즐거워하고 있다. 28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창원 LG와 원주 동부 경기의 중계를 맡은 김태환 위원은 "사실 최근 몇 년 사이에도 계속 농구 해설을 해왔는데 올해부터 MBC 스포츠플러스로 옮기면서 아무래도 더 많은 분이 보시고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 위원은 화제가 되는 '반말 해설'에 대해 "사실 처음에는 무심코 그렇게 말이 나왔는데 주위 반응이 좋다 보니 요즘은 가끔 경기 중에 한 두 번씩 일부러 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그는 20살 때부터 농구 감독을 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동대문상고에서 가드를 맡은 뒤 곧바로 은퇴한 김 위원은 1971년부터 화계국민학교에서 농구 코치로 새 출발 했고 이후 무학여중, 선일여고 등을 거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또 여자농구 국민은행, 남자농구 중앙대, SK와 LG에서 감독 생활을 하는 등 초·중·고·대학, 실업, 프로를 두루 거쳤다. 김 위원은 "고등학교를 마치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바로 코치를 맡아 돈을 벌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설하면서 여러 분야에 걸친 책을 많이 읽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같은 해설을 하더라도 좀 더 정돈되고 고급스러운 말을 하려면 평소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며 "얼마 전에는 신문을 보다가 '뉴욕 패션이 죽지 않는 원동력은 끊임없는 변화'라는 문구를 봤는데 이런 것도 다 농구 경기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농구가 '코트 위의 전쟁'이기 때문에 전쟁 관련 기사나 책을 더 관심 있게 본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해서 김 위원의 해설이 신변잡기나 늘어놓는 한가한 '만담' 수준인 것은 결코 아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김 위원의 해설은 경기의 맥을 짚어주는 깊이가 있다"며 "재미와 전문성을 겸비했기 때문에 팬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2006년까지 SK 사령탑을 지낸 김 위원에게 감독 복귀 의사를 묻자 "프로야구 두산도 나와 나이가 같은 송일수 감독을 선임했더라"며 LG와 SK 시절 유명했던 '김태환 감독' 특유의 화끈한 '공격 농구'를 언젠가 다시 보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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