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영웅 배출’ 한양대 체조 해체위기

입력 2013.12.06 (19:21) 수정 2013.12.1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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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올림픽 평행봉 은메달리스트인 이주형(공주대 교수)을 배출한 한양대 체조팀이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대한체조협회는 한양대가 재정 부족으로 정원을 축소해야 한다는 이유로 2015년부터 체조팀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6일 밝혔다.

1965년 창단된 한양대 체조팀에는 현재 정인근 감독을 필두로 16명의 선수가 있다.

이중 고예닮·윤진성·박민수는 현재 국가대표로, 체조팀은 한양대 8개 운동부 중 국가대표를 보유한 유일한 종목이다.

한양대 체조팀은 그동안 시드니올림픽 평행봉 은메달, 철봉 동메달을 목에 건 이주형 교수를 비롯해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안마 금메달리스트인 이장형 포스코건설 감독, 부산아시안게임 링 금메달리스트인 김동화 충남대 교수 등 메달리스트를 여럿 배출했다.

한양대는 체조팀 외에도 육상·유도팀 또한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한 상태다.

정인근 감독은 동문들과 함께 오상덕 한양대 체육위원장, 임덕호 한양대 총장 등과의 면담 자리에서 팀 해체에 대한 반대 의사를 전달했으나 학교 측은 지난주 이 같은 내용의 2015년도 신입생 모집안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 모집안은 내년 확정될 때까지 수정이 가능하다.

정 감독은 "한양대 8개 운동부 중 야구, 배구, 축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 인기 구기 종목만 남는다"며 "종목별 특성과 성적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개인 종목,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만으로 퇴출하는 것은 체육의 근간인 기초 종목을 죽이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양대는 이번 팀 해체가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인해 부족해진 재정을 충당하고, 뇌물 비리 등으로 문제가 여러 번 일어난 체육특기자 전형을 개선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오상덕 한양대 체육위원장은 "팀 해체 여부는 내년 1, 2월에야 최종 결정이 나겠지만 대학이 운동부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어 번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체육학과 학생들을 특기자로 따로 뽑기 때문에 그만큼 일반 학생들을 받을 수 없다는 문제도 있고, 일반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1년에 50억 이상 들어가는 운동부들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불만도 많다"고 지적했다.

대한체조협회는 현재 전국 체조인들을 대상으로 한양대 체조팀 해체 반대 서명을 받는 중이고, 현재까지 2천명 이상이 참여했다.

협회는 체조팀 운영에 필요한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대원 협회 전무는 "대회에 나설 수 있는 대학 체조부가 3, 4개 뿐이라 한양대 체조부가 사라진다면 출전팀이 너무 적어져 대회 대학부 경기 자체가 성립이 안 될 수도 있다"며 "경쟁이 사라진다면 선수들 기량도 자연히 떨어질 텐데 제2의 양학선, 제2의 손연재가 나오지 않게 될까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양대 체조팀 관계자들은 10일 체조인들을 모아 이에 항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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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영웅 배출’ 한양대 체조 해체위기
    • 입력 2013-12-06 19:21:52
    • 수정2013-12-13 18:56:33
    연합뉴스
시드니올림픽 평행봉 은메달리스트인 이주형(공주대 교수)을 배출한 한양대 체조팀이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대한체조협회는 한양대가 재정 부족으로 정원을 축소해야 한다는 이유로 2015년부터 체조팀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6일 밝혔다. 1965년 창단된 한양대 체조팀에는 현재 정인근 감독을 필두로 16명의 선수가 있다. 이중 고예닮·윤진성·박민수는 현재 국가대표로, 체조팀은 한양대 8개 운동부 중 국가대표를 보유한 유일한 종목이다. 한양대 체조팀은 그동안 시드니올림픽 평행봉 은메달, 철봉 동메달을 목에 건 이주형 교수를 비롯해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안마 금메달리스트인 이장형 포스코건설 감독, 부산아시안게임 링 금메달리스트인 김동화 충남대 교수 등 메달리스트를 여럿 배출했다. 한양대는 체조팀 외에도 육상·유도팀 또한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한 상태다. 정인근 감독은 동문들과 함께 오상덕 한양대 체육위원장, 임덕호 한양대 총장 등과의 면담 자리에서 팀 해체에 대한 반대 의사를 전달했으나 학교 측은 지난주 이 같은 내용의 2015년도 신입생 모집안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 모집안은 내년 확정될 때까지 수정이 가능하다. 정 감독은 "한양대 8개 운동부 중 야구, 배구, 축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 인기 구기 종목만 남는다"며 "종목별 특성과 성적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개인 종목,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만으로 퇴출하는 것은 체육의 근간인 기초 종목을 죽이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양대는 이번 팀 해체가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인해 부족해진 재정을 충당하고, 뇌물 비리 등으로 문제가 여러 번 일어난 체육특기자 전형을 개선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오상덕 한양대 체육위원장은 "팀 해체 여부는 내년 1, 2월에야 최종 결정이 나겠지만 대학이 운동부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어 번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체육학과 학생들을 특기자로 따로 뽑기 때문에 그만큼 일반 학생들을 받을 수 없다는 문제도 있고, 일반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1년에 50억 이상 들어가는 운동부들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불만도 많다"고 지적했다. 대한체조협회는 현재 전국 체조인들을 대상으로 한양대 체조팀 해체 반대 서명을 받는 중이고, 현재까지 2천명 이상이 참여했다. 협회는 체조팀 운영에 필요한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대원 협회 전무는 "대회에 나설 수 있는 대학 체조부가 3, 4개 뿐이라 한양대 체조부가 사라진다면 출전팀이 너무 적어져 대회 대학부 경기 자체가 성립이 안 될 수도 있다"며 "경쟁이 사라진다면 선수들 기량도 자연히 떨어질 텐데 제2의 양학선, 제2의 손연재가 나오지 않게 될까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양대 체조팀 관계자들은 10일 체조인들을 모아 이에 항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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