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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뉴스] ‘떠도는 가족’ 25만 명…‘주거 복지’ 강화해야
입력 2013.12.06 (21:28) 수정 2013.12.09 (16:38)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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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녹취> 영화 ‘갑을고시원 체류기’

고시원 쪽방을 무대로 한 단편영화입니다.

고시원에 고시생이 살지 않는 현실을 그린 소설이 원작인데요.

이게 소설 속 얘기만은 아닙니다.

취재진이 정부 비공개 실태조사 결과를 확인해보니, 고시원과 여관, 쪽방 등 주택이 아닌 곳에 사는 이른바 비주택 거주 가구는 전국 25만 명이 넘습니다.

이보다 적은 수지만 2010년 통계청 조사에서도, 5년새 배 이상 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장기불황에 전월세난까지 겹치면서, 떠도는 가족들이 더 늘 것으로 우려되는데요.

먼저, 이철호 기자가 마땅한 거처 없이 여관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여관 전전하는 가족들..

서울의 한 여관...

어두 컴컴한 복도 끝방에서 박정애 씨는 고등학교 2학년 아들과 1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여관을 전전한 지 벌써 7년 째... 돈 벌러 나간 남편으로부터 소식이 끊기면서 시작됐습니다.

아들은 침대 위, 어머니는 바닥에서 잠을 잡니다.

제일 불편한 건 주방이 없다는 겁니다.

<녹취> 박정애(가명) : "(밥 먹을 때는)여기 다 신문지 깔아 놓고 거기 아들 앉고 나 앉고. 된장찌개 한 번 끓이기도 힘들고..."

두 평 남짓한 방의 월세는 40만 원, 이조차 일곱 달치가 밀려 있습니다.

<녹취> 박정애(가명) : "당뇨가 심해서 이는 다 빠지고 왼쪽 다리가 통증이 심해요. 옛날 같이 일도 잘못하고.."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방 세개.

주방은 없고 화장실마저 세 가구가 함께 쓰는 여관입니다.

여기서 윤혜진 씨는 젖먹이 둘을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녹취> 윤혜진(가명) : "(2살 짜리) 큰 애가 너무 활달해서 좁은 집에 갖혀 있는게 그게 제일 미안했거든요."

기초생활수급자로 한달에 120만 원을 받지만 방값 37만 원과 분유값, 기저귀 값을 빼면 남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일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아기 둘 데리고 부업을 하는데...(단추 다는 부업을) 하나 해야 50원."

2011년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비주택 거주 가구에 대한 실태를 처음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를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주거위기' 탈출구가 없다

떠도는 가구들이 기거하는 고시원입니다.

평균 6제곱미터 남짓인데요.

3.3 제곱미터 당 평균 임대료는 7만원선입니다.

이번엔 최고급 아파트의 대명사인 타워팰리스 경우를 볼까요.

전셋값을 월세로 전환해보니 3.3제곱미터 당 5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타워팰리스보다 고시원이 더 비싸다는 얘긴데요.

주거가 열악해질 수록, 비용이 더 많기 때문에 그만큼 '주거위기 탈출'은 어렵게 됩니다.

주머니 사정도 좋지 않습니다.

비주택거주자들은 가구 당 한달 평균 100만원을 버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30만원을 임대료로 쓰고, 나머지로 생활하다보니 저축은 꿈도 못꿉니다.

천만원 안팎의 임대주택 보증금도 모을 수 없습니다.

현정부가 출범직후 국정과제로 '보편주거복지 실현'을 내새운 것도 이런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인데요,

아직 갈길은 멉니다.

25만 비주택 주거가구에 임대주택을 지원하는 사업은 올해 700여채를 지원하는 데 그쳤고, 전세금 대출지원은 4가구 중 한 가구꼴로 신용불량 상태여서 이용이 쉽지 않습니다.

저소득층의 주거위기 해법.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할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녀 둘과 2년간 고시원을 전전했던 45살 강 모씨.

서울시와 민간 후원으로 지난달 작은 집을 얻었습니다.

기존 고시원보다 두배 커진 넓입니다.

<녹취> 강○○ : "생각지도 못했던 집의 소중함, 보금자리라는 것은 얼마나 정신적으로 큰 위안이 되는지..."

강 씨의 새집은 주택법에 규정된 최소 주거기준의 절반도 안됩니다.

하지만 새출발을 꿈꾸기에 충분합니다.

영국은 1인당 5제곱미터를 최소 주거기준으로 정한 반면, 우리나라는 1인가구 14제곱미터로, 3배 가까이 넓습니다.

비현실적 기준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녹취> 김수현(세종대 교수)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지양해야 될 주거에 목표, 가치, 주거비 부담 같은 것도 생각을 해야겠죠."

최근 급격히 오른 전월세값 탓에 높아진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시급합니다.

전문가들은 국토부와 복지부로 나눠진 주거 복지정책을 일원화하고, 임대주택 수만 늘릴 게 아니라, 취약계층에 제대로 공급되고 있는지도 함께 점검할 때라고 말합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 [이슈&뉴스] ‘떠도는 가족’ 25만 명…‘주거 복지’ 강화해야
    • 입력 2013-12-06 21:31:28
    • 수정2013-12-09 16:38:05
    뉴스 9
<앵커 멘트>

<녹취> 영화 ‘갑을고시원 체류기’

고시원 쪽방을 무대로 한 단편영화입니다.

고시원에 고시생이 살지 않는 현실을 그린 소설이 원작인데요.

이게 소설 속 얘기만은 아닙니다.

취재진이 정부 비공개 실태조사 결과를 확인해보니, 고시원과 여관, 쪽방 등 주택이 아닌 곳에 사는 이른바 비주택 거주 가구는 전국 25만 명이 넘습니다.

이보다 적은 수지만 2010년 통계청 조사에서도, 5년새 배 이상 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장기불황에 전월세난까지 겹치면서, 떠도는 가족들이 더 늘 것으로 우려되는데요.

먼저, 이철호 기자가 마땅한 거처 없이 여관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여관 전전하는 가족들..

서울의 한 여관...

어두 컴컴한 복도 끝방에서 박정애 씨는 고등학교 2학년 아들과 1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여관을 전전한 지 벌써 7년 째... 돈 벌러 나간 남편으로부터 소식이 끊기면서 시작됐습니다.

아들은 침대 위, 어머니는 바닥에서 잠을 잡니다.

제일 불편한 건 주방이 없다는 겁니다.

<녹취> 박정애(가명) : "(밥 먹을 때는)여기 다 신문지 깔아 놓고 거기 아들 앉고 나 앉고. 된장찌개 한 번 끓이기도 힘들고..."

두 평 남짓한 방의 월세는 40만 원, 이조차 일곱 달치가 밀려 있습니다.

<녹취> 박정애(가명) : "당뇨가 심해서 이는 다 빠지고 왼쪽 다리가 통증이 심해요. 옛날 같이 일도 잘못하고.."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방 세개.

주방은 없고 화장실마저 세 가구가 함께 쓰는 여관입니다.

여기서 윤혜진 씨는 젖먹이 둘을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녹취> 윤혜진(가명) : "(2살 짜리) 큰 애가 너무 활달해서 좁은 집에 갖혀 있는게 그게 제일 미안했거든요."

기초생활수급자로 한달에 120만 원을 받지만 방값 37만 원과 분유값, 기저귀 값을 빼면 남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일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아기 둘 데리고 부업을 하는데...(단추 다는 부업을) 하나 해야 50원."

2011년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비주택 거주 가구에 대한 실태를 처음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를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주거위기' 탈출구가 없다

떠도는 가구들이 기거하는 고시원입니다.

평균 6제곱미터 남짓인데요.

3.3 제곱미터 당 평균 임대료는 7만원선입니다.

이번엔 최고급 아파트의 대명사인 타워팰리스 경우를 볼까요.

전셋값을 월세로 전환해보니 3.3제곱미터 당 5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타워팰리스보다 고시원이 더 비싸다는 얘긴데요.

주거가 열악해질 수록, 비용이 더 많기 때문에 그만큼 '주거위기 탈출'은 어렵게 됩니다.

주머니 사정도 좋지 않습니다.

비주택거주자들은 가구 당 한달 평균 100만원을 버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30만원을 임대료로 쓰고, 나머지로 생활하다보니 저축은 꿈도 못꿉니다.

천만원 안팎의 임대주택 보증금도 모을 수 없습니다.

현정부가 출범직후 국정과제로 '보편주거복지 실현'을 내새운 것도 이런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인데요,

아직 갈길은 멉니다.

25만 비주택 주거가구에 임대주택을 지원하는 사업은 올해 700여채를 지원하는 데 그쳤고, 전세금 대출지원은 4가구 중 한 가구꼴로 신용불량 상태여서 이용이 쉽지 않습니다.

저소득층의 주거위기 해법.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할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녀 둘과 2년간 고시원을 전전했던 45살 강 모씨.

서울시와 민간 후원으로 지난달 작은 집을 얻었습니다.

기존 고시원보다 두배 커진 넓입니다.

<녹취> 강○○ : "생각지도 못했던 집의 소중함, 보금자리라는 것은 얼마나 정신적으로 큰 위안이 되는지..."

강 씨의 새집은 주택법에 규정된 최소 주거기준의 절반도 안됩니다.

하지만 새출발을 꿈꾸기에 충분합니다.

영국은 1인당 5제곱미터를 최소 주거기준으로 정한 반면, 우리나라는 1인가구 14제곱미터로, 3배 가까이 넓습니다.

비현실적 기준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녹취> 김수현(세종대 교수)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지양해야 될 주거에 목표, 가치, 주거비 부담 같은 것도 생각을 해야겠죠."

최근 급격히 오른 전월세값 탓에 높아진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시급합니다.

전문가들은 국토부와 복지부로 나눠진 주거 복지정책을 일원화하고, 임대주택 수만 늘릴 게 아니라, 취약계층에 제대로 공급되고 있는지도 함께 점검할 때라고 말합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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