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안고 여관 전전…‘떠도는 가족들’

입력 2013.12.06 (23:42) 수정 2013.12.07 (13: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비주택 거주 가구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여관이나 고시원처럼 말 그대로 집이 아닌 곳에서 살고 있는 가정을 말하는데요.

정부의 비공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가정이 전국적으로 25만 가구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철호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여관...

어두 컴컴한 복도 끝방에서 박정애 씨는 고등학교 2학년 아들과 1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여관을 전전한 지 벌써 7년 째... 돈 벌러 나간 남편으로부터 소식이 끊기면서 시작됐습니다.

아들은 침대 위, 어머니는 바닥에서 잠을 잡니다.

제일 불편한 건 주방이 없다는 겁니다.

<녹취> 박정애(가명) : " (밥 먹을 때는)여기 다 신문지 깔아 놓고 거기 아들 앉고 나 앉고. 된장찌개 한 번 끓이기도 힘들고."

두 평 남짓한 방의 월세는 40만 원, 이조차 일곱 달치가 밀려 있습니다.

<녹취> 박정애(가명) : "당뇨가 심해서 이는 다 빠지고 왼쪽 다리가 통증이 심해요. 옛날 같이 일도 잘못하고.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방 세개.

주방은 없고 화장실마저 세 가구가 함께 쓰는 여관입니다.

여기서 윤혜진 씨는 젖먹이 둘을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녹취> 윤혜진(가명) : "(2살 짜리) 큰 애가 너무 활달해서 좁은 집에 갖혀 있는게 그게 제일 미안했거든요."

기초생활수급자로 한달에 120만 원을 받지만 방값 37만 원과 분유값, 기저귀 값을 빼면 남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일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아기 둘 데리고 부업을 하는데...(단추 다는 부업을) 하나 해야 50원."

2011년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비주택 거주 가구에 대한 실태를 처음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를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아기 안고 여관 전전…‘떠도는 가족들’
    • 입력 2013-12-07 11:42:11
    • 수정2013-12-07 13:34:31
    뉴스라인 W
<앵커 멘트>

비주택 거주 가구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여관이나 고시원처럼 말 그대로 집이 아닌 곳에서 살고 있는 가정을 말하는데요.

정부의 비공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가정이 전국적으로 25만 가구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철호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여관...

어두 컴컴한 복도 끝방에서 박정애 씨는 고등학교 2학년 아들과 1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여관을 전전한 지 벌써 7년 째... 돈 벌러 나간 남편으로부터 소식이 끊기면서 시작됐습니다.

아들은 침대 위, 어머니는 바닥에서 잠을 잡니다.

제일 불편한 건 주방이 없다는 겁니다.

<녹취> 박정애(가명) : " (밥 먹을 때는)여기 다 신문지 깔아 놓고 거기 아들 앉고 나 앉고. 된장찌개 한 번 끓이기도 힘들고."

두 평 남짓한 방의 월세는 40만 원, 이조차 일곱 달치가 밀려 있습니다.

<녹취> 박정애(가명) : "당뇨가 심해서 이는 다 빠지고 왼쪽 다리가 통증이 심해요. 옛날 같이 일도 잘못하고.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방 세개.

주방은 없고 화장실마저 세 가구가 함께 쓰는 여관입니다.

여기서 윤혜진 씨는 젖먹이 둘을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녹취> 윤혜진(가명) : "(2살 짜리) 큰 애가 너무 활달해서 좁은 집에 갖혀 있는게 그게 제일 미안했거든요."

기초생활수급자로 한달에 120만 원을 받지만 방값 37만 원과 분유값, 기저귀 값을 빼면 남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일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아기 둘 데리고 부업을 하는데...(단추 다는 부업을) 하나 해야 50원."

2011년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비주택 거주 가구에 대한 실태를 처음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를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