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 北 ‘장성택 실각’ 배경과 이유는?

입력 2013.12.09 (23:34) 수정 2013.12.1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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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2인자 장성택의 숙청은 실각설이 제기된 뒤 6일만에 북한 발표로 공식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장성택의 제거를 그것도 자세한 이유까지 설명하면서 대 내외에 공표한 배경을 정치부 김종수 기자와 심층 분석해 봅니다.

<질문> 북한의 공식 발표는 이례적으로 신속하고 강도도 높았습니다. 발표 과정과 특징을 설명해주시죠.

<답변>

장성택의 해임사실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자리에서 발표됐습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회의를 직접 주재했고 북한 고위층이 대부분 참석한 자리였습니다.

반국가적 혐의뿐 아니라, 개인적 비리까지 장성택에게 부여된 죄상을 일일이 열거했습니다.

이에 따라 장성택은 모든 직무에서 해임됐고, 당에서 출당되는 정치국 결정서가 채택됐습니다.

장성택 숙청과 관련한 북한의 공식 발표는 지난 3일 국정원이 장성택 실각설을 국회에 보고한 지 일주일도 안돼 나온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 리영호 총참모장을 숙청하면서, 신병관계라고 짧게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습니다.

<질문> 북한이 체포 장면까지 공개하며 대내외에 알린 노림수는 뭘까요?

<답변>

네, '공포정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회의 참석자들은 당연히 장성택 부위원장이 끌려가는 모습을 현장에서 생생히 지켜봤고, 이 모습은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도 공개됐습니다.

당,정,군의 핵심 뿌리였던 장성택을 공개 숙청해 비참한 말로를 보여줌으로써 북한 전역에 '공포감'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질문> 북한 매체는 장성택의 혐의를 조목조목 열거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문제삼았나요?

<답변>

네, 화면으로 보면서 설명드리자면, 북한 당국은 장성택의 핵심 죄명은 '종파적 행위'라며 이른바 '양봉음위'했다고 밝혔습니다.

풀어보면 '앞에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는다'는 뜻인데 한마디로 '반역죄'를 저질렀다는 겁니다.

또 다른 혐의는 '반혁명, 반인민적 범죄'입니다.

정치적 야심을 품고 아첨꾼들을 주요 부서 간부에 임명해 자기 세력을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공공연히 최고사령관 명령에 불복해 인민생활 향상 등 국가 주요 사업에 지장을 줬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매국' 혐의도 있습니다.

주요 경제기관들을 장악해 재정을 혼란에 빠뜨리고 귀중한 자원을 해외에 헐값에 팔아넘겼다는 겁니다.

'부정부패'혐의는 아주 구체적입니다.

자본주의 생활양식에 물들어 여러 여성과 부당한 관계를 가졌다, 고급식당에서 술판과 먹자판을 벌였다, 또 마약을 복용했고, 외국 도박장에서 외화를 탕진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질문> 지금도 숙청작업이 진행중인가요? 핵심 권력체제 어떻게 개편될 것 같나요?

<답변>

네, 지금 북한에선 장성택 세력 가운데 이미 알려진 2명 외에 7명을 추가 처형했다는 설이 나올 정도로 숙청의 바람이 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이 공개한 해임 결정서에서 장성택과 추종자들 또는 장성택 일당이란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북한 매체의 보도내용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장성택을 제거하고 그 일당을 숙청함으로써 당안에 새로 싹트는 위험천만한 분파적 행동에 결정적 타격을 안기었다."

북한 당국이 장성택 일당 전체의 처벌을 발표한 만큼 앞으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예상됩니다.

<질문> 사안이 워낙 크다보니, 망명설 총격전설 등 여러 설이 나오고 있는데 추가로 확인된 게 있나요?

<답변>

네, 북한 당국이 장성택 조사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9월, 비자금을 관리하던 장성택 측근이 중국에서 망명을 신청했다고 대북 소식통이 말했습니다.

장성택이 관리하던 무역회사 관계자가 중국에서 자취를 감췄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전문가의 분석을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장성택의 실각 이후 북한 파워 엘리트간의 역학관계변화를 김정은이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정권 불안정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보위부가 지난달 평양에서 장성택 관할 회사를 접수하는 과정에서 총격전을 벌여 1명이 사망했다는 설도 제기됐습니다.

장성택 실각이 공식 발표되면서 벌써 처형설이 나오는 등 소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질문> 장성택의 숙청을 부인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가 지켜봤을 텐데 김경희는 남편의 숙청을 받아들인 건가요?

<답변>

네,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입니다.

하지만, 워낙 중한 죄목들이 열거돼 남편을 보호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장성택의 여자문제까지 거론한 것은 김경희와 관계를 단절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장성택의 숙청이 김정은 1인 체제 강화와 관련이 있는 만큼 김경희의 영향력은 향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질문> 1인 독재는 잔인한 숙청을 항상 동반하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걸친 숙청사를 정리해 주시죠.

<답변>

네, 정권마다 대규모 숙청이 되풀이돼 왔습니다.

6.25 전쟁 막바지 부수상 출신 허가이를 숙청한 김일성은 라이벌이자 남로당 1인자인 박헌영도 미국 간첩으로 몰아 숙청합니다.

김일성 권력강화에 반대한다는 죄상을 들어 항일무장투쟁 동지들도 제거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후계자 자리를 굳힌 1970년대, 경쟁관계에 있던 작은아버지 김영주를 숙청합니다.

김일성의 3년 상이 끝난 1997년에는 대대적 검열을 단행해 당간부와 가족 등 2만 5천 여명을 숙청하기도 했습니다.

3대째 김정은 시대에도 숙청이 되풀이됩니다.

아버지 김정일의 관을 운구했던 권력 실세 7명 가운데 장성택을 포함해 5명이 숙청됐습니다.

이번 숙청 역시 새 지도자에 대한 권위를 부여하고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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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이슈] 北 ‘장성택 실각’ 배경과 이유는?
    • 입력 2013-12-10 07:02:15
    • 수정2013-12-10 07: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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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2인자 장성택의 숙청은 실각설이 제기된 뒤 6일만에 북한 발표로 공식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장성택의 제거를 그것도 자세한 이유까지 설명하면서 대 내외에 공표한 배경을 정치부 김종수 기자와 심층 분석해 봅니다.

<질문> 북한의 공식 발표는 이례적으로 신속하고 강도도 높았습니다. 발표 과정과 특징을 설명해주시죠.

<답변>

장성택의 해임사실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자리에서 발표됐습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회의를 직접 주재했고 북한 고위층이 대부분 참석한 자리였습니다.

반국가적 혐의뿐 아니라, 개인적 비리까지 장성택에게 부여된 죄상을 일일이 열거했습니다.

이에 따라 장성택은 모든 직무에서 해임됐고, 당에서 출당되는 정치국 결정서가 채택됐습니다.

장성택 숙청과 관련한 북한의 공식 발표는 지난 3일 국정원이 장성택 실각설을 국회에 보고한 지 일주일도 안돼 나온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 리영호 총참모장을 숙청하면서, 신병관계라고 짧게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습니다.

<질문> 북한이 체포 장면까지 공개하며 대내외에 알린 노림수는 뭘까요?

<답변>

네, '공포정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회의 참석자들은 당연히 장성택 부위원장이 끌려가는 모습을 현장에서 생생히 지켜봤고, 이 모습은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도 공개됐습니다.

당,정,군의 핵심 뿌리였던 장성택을 공개 숙청해 비참한 말로를 보여줌으로써 북한 전역에 '공포감'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질문> 북한 매체는 장성택의 혐의를 조목조목 열거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문제삼았나요?

<답변>

네, 화면으로 보면서 설명드리자면, 북한 당국은 장성택의 핵심 죄명은 '종파적 행위'라며 이른바 '양봉음위'했다고 밝혔습니다.

풀어보면 '앞에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는다'는 뜻인데 한마디로 '반역죄'를 저질렀다는 겁니다.

또 다른 혐의는 '반혁명, 반인민적 범죄'입니다.

정치적 야심을 품고 아첨꾼들을 주요 부서 간부에 임명해 자기 세력을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공공연히 최고사령관 명령에 불복해 인민생활 향상 등 국가 주요 사업에 지장을 줬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매국' 혐의도 있습니다.

주요 경제기관들을 장악해 재정을 혼란에 빠뜨리고 귀중한 자원을 해외에 헐값에 팔아넘겼다는 겁니다.

'부정부패'혐의는 아주 구체적입니다.

자본주의 생활양식에 물들어 여러 여성과 부당한 관계를 가졌다, 고급식당에서 술판과 먹자판을 벌였다, 또 마약을 복용했고, 외국 도박장에서 외화를 탕진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질문> 지금도 숙청작업이 진행중인가요? 핵심 권력체제 어떻게 개편될 것 같나요?

<답변>

네, 지금 북한에선 장성택 세력 가운데 이미 알려진 2명 외에 7명을 추가 처형했다는 설이 나올 정도로 숙청의 바람이 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이 공개한 해임 결정서에서 장성택과 추종자들 또는 장성택 일당이란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북한 매체의 보도내용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장성택을 제거하고 그 일당을 숙청함으로써 당안에 새로 싹트는 위험천만한 분파적 행동에 결정적 타격을 안기었다."

북한 당국이 장성택 일당 전체의 처벌을 발표한 만큼 앞으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예상됩니다.

<질문> 사안이 워낙 크다보니, 망명설 총격전설 등 여러 설이 나오고 있는데 추가로 확인된 게 있나요?

<답변>

네, 북한 당국이 장성택 조사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9월, 비자금을 관리하던 장성택 측근이 중국에서 망명을 신청했다고 대북 소식통이 말했습니다.

장성택이 관리하던 무역회사 관계자가 중국에서 자취를 감췄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전문가의 분석을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장성택의 실각 이후 북한 파워 엘리트간의 역학관계변화를 김정은이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정권 불안정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보위부가 지난달 평양에서 장성택 관할 회사를 접수하는 과정에서 총격전을 벌여 1명이 사망했다는 설도 제기됐습니다.

장성택 실각이 공식 발표되면서 벌써 처형설이 나오는 등 소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질문> 장성택의 숙청을 부인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가 지켜봤을 텐데 김경희는 남편의 숙청을 받아들인 건가요?

<답변>

네,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입니다.

하지만, 워낙 중한 죄목들이 열거돼 남편을 보호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장성택의 여자문제까지 거론한 것은 김경희와 관계를 단절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장성택의 숙청이 김정은 1인 체제 강화와 관련이 있는 만큼 김경희의 영향력은 향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질문> 1인 독재는 잔인한 숙청을 항상 동반하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걸친 숙청사를 정리해 주시죠.

<답변>

네, 정권마다 대규모 숙청이 되풀이돼 왔습니다.

6.25 전쟁 막바지 부수상 출신 허가이를 숙청한 김일성은 라이벌이자 남로당 1인자인 박헌영도 미국 간첩으로 몰아 숙청합니다.

김일성 권력강화에 반대한다는 죄상을 들어 항일무장투쟁 동지들도 제거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후계자 자리를 굳힌 1970년대, 경쟁관계에 있던 작은아버지 김영주를 숙청합니다.

김일성의 3년 상이 끝난 1997년에는 대대적 검열을 단행해 당간부와 가족 등 2만 5천 여명을 숙청하기도 했습니다.

3대째 김정은 시대에도 숙청이 되풀이됩니다.

아버지 김정일의 관을 운구했던 권력 실세 7명 가운데 장성택을 포함해 5명이 숙청됐습니다.

이번 숙청 역시 새 지도자에 대한 권위를 부여하고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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