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철학자 슬라보이 지제크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추모식 때 벌어진 '가짜 수화' 소동에 대해 나름의 해석을 내놨다.
지제크는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소동을 언급하며 "수화 통역에 관한 진실을 대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중 가운데 수화 통역이 정말 필요한 청각장애인이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며 "수화 통역사의 존재 이유는 수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비장애인)들을 기분 좋게 하려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10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만델라 추모식에서 탐상가 잔티(34)가 수화 통역사로 나섰으나 그의 손짓이 청각장애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무의미한 손짓이었음이 드러나면서 '가짜 수화' 논란이 일었다.
지제크는 "잘 들을 수 있는 우리는 그의 손짓을 이해할 수 없음에도 손짓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즉 수화 통역사를 보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잘 보살피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990년 모국 슬로베니아에서 첫 자유 총선거가 실시됐을 당시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좌파 정당 정치인들이 TV 방송에서 연설하면서 수화 통역사를 뒀는데, 이 역시 청각장애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소외자와 장애인들을 대변한다는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가짜 수화 소동은 또한 만델라 추모식 전체의 '난센스'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제크는 주장했다.
그는 "(추모식에 참석한) 세계 각국 정상들의 거짓눈물은 진정한 의미가 없는 자기만족용 행위였다"며 "잔티가 이 눈물이 가진 진짜 의미, 즉 난센스를 (가짜 수화를 통해) 통역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제크는 "세계 정상들은 가난한 남아공 흑인들이 정치 세력화됐을 때 폭발할 수 있는 위기가 훗날로 미뤄졌다는 사실을 기념한 것"이라며 "잔티는 가짜 통역을 통해 추모식 전체의 가식성을 감지할 수 있게 해줬다"고 일침을 가했다.
지제크는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소동을 언급하며 "수화 통역에 관한 진실을 대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중 가운데 수화 통역이 정말 필요한 청각장애인이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며 "수화 통역사의 존재 이유는 수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비장애인)들을 기분 좋게 하려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10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만델라 추모식에서 탐상가 잔티(34)가 수화 통역사로 나섰으나 그의 손짓이 청각장애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무의미한 손짓이었음이 드러나면서 '가짜 수화' 논란이 일었다.
지제크는 "잘 들을 수 있는 우리는 그의 손짓을 이해할 수 없음에도 손짓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즉 수화 통역사를 보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잘 보살피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990년 모국 슬로베니아에서 첫 자유 총선거가 실시됐을 당시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좌파 정당 정치인들이 TV 방송에서 연설하면서 수화 통역사를 뒀는데, 이 역시 청각장애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소외자와 장애인들을 대변한다는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가짜 수화 소동은 또한 만델라 추모식 전체의 '난센스'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제크는 주장했다.
그는 "(추모식에 참석한) 세계 각국 정상들의 거짓눈물은 진정한 의미가 없는 자기만족용 행위였다"며 "잔티가 이 눈물이 가진 진짜 의미, 즉 난센스를 (가짜 수화를 통해) 통역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제크는 "세계 정상들은 가난한 남아공 흑인들이 정치 세력화됐을 때 폭발할 수 있는 위기가 훗날로 미뤄졌다는 사실을 기념한 것"이라며 "잔티는 가짜 통역을 통해 추모식 전체의 가식성을 감지할 수 있게 해줬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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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자 지제크, 남아공 가짜수화 소동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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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12-17 16:30:43
슬로베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철학자 슬라보이 지제크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추모식 때 벌어진 '가짜 수화' 소동에 대해 나름의 해석을 내놨다.
지제크는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소동을 언급하며 "수화 통역에 관한 진실을 대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중 가운데 수화 통역이 정말 필요한 청각장애인이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며 "수화 통역사의 존재 이유는 수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비장애인)들을 기분 좋게 하려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10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만델라 추모식에서 탐상가 잔티(34)가 수화 통역사로 나섰으나 그의 손짓이 청각장애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무의미한 손짓이었음이 드러나면서 '가짜 수화' 논란이 일었다.
지제크는 "잘 들을 수 있는 우리는 그의 손짓을 이해할 수 없음에도 손짓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즉 수화 통역사를 보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잘 보살피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990년 모국 슬로베니아에서 첫 자유 총선거가 실시됐을 당시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좌파 정당 정치인들이 TV 방송에서 연설하면서 수화 통역사를 뒀는데, 이 역시 청각장애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소외자와 장애인들을 대변한다는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가짜 수화 소동은 또한 만델라 추모식 전체의 '난센스'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제크는 주장했다.
그는 "(추모식에 참석한) 세계 각국 정상들의 거짓눈물은 진정한 의미가 없는 자기만족용 행위였다"며 "잔티가 이 눈물이 가진 진짜 의미, 즉 난센스를 (가짜 수화를 통해) 통역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제크는 "세계 정상들은 가난한 남아공 흑인들이 정치 세력화됐을 때 폭발할 수 있는 위기가 훗날로 미뤄졌다는 사실을 기념한 것"이라며 "잔티는 가짜 통역을 통해 추모식 전체의 가식성을 감지할 수 있게 해줬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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