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한진해운, 구조조정으로 위기 벗어나나

입력 2013.12.19 (19:04) 수정 2013.12.1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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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운송업과 해상운송업의 대표 주자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부채 비율이 급증해 3분기 기준 각각 800%와 900%를 웃돈다.

같은 한진그룹 계열로 위기에 몰린 이들 두 회사가 19일 알짜 자산을 팔아 부채비율을 대폭 낮추고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해 귀추가 주목된다.

최은영 회장이 이끄는 한진해운은 한진그룹 우산 아래서 독립경영을 하다 장기간의 해운시황 악화로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지난 10월 시숙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도움을 청해 1천500억원을 긴급 수혈했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에 자금을 지원하기는 했지만 치솟은 부채비율로 채권단에서 강한 압력을 받아 궁지에 몰린 처지였다. 이 때문에 한진해운 지원 이후 대한항공의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두 회사는 나란히 경영계획을 공시하고 함께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국제회의장은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지원에 대해) 시장에서 불안해하니 이를 없애고자 같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 한진해운에 1천억원을 추가로 빌려주고 내년 4∼5월께 4천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을 밝혔다.

한진해운의 최대 주주는 지분 37%를 보유한 한진해운홀딩스지만 유상증자 이후에는 대한항공이 최대 주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두 회사가 내놓은 계획의 핵심은 자산 매각이다.

대한항공은 에쓰오일 지분 3천만주를 2조2천억원에 매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매각 대금의 절반을 차입금 상환에 써도 1조1천억원의 현금이 들어오게 된다.

에쓰오일은 주가가 계속 오르고 지분 인수 후 7년간 배당금을 7천억원이나 챙겨 대한항공으로서는 내놓기 아까운 자산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채권단에서 확실한 자구계획을 마련해 부채비율을 떨어뜨리라고 압박하니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항공기와 부동산도 팔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3조5천억원을 확보한다.

대한항공은 항공기의 소유권을 넘기고 빌려서 쓰는 '세일 앤드 리스백'을 고려하다 채권단의 요구로 완전 매각으로 방향을 돌렸다.

홍기택 산업은행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대한항공에 항공기를 매각하는 등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대한항공이 야심차게 호텔 건설을 추진하는 경복궁 인근 부지는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2년 뒤 현재의 절반 수준인 430%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한진해운이 지난해부터 추진한 영구채 발행은 진전이 전혀 없지만 대신 3천억원의 신디케이트론과 대한항공의 추가 지원, 터미널 등 자산 매각, 유상증자 등으로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자구계획으로 마련할 1조5천305억원에 금융단 지원을 합해 1조9천745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부채비율을 상당히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영업수지 개선 계획에서 밝혔듯이 해운업황이 좋아지지 않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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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한진해운, 구조조정으로 위기 벗어나나
    • 입력 2013-12-19 19:04:54
    • 수정2013-12-19 22:02:22
    연합뉴스
국내 항공운송업과 해상운송업의 대표 주자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부채 비율이 급증해 3분기 기준 각각 800%와 900%를 웃돈다.

같은 한진그룹 계열로 위기에 몰린 이들 두 회사가 19일 알짜 자산을 팔아 부채비율을 대폭 낮추고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해 귀추가 주목된다.

최은영 회장이 이끄는 한진해운은 한진그룹 우산 아래서 독립경영을 하다 장기간의 해운시황 악화로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지난 10월 시숙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도움을 청해 1천500억원을 긴급 수혈했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에 자금을 지원하기는 했지만 치솟은 부채비율로 채권단에서 강한 압력을 받아 궁지에 몰린 처지였다. 이 때문에 한진해운 지원 이후 대한항공의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두 회사는 나란히 경영계획을 공시하고 함께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국제회의장은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지원에 대해) 시장에서 불안해하니 이를 없애고자 같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 한진해운에 1천억원을 추가로 빌려주고 내년 4∼5월께 4천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을 밝혔다.

한진해운의 최대 주주는 지분 37%를 보유한 한진해운홀딩스지만 유상증자 이후에는 대한항공이 최대 주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두 회사가 내놓은 계획의 핵심은 자산 매각이다.

대한항공은 에쓰오일 지분 3천만주를 2조2천억원에 매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매각 대금의 절반을 차입금 상환에 써도 1조1천억원의 현금이 들어오게 된다.

에쓰오일은 주가가 계속 오르고 지분 인수 후 7년간 배당금을 7천억원이나 챙겨 대한항공으로서는 내놓기 아까운 자산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채권단에서 확실한 자구계획을 마련해 부채비율을 떨어뜨리라고 압박하니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항공기와 부동산도 팔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3조5천억원을 확보한다.

대한항공은 항공기의 소유권을 넘기고 빌려서 쓰는 '세일 앤드 리스백'을 고려하다 채권단의 요구로 완전 매각으로 방향을 돌렸다.

홍기택 산업은행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대한항공에 항공기를 매각하는 등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대한항공이 야심차게 호텔 건설을 추진하는 경복궁 인근 부지는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2년 뒤 현재의 절반 수준인 430%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한진해운이 지난해부터 추진한 영구채 발행은 진전이 전혀 없지만 대신 3천억원의 신디케이트론과 대한항공의 추가 지원, 터미널 등 자산 매각, 유상증자 등으로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자구계획으로 마련할 1조5천305억원에 금융단 지원을 합해 1조9천745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부채비율을 상당히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영업수지 개선 계획에서 밝혔듯이 해운업황이 좋아지지 않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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