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환 성남 감독 “이번에도 ‘벌떼축구’”

입력 2013.12.23 (13:39) 수정 2013.12.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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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벌떼축구를 하겠다."

'승부사' 박종환(75) 감독이 성남시민축구단 초대 감독으로 7년 만에 축구계로 복귀했다.

박 감독은 23일 오전 성남시청에서 임명장을 받고 취재진과 만나 "공백 기간 공부를 많이 했다"면서 "과거보다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감독은 1983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현 FIFA U-20 월드컵)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의 사상 첫 4강 진출 신화를 썼다. 성남 일화를 이끌고 1993년부터 K리그 3연패를 이루기도 했다.

선수들에게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요구하고 스피드와 조직력을 앞세우는 그의 축구 스타일에는 '벌떼 축구'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가 일군 성과만 놓고 보면 이름 앞에 붙는 '명장'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지만 오랜 기간 축구계를 떠나 있었다는 점 때문에 팬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의 축구 철학이 과연 매년 빠른 속도로 진화해온 현대 축구에서 통할지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그러나 박 감독이 제시한 성남의 청사진은 7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이 하는 스포츠"라면서 "상대보다 한 발짝 더 뛰고 90분 내내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체력을 키우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7년간 규칙이 바뀐 게 없다. 축구는 변하지 않는다"면서 "이번에도 벌떼 축구를 계속하겠다"고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멕시코 4강 신화는 당시로서는 대단한 성과였지만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경험한 젊은 축구팬들에게는 마음으로 와 닿지 않는 '역사'일 수 있다.

게다가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상징되는 그의 지도 스타일도 젊은 팬들과 신세대 축구선수들에게는 불통과 독선으로 비춰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박 감독은 이에 대해 "세상이 바뀌었다. 지금은 선수에게 손을 댄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나이 차이가 많아지니까 선수들이 더 사랑스럽고 귀엽게 보인다. 가까이 다가서서 소통하는 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자리를 비운 동안 프로축구계에는 '젊은 사령탑 대세론'이 힘을 얻었다. 그가 대표팀에서 지도한 황선홍(45)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고 올해 '더블'을 일궜고 최용수(40) 감독은 FC서울을 지난해 K리그 챔피언 자리로 이끌었다.

K리그 역대 최고령 감독이 된 박 감독은 "선수단에 큰 변화 없이도 팀을 상위권에 올려놓을 수 있다"며 후배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또 "프로축구 30년간 선수들의 수준이 굉장히 많이 올라갔지만, 젊은 지도자들이 선수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를 매끄럽게 풀어가지 못하는 팀이 많다. 감독과 코치가 너무 어려서 경험이 부족한 탓"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공격적이고 (공·수를 나누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로 경기에 임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온다. K리그에 모범이 되는 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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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환 성남 감독 “이번에도 ‘벌떼축구’”
    • 입력 2013-12-23 13:39:28
    • 수정2013-12-23 16:53:56
    연합뉴스
"이번에도 벌떼축구를 하겠다."

'승부사' 박종환(75) 감독이 성남시민축구단 초대 감독으로 7년 만에 축구계로 복귀했다.

박 감독은 23일 오전 성남시청에서 임명장을 받고 취재진과 만나 "공백 기간 공부를 많이 했다"면서 "과거보다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감독은 1983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현 FIFA U-20 월드컵)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의 사상 첫 4강 진출 신화를 썼다. 성남 일화를 이끌고 1993년부터 K리그 3연패를 이루기도 했다.

선수들에게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요구하고 스피드와 조직력을 앞세우는 그의 축구 스타일에는 '벌떼 축구'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가 일군 성과만 놓고 보면 이름 앞에 붙는 '명장'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지만 오랜 기간 축구계를 떠나 있었다는 점 때문에 팬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의 축구 철학이 과연 매년 빠른 속도로 진화해온 현대 축구에서 통할지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그러나 박 감독이 제시한 성남의 청사진은 7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이 하는 스포츠"라면서 "상대보다 한 발짝 더 뛰고 90분 내내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체력을 키우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7년간 규칙이 바뀐 게 없다. 축구는 변하지 않는다"면서 "이번에도 벌떼 축구를 계속하겠다"고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멕시코 4강 신화는 당시로서는 대단한 성과였지만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경험한 젊은 축구팬들에게는 마음으로 와 닿지 않는 '역사'일 수 있다.

게다가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상징되는 그의 지도 스타일도 젊은 팬들과 신세대 축구선수들에게는 불통과 독선으로 비춰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박 감독은 이에 대해 "세상이 바뀌었다. 지금은 선수에게 손을 댄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나이 차이가 많아지니까 선수들이 더 사랑스럽고 귀엽게 보인다. 가까이 다가서서 소통하는 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자리를 비운 동안 프로축구계에는 '젊은 사령탑 대세론'이 힘을 얻었다. 그가 대표팀에서 지도한 황선홍(45)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고 올해 '더블'을 일궜고 최용수(40) 감독은 FC서울을 지난해 K리그 챔피언 자리로 이끌었다.

K리그 역대 최고령 감독이 된 박 감독은 "선수단에 큰 변화 없이도 팀을 상위권에 올려놓을 수 있다"며 후배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또 "프로축구 30년간 선수들의 수준이 굉장히 많이 올라갔지만, 젊은 지도자들이 선수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를 매끄럽게 풀어가지 못하는 팀이 많다. 감독과 코치가 너무 어려서 경험이 부족한 탓"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공격적이고 (공·수를 나누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로 경기에 임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온다. K리그에 모범이 되는 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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