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새 동료 마틴, ‘야구 노예’ 될 뻔?

입력 2013.12.24 (09:35) 수정 2013.12.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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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1억3천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은 '추추 트레인' 추신수(31)의 새 둥지 텍사스 레인저스에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또 한 명의 선수가 있다.

쿠바 망명자인 중견수 레오니스 마틴(25)이 주인공이다.

2011년 텍사스에서 데뷔한 마틴은 올해 연봉으로 475만 달러(약 50억4천만원)을 받아 야시엘 푸이그(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아롤디스 채프먼(신시내티 레즈), 요에니스 세스페데스(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과 비슷한 '쿠바 망명자 성공기'를 썼다.

하지만 마틴이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기까지는 가족을 인질로 잡혀 자칫 '야구 노예'가 될 뻔한, 흔치 않은 사연이 숨어 있다.

AP통신은 지난 22일(한국시간) 마틴을 비롯한 야구선수들을 상대로 인질을 잡아 노예 계약을 강요한 일당이 미국 마이애미에서 기소당했다고 보도했다.

마틴 역시 이들을 상대로 130만 달러 이상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마틴 측과 텍사스 구단은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설명을 거부했지만, 기소 내용을 살펴보면 대략적인 사연을 알 수 있다.

쿠바에서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받으며 대표팀에서 활약하던 마틴은 2010년 여름에 쿠바를 탈출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로 결심한다.

'망명 브로커'에게 접근한 그는 선박을 이용해 쿠바를 떠나 멕시코 칸쿤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육로를 통해 미국에 입성하겠다는 것이 애초 계획이었지만, 이와 달리 마틴의 일행은 두 명의 무장 괴한이 지키는 집에 감금당하고 말았다.

그 중 한 명은 마틴에게 "너는 가치가 많은 녀석이라 가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마틴은 다른 몇 명의 쿠바 선수들과 함께 멕시코 몬테레이의 집단 훈련소로 끌려갔고, 마틴의 가족은 미국 마이애미로 끌려가 5개월 동안 인질로 잡혀 있었다.

멕시코에 남은 마틴은 일당이 소개한 에이전트사와 향후 받을 연봉과 보너스의 30%를 수수료로 주는 계약을 강제로 맺었다.

일반적인 에이전트들이 5% 내외의 수수료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불공정한 계약이다.

마틴 측은 소송을 제기하면서 "인질이 잡혀 있는 처지라 계약서에 사인할 수밖에 없었다"며 강요에 의한 계약인 만큼 무효이며 이미 납부한 135만 달러도 돌려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틴이 계약한 에이전트사는 자사를 '미국에서 뛰고 싶은 아마추어 선수들을 훈련시키는 양성소'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인신매매 집단에 가까웠던 셈이다.

AP통신은 이 에이전트사에 소송과 관련한 입장을 문의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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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신수 새 동료 마틴, ‘야구 노예’ 될 뻔?
    • 입력 2013-12-24 09:35:58
    • 수정2013-12-24 09:37:01
    연합뉴스
7년간 1억3천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은 '추추 트레인' 추신수(31)의 새 둥지 텍사스 레인저스에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또 한 명의 선수가 있다. 쿠바 망명자인 중견수 레오니스 마틴(25)이 주인공이다. 2011년 텍사스에서 데뷔한 마틴은 올해 연봉으로 475만 달러(약 50억4천만원)을 받아 야시엘 푸이그(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아롤디스 채프먼(신시내티 레즈), 요에니스 세스페데스(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과 비슷한 '쿠바 망명자 성공기'를 썼다. 하지만 마틴이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기까지는 가족을 인질로 잡혀 자칫 '야구 노예'가 될 뻔한, 흔치 않은 사연이 숨어 있다. AP통신은 지난 22일(한국시간) 마틴을 비롯한 야구선수들을 상대로 인질을 잡아 노예 계약을 강요한 일당이 미국 마이애미에서 기소당했다고 보도했다. 마틴 역시 이들을 상대로 130만 달러 이상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마틴 측과 텍사스 구단은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설명을 거부했지만, 기소 내용을 살펴보면 대략적인 사연을 알 수 있다. 쿠바에서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받으며 대표팀에서 활약하던 마틴은 2010년 여름에 쿠바를 탈출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로 결심한다. '망명 브로커'에게 접근한 그는 선박을 이용해 쿠바를 떠나 멕시코 칸쿤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육로를 통해 미국에 입성하겠다는 것이 애초 계획이었지만, 이와 달리 마틴의 일행은 두 명의 무장 괴한이 지키는 집에 감금당하고 말았다. 그 중 한 명은 마틴에게 "너는 가치가 많은 녀석이라 가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마틴은 다른 몇 명의 쿠바 선수들과 함께 멕시코 몬테레이의 집단 훈련소로 끌려갔고, 마틴의 가족은 미국 마이애미로 끌려가 5개월 동안 인질로 잡혀 있었다. 멕시코에 남은 마틴은 일당이 소개한 에이전트사와 향후 받을 연봉과 보너스의 30%를 수수료로 주는 계약을 강제로 맺었다. 일반적인 에이전트들이 5% 내외의 수수료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불공정한 계약이다. 마틴 측은 소송을 제기하면서 "인질이 잡혀 있는 처지라 계약서에 사인할 수밖에 없었다"며 강요에 의한 계약인 만큼 무효이며 이미 납부한 135만 달러도 돌려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틴이 계약한 에이전트사는 자사를 '미국에서 뛰고 싶은 아마추어 선수들을 훈련시키는 양성소'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인신매매 집단에 가까웠던 셈이다. AP통신은 이 에이전트사에 소송과 관련한 입장을 문의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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