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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일문일답
입력 2014.01.09 (13:26) 수정 2014.01.09 (13:27) 연합뉴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통화위원회가 1월 기준금리를 2.5% 수준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이 한은에 금리인하를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압력은 생각하기 어렵다"며 부인했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골드만삭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등이 기준금리 인하를 언급했다. 정치권의 금리인하 압력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금통위는 의사결정을 할 때 가능한 모든 사안을 고려하지만, 특정 보고서나 특정 의견에 귀를 기울여 의사결정을 하진 않는다. 금리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다. '압력'은 생각하기 어렵다. 금통위가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 자체가 모든 것을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물가가 낮은 상황에서 금리를 동결한 배경은.

▲지난달 근원물가상승률은 1.9%고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등 정책효과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은 2.2% 정도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몇 달째 2.9% 수준이다. 곧 최저임금도 오르므로 물가가 오를 요인이 있다.

올해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한은 물가안정목표(2.5~3.5%) 안에 들어올 것이다. 국내총생산갭(GDP갭·실제성장과 잠재성장의 차이)이 당분간 마이너스를 유지하겠지만, 폭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본다. 올 연말까진 GDP갭 마이너스가 사라질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연말연시를 1년 전과 견줘보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에 다다르지 않았을까 한다.

--현재 잠재성장률이 몇 퍼센트냐.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론적, 실증적으로 합당한 잠재성장률 수치를 제시하기 어렵다. 과거 계산에 따르면 항상 3%대 후반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구상에서 3년 안에 잠재성장률을 4%로 끌어올린다고 했다. 이를 위해 어떤 정책노력이 필요한가.

▲이는 경제 체질을 개선해 마라톤을 완주하자는 것이지, 100m 달리기를 할 때 최대 스피드를 올리자는 게 아니다. 구조적 생산성을 높인다면 (잠재성장률을 현재의) 3%대 후반보다 올리는 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구조적인 규제개혁, 인적자원 투자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반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

--엔화약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엔화약세는 모든 산업에 일괄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자동차, 철강, 기계류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수출단가를 보면 기계류 산업이 일본에 견줘 15% 정도 열세라서 가격경쟁력이 어렵고, 역으로 일본은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 따라서 미시적으로 취약산업의 문제점을 처리해주는 게 좋다.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면 중앙은행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걸 고려할 수 있다.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높아진다고 예상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낮춘 건 서로 상충하는 것 아닌가.

▲전세계 저(低) 인플레이션은 유류, 원자재, 곡물가격이 낮아서다. 하반기에 물가가 오를지 안 오를지는 그때 가서 봐 달라. 전망치를 2.5%에서 2.3%로 내린 것은 물가에 대한 전망이 낮아져서가 아니라 기술적 요인에 따른 것이다. 지난 4분기 농산물가격이 예상치 못하게 매우 낮았던 기저효과와 최근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에 따른 효과가 작용했다.

물가안정목표제는 3년간 이 범위에서 물가정책을 운용한다는 것이지 매월 모든 물가를 거기에 맞추겠다는 게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으로 장기금리가 오르고 있다. 가계부채에 어떤 영향이 있나.

▲장기금리 상승에는 테이퍼링, 엔화약세,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 등 여러 요인이 있다.

가계부채는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채무상환비율(DSR)이 0.6%포인트 오른다는 분석이 있다. 금리 상승 시 저소득층과 과다채무계층의 부채상환부담이 커질 것이다. 소득 하위계층이 받을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이 계층의 소득이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보다 더 많이 오르도록 정책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기는 긍정적으로 전환할까.

▲오늘 아침 미 연준이 테이퍼링을 결정할 당시 의사록이 발표됐다. 미국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보고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3주 후 새로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 테이퍼링은 미국 경제의 회복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추세적으론 한국에 유리한 것이지 불리하지 않다.

--지난 1년간 한은과 정부의 정책공조 면에서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제 스스로 점수를 매기는 건 적절치 않다. 먼 훗날 사회가 평가할 것이다. 한은법 제1조에는 한은이 통화신용정책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돼 있다. 마치 중앙은행이 국민경제 발전과 유리된 정책을 취한다고 보면 안 된다. 정책공조면에서 한은과 정부는 목적은 갖지만 수단이 다르다. 나라의 방향이 정해지면 각자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사전에 협의하고 정보를 공유할 것이다.

--한은의 독립성과 정부와의 정책공조 중 어느 쪽에 더 높은 점수를 주나.

▲독립성과 정책공조가 상충한다고 보지 않는다. 중앙은행의 책무는 중앙은행 스스로 정하는 게 아니라 국가가 정해주는 것이다. 한은의 (설립) 목적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통화운용정책의 독립성(operational independence)을 유지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일문일답
    • 입력 2014-01-09 13:26:46
    • 수정2014-01-09 13:27:40
    연합뉴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통화위원회가 1월 기준금리를 2.5% 수준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이 한은에 금리인하를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압력은 생각하기 어렵다"며 부인했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골드만삭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등이 기준금리 인하를 언급했다. 정치권의 금리인하 압력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금통위는 의사결정을 할 때 가능한 모든 사안을 고려하지만, 특정 보고서나 특정 의견에 귀를 기울여 의사결정을 하진 않는다. 금리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다. '압력'은 생각하기 어렵다. 금통위가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 자체가 모든 것을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물가가 낮은 상황에서 금리를 동결한 배경은.

▲지난달 근원물가상승률은 1.9%고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등 정책효과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은 2.2% 정도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몇 달째 2.9% 수준이다. 곧 최저임금도 오르므로 물가가 오를 요인이 있다.

올해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한은 물가안정목표(2.5~3.5%) 안에 들어올 것이다. 국내총생산갭(GDP갭·실제성장과 잠재성장의 차이)이 당분간 마이너스를 유지하겠지만, 폭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본다. 올 연말까진 GDP갭 마이너스가 사라질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연말연시를 1년 전과 견줘보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에 다다르지 않았을까 한다.

--현재 잠재성장률이 몇 퍼센트냐.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론적, 실증적으로 합당한 잠재성장률 수치를 제시하기 어렵다. 과거 계산에 따르면 항상 3%대 후반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구상에서 3년 안에 잠재성장률을 4%로 끌어올린다고 했다. 이를 위해 어떤 정책노력이 필요한가.

▲이는 경제 체질을 개선해 마라톤을 완주하자는 것이지, 100m 달리기를 할 때 최대 스피드를 올리자는 게 아니다. 구조적 생산성을 높인다면 (잠재성장률을 현재의) 3%대 후반보다 올리는 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구조적인 규제개혁, 인적자원 투자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반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

--엔화약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엔화약세는 모든 산업에 일괄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자동차, 철강, 기계류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수출단가를 보면 기계류 산업이 일본에 견줘 15% 정도 열세라서 가격경쟁력이 어렵고, 역으로 일본은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 따라서 미시적으로 취약산업의 문제점을 처리해주는 게 좋다.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면 중앙은행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걸 고려할 수 있다.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높아진다고 예상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낮춘 건 서로 상충하는 것 아닌가.

▲전세계 저(低) 인플레이션은 유류, 원자재, 곡물가격이 낮아서다. 하반기에 물가가 오를지 안 오를지는 그때 가서 봐 달라. 전망치를 2.5%에서 2.3%로 내린 것은 물가에 대한 전망이 낮아져서가 아니라 기술적 요인에 따른 것이다. 지난 4분기 농산물가격이 예상치 못하게 매우 낮았던 기저효과와 최근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에 따른 효과가 작용했다.

물가안정목표제는 3년간 이 범위에서 물가정책을 운용한다는 것이지 매월 모든 물가를 거기에 맞추겠다는 게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으로 장기금리가 오르고 있다. 가계부채에 어떤 영향이 있나.

▲장기금리 상승에는 테이퍼링, 엔화약세,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 등 여러 요인이 있다.

가계부채는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채무상환비율(DSR)이 0.6%포인트 오른다는 분석이 있다. 금리 상승 시 저소득층과 과다채무계층의 부채상환부담이 커질 것이다. 소득 하위계층이 받을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이 계층의 소득이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보다 더 많이 오르도록 정책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기는 긍정적으로 전환할까.

▲오늘 아침 미 연준이 테이퍼링을 결정할 당시 의사록이 발표됐다. 미국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보고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3주 후 새로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 테이퍼링은 미국 경제의 회복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추세적으론 한국에 유리한 것이지 불리하지 않다.

--지난 1년간 한은과 정부의 정책공조 면에서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제 스스로 점수를 매기는 건 적절치 않다. 먼 훗날 사회가 평가할 것이다. 한은법 제1조에는 한은이 통화신용정책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돼 있다. 마치 중앙은행이 국민경제 발전과 유리된 정책을 취한다고 보면 안 된다. 정책공조면에서 한은과 정부는 목적은 갖지만 수단이 다르다. 나라의 방향이 정해지면 각자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사전에 협의하고 정보를 공유할 것이다.

--한은의 독립성과 정부와의 정책공조 중 어느 쪽에 더 높은 점수를 주나.

▲독립성과 정책공조가 상충한다고 보지 않는다. 중앙은행의 책무는 중앙은행 스스로 정하는 게 아니라 국가가 정해주는 것이다. 한은의 (설립) 목적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통화운용정책의 독립성(operational independence)을 유지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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