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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정보 대량유출에도 돈벌이에 급급한 금융사들
입력 2014.01.10 (06:26) 수정 2014.01.10 (14:20) 연합뉴스
금융업에 종사하는 김모(42)씨는 지난 9일 롯데카드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상담사는 김씨에게 '신용정보 보호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서 "30일간 무료이니 일단 써보고 결정하라"고 이용을 권유했다.

김씨는 "고객정보가 대량 유출된 카드사가 정보 보안과 관련해 자사 고객에게 유료 부가서비스 영업을 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냐"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KB국민카드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신의 신용정보가 유출된 게 아니냐는 한 고객의 문의에 "불안하면 신용정보 보호서비스에 가입해보라"는 답변을 제시했다.

신용정보 보호서비스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나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가 고객에게 신용정보 변동 내역을 문자메시지나 이메일로 알려주고, 명의보호·금융사기 예방 등 고객 정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유료 부가서비스다.

KCB는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와 판매 제휴를 맺고 카드사 고객들에게 이 서비스를 판매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KB국민카드, 롯데카드와 판매 제휴를 맺었다.

카드사들은 대부분 일정 기간 신용정보 보호서비스를 무료 서비스한 뒤 유료 결제로 자동 전환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현재 8개 전업계 카드사가 최저 700원에서 최대 3천300원을 받고 있으며 서비스 명칭과 이용 요금은 카드사별로 조금씩 다르다.

정보유출 사고 후에 이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자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현 상황에서 고객을 상대로 보안서비스 마케팅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고객불만을 가중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서비스를 일시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부터 유료 정보 보호서비스를 판매해온 NH농협카드도 서비스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앞서 검찰은 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이 KB국민카드 5천300만명, 롯데카드 2천600만명, NH농협카드 2천500만명의 고객 정보를 유출했다고 발표했다.

빠져나간 정보가 모두 1억400만건에 달해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해당 카드사들은 아직 대책 수립은커녕 명확한 사고 경위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금융소비자원의 조남희 대표는 "고객 정보가 유출된 금융사 대표들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까지 한 상황인데, 다른 한편에서는 고객의 불안감을 이용해 유료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KCB도 같은날 신용정보 방지 프로그램을 구입하라는 이메일을 고객들에게 발송해 물의를 일으켰다.

KCB가 보낸 이메일에는 '내 명의도용 위험도 확인'이라고 적혀 있다. 위험도를 확인하려고 안내 버튼을 누르면 1만8천원을 내고 명의도용 방지 프로그램을 구입하라는 안내 화면으로 이어진다.

자사 직원이 1억여명의 고객정보를 몰래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이런 메일을 회원들에게 보낸 것이다.

KCB 관계자는 "해당 메일은 위험 사항을 알려주는 것에 동의한 고객에 한해 매달 한 번씩 설정된 날짜에 기계적으로 발송되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 우리도 인식을 못 한 상태에서 발송돼 굉장히 당혹스럽다"고 해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내주부터 검사역 5명을 투입해 최소 7영업일 간 해당 카드사에 대해 고객 정보 유출의 과실 여부를 검사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보 유출과 관련해 제재를 강하게 한다고 말해놓고 경징계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다르다"면서 "유출 건수도 너무 많고 유출 사실도 명백해 영업정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고객정보 대량유출에도 돈벌이에 급급한 금융사들
    • 입력 2014-01-10 06:26:17
    • 수정2014-01-10 14:20:08
    연합뉴스
금융업에 종사하는 김모(42)씨는 지난 9일 롯데카드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상담사는 김씨에게 '신용정보 보호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서 "30일간 무료이니 일단 써보고 결정하라"고 이용을 권유했다.

김씨는 "고객정보가 대량 유출된 카드사가 정보 보안과 관련해 자사 고객에게 유료 부가서비스 영업을 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냐"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KB국민카드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신의 신용정보가 유출된 게 아니냐는 한 고객의 문의에 "불안하면 신용정보 보호서비스에 가입해보라"는 답변을 제시했다.

신용정보 보호서비스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나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가 고객에게 신용정보 변동 내역을 문자메시지나 이메일로 알려주고, 명의보호·금융사기 예방 등 고객 정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유료 부가서비스다.

KCB는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와 판매 제휴를 맺고 카드사 고객들에게 이 서비스를 판매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KB국민카드, 롯데카드와 판매 제휴를 맺었다.

카드사들은 대부분 일정 기간 신용정보 보호서비스를 무료 서비스한 뒤 유료 결제로 자동 전환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현재 8개 전업계 카드사가 최저 700원에서 최대 3천300원을 받고 있으며 서비스 명칭과 이용 요금은 카드사별로 조금씩 다르다.

정보유출 사고 후에 이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자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현 상황에서 고객을 상대로 보안서비스 마케팅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고객불만을 가중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서비스를 일시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부터 유료 정보 보호서비스를 판매해온 NH농협카드도 서비스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앞서 검찰은 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이 KB국민카드 5천300만명, 롯데카드 2천600만명, NH농협카드 2천500만명의 고객 정보를 유출했다고 발표했다.

빠져나간 정보가 모두 1억400만건에 달해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해당 카드사들은 아직 대책 수립은커녕 명확한 사고 경위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금융소비자원의 조남희 대표는 "고객 정보가 유출된 금융사 대표들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까지 한 상황인데, 다른 한편에서는 고객의 불안감을 이용해 유료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KCB도 같은날 신용정보 방지 프로그램을 구입하라는 이메일을 고객들에게 발송해 물의를 일으켰다.

KCB가 보낸 이메일에는 '내 명의도용 위험도 확인'이라고 적혀 있다. 위험도를 확인하려고 안내 버튼을 누르면 1만8천원을 내고 명의도용 방지 프로그램을 구입하라는 안내 화면으로 이어진다.

자사 직원이 1억여명의 고객정보를 몰래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이런 메일을 회원들에게 보낸 것이다.

KCB 관계자는 "해당 메일은 위험 사항을 알려주는 것에 동의한 고객에 한해 매달 한 번씩 설정된 날짜에 기계적으로 발송되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 우리도 인식을 못 한 상태에서 발송돼 굉장히 당혹스럽다"고 해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내주부터 검사역 5명을 투입해 최소 7영업일 간 해당 카드사에 대해 고객 정보 유출의 과실 여부를 검사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보 유출과 관련해 제재를 강하게 한다고 말해놓고 경징계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다르다"면서 "유출 건수도 너무 많고 유출 사실도 명백해 영업정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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