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현장] “가습기 살균제 폐질환 원인” 인과관계 규명

입력 2014.01.10 (15:08) 수정 2014.01.1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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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11년 국민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갔던 가습기살균제 기억하시죠?

이런 가운데, 가습기살균제의 독성물질이 폐질환의 원인이라고 밝힌 국내 연구진 논문이 세계적인 학회지에 처음 게재됐습니다.

가습기 살균제의 판매를 중단한 이후부터는 원인을 알 수없는 간질성 폐질환 소아 환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게 근거인데요.

박광식 의학전문기자 나왔습니다.

<질문>
지금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끝나지 않는 고통 속에 있을텐데요. 먼저 직접 만나보신 이야길 듣고 싶은데요.

<답변>
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말못할 고통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인데요.

지난 2011년 봄에 작은 딸을 가습기살균제 폐질환으로 잃은 30대 여성을 제가 직접만나봤습니다.

엄마와 큰 딸이 진료를 받는 장면인데요.

제가 만난 이 30대여성은 작은 딸을 원인미상 폐질환으로 잃은뒤에 남아있는 8살 큰 딸도 같은 증상으로 폐이식을 받았고, 본인도 폐이식을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한 가족이 가습기살균제 폐질환으로 큰 화를 입은건 데요.

이야기 들어보시죠.

<인터뷰> 백현정 :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폐이식 살균하는 효과, 균을 없애는 거지 사람한테 그렇게 흡입이 됐을때 그런 치명적인 병을 초래할 수 있고 그런거에 대해서 아무런 대책없이 사람들이 인체에 실험을 할수 없겠지만 그런 독성물질임에도 흡입할 수 있는 흡입기용으로 사용하라고 내놓다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고요."

<질문> 가습기살균제, 누구나 겪을 수 있었던 일이라는거에 가슴이 아픈데요.

이번에 가습기살균제 피해 어린이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가 나온거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전국의 호흡기 관련 84개 병원을 전수조사한건데요.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가습기살균제로 피해를 입은 사람은 확인된 어린이만 138명입니다.

이 가운데 무려 60%에 달하는 80명이 숨졌습니다.

중증폐질환이나 급성호흡부전증으로 제대로 숨을 못 쉬어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는 환자의 사망률이 약 25%정도임을 감안하면 가습기 살균제 관련 소아피해환자의 사망률은 무려 2배이상 높은 수친데요.

게다가 남아있는 생존자들도 일부는 폐이식 수술을 받거나 평생 산소통을 끼고 살아야 하는 등 심각한 휴유증을 겪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질문>
그런데 지금까지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정부차원의 조사결과가 이미 나와있지 않아나요?

<답변>
네, 지난 2011년 당시에 정부차원에서 가습기살균제가 원인미상폐질환의 잠정적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린바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밝혀진 문제의 독성물질은 PHMG와 PGH 등 화학물질 4종인데요.

이들 물질은 살균력이 좋은데다 물에 잘 녹아서 애초 카펫 세척용 약제로 쓰였으나 이후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됐고, 지금도 일부 물티슈 등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중 PHMG와 PGH 2종은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는 폐가 굳어지는 폐섬유화를 일으켜서 숨으로 들이마실 경우, 치명적이라는 것이 이미 확인됐습니다.

<질문>
그러죠, 저도 들었던 것 같은데 이제와서 또 가습기살균제가 폐질환의 원인으로 규명됐다는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답변>
네, 지금까진 동물실험이라는 한계가 있었고,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기가 힘들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가습기살균제가 사람에게도 폐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세계적인 학술지에 실린 것입니다.

그 이유가 해마다 발생하던 원인미상의 폐섬유화 어린이 환자가 가습기 살균제 판매를 중단한 2011년 이후엔 단 한명도 없었기때문입니다.

연구팀은 또 환자의 폐조직검사를 했는데요. 외부 공기가 통하는 중심부 위주로 환자의 폐가 손상된 것을 확인해, 독성을 띈 가습기의 물분자가 원인이란 근거를 찾아냈습니다.

사람에게 직접 실험할수 없는 상황에서 관찰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가 사람의 폐를 손상한다는 것을 동물실험보다 더 확실하게 입증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국제적으로 인과관계가 인정받은 셈입니다.

직접 연구팀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홍수종(서울아산병원 소아천식아토피센터장) : "동물 실험 해서 아무리 유사하게 나온다고 그래도 그건 동물실험이니까 한계가 있죠. 그래서 이런 사람의 데이터로 장기간 추적했던 그런 자료이기 때문에 아마 임상적인 의미가 아주 크다고 생각합니다. "

<질문>
이렇게 국제적으로 인정받기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을것 같은데, 어떻게 밝혀낸거죠?

<답변>
네, 보통 폐가 굳는 폐섬유화 질환과 달리 처음 원인미상 폐질환자들이 겨울과 봄철에 주로 발생했고, 기침으로 시작해 급격히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폐에 구멍이 뚫리는 기흉등이 발생한다는 특이점이 있었습니다.

해마다 임산부나 영유아를 중심으로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는데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의료진이 이들의 공통정을 하나 찾아냈는데, 바로 가습기살균제였습니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환자 감시체계를 가동해 장기적으로 추적관찰한 결과, 가습기살균제와 폐질환과의 인과관계를 찾아낸겁니다.

<질문>
이번 연구결과가 아무래도 사회적 파장이 있을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변>
네, 이번 연구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국가와 해당 제조업체를 상대로 집단 소송중에 나온것이어서 앞으로 결과가 더욱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해당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측은 동물 실험 결과로는 인체 질병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더욱이 폐 손상 원인은 곰팡이나 황사 때문이라고 관련 소송에서 주장했기때문에 이번 연구는 아무래도 소송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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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현장] “가습기 살균제 폐질환 원인” 인과관계 규명
    • 입력 2014-01-10 15:17:42
    • 수정2014-01-10 16: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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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11년 국민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갔던 가습기살균제 기억하시죠?

이런 가운데, 가습기살균제의 독성물질이 폐질환의 원인이라고 밝힌 국내 연구진 논문이 세계적인 학회지에 처음 게재됐습니다.

가습기 살균제의 판매를 중단한 이후부터는 원인을 알 수없는 간질성 폐질환 소아 환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게 근거인데요.

박광식 의학전문기자 나왔습니다.

<질문>
지금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끝나지 않는 고통 속에 있을텐데요. 먼저 직접 만나보신 이야길 듣고 싶은데요.

<답변>
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말못할 고통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인데요.

지난 2011년 봄에 작은 딸을 가습기살균제 폐질환으로 잃은 30대 여성을 제가 직접만나봤습니다.

엄마와 큰 딸이 진료를 받는 장면인데요.

제가 만난 이 30대여성은 작은 딸을 원인미상 폐질환으로 잃은뒤에 남아있는 8살 큰 딸도 같은 증상으로 폐이식을 받았고, 본인도 폐이식을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한 가족이 가습기살균제 폐질환으로 큰 화를 입은건 데요.

이야기 들어보시죠.

<인터뷰> 백현정 :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폐이식 살균하는 효과, 균을 없애는 거지 사람한테 그렇게 흡입이 됐을때 그런 치명적인 병을 초래할 수 있고 그런거에 대해서 아무런 대책없이 사람들이 인체에 실험을 할수 없겠지만 그런 독성물질임에도 흡입할 수 있는 흡입기용으로 사용하라고 내놓다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고요."

<질문> 가습기살균제, 누구나 겪을 수 있었던 일이라는거에 가슴이 아픈데요.

이번에 가습기살균제 피해 어린이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가 나온거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전국의 호흡기 관련 84개 병원을 전수조사한건데요.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가습기살균제로 피해를 입은 사람은 확인된 어린이만 138명입니다.

이 가운데 무려 60%에 달하는 80명이 숨졌습니다.

중증폐질환이나 급성호흡부전증으로 제대로 숨을 못 쉬어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는 환자의 사망률이 약 25%정도임을 감안하면 가습기 살균제 관련 소아피해환자의 사망률은 무려 2배이상 높은 수친데요.

게다가 남아있는 생존자들도 일부는 폐이식 수술을 받거나 평생 산소통을 끼고 살아야 하는 등 심각한 휴유증을 겪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질문>
그런데 지금까지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정부차원의 조사결과가 이미 나와있지 않아나요?

<답변>
네, 지난 2011년 당시에 정부차원에서 가습기살균제가 원인미상폐질환의 잠정적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린바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밝혀진 문제의 독성물질은 PHMG와 PGH 등 화학물질 4종인데요.

이들 물질은 살균력이 좋은데다 물에 잘 녹아서 애초 카펫 세척용 약제로 쓰였으나 이후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됐고, 지금도 일부 물티슈 등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중 PHMG와 PGH 2종은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는 폐가 굳어지는 폐섬유화를 일으켜서 숨으로 들이마실 경우, 치명적이라는 것이 이미 확인됐습니다.

<질문>
그러죠, 저도 들었던 것 같은데 이제와서 또 가습기살균제가 폐질환의 원인으로 규명됐다는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답변>
네, 지금까진 동물실험이라는 한계가 있었고,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기가 힘들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가습기살균제가 사람에게도 폐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세계적인 학술지에 실린 것입니다.

그 이유가 해마다 발생하던 원인미상의 폐섬유화 어린이 환자가 가습기 살균제 판매를 중단한 2011년 이후엔 단 한명도 없었기때문입니다.

연구팀은 또 환자의 폐조직검사를 했는데요. 외부 공기가 통하는 중심부 위주로 환자의 폐가 손상된 것을 확인해, 독성을 띈 가습기의 물분자가 원인이란 근거를 찾아냈습니다.

사람에게 직접 실험할수 없는 상황에서 관찰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가 사람의 폐를 손상한다는 것을 동물실험보다 더 확실하게 입증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국제적으로 인과관계가 인정받은 셈입니다.

직접 연구팀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홍수종(서울아산병원 소아천식아토피센터장) : "동물 실험 해서 아무리 유사하게 나온다고 그래도 그건 동물실험이니까 한계가 있죠. 그래서 이런 사람의 데이터로 장기간 추적했던 그런 자료이기 때문에 아마 임상적인 의미가 아주 크다고 생각합니다. "

<질문>
이렇게 국제적으로 인정받기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을것 같은데, 어떻게 밝혀낸거죠?

<답변>
네, 보통 폐가 굳는 폐섬유화 질환과 달리 처음 원인미상 폐질환자들이 겨울과 봄철에 주로 발생했고, 기침으로 시작해 급격히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폐에 구멍이 뚫리는 기흉등이 발생한다는 특이점이 있었습니다.

해마다 임산부나 영유아를 중심으로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는데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의료진이 이들의 공통정을 하나 찾아냈는데, 바로 가습기살균제였습니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환자 감시체계를 가동해 장기적으로 추적관찰한 결과, 가습기살균제와 폐질환과의 인과관계를 찾아낸겁니다.

<질문>
이번 연구결과가 아무래도 사회적 파장이 있을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변>
네, 이번 연구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국가와 해당 제조업체를 상대로 집단 소송중에 나온것이어서 앞으로 결과가 더욱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해당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측은 동물 실험 결과로는 인체 질병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더욱이 폐 손상 원인은 곰팡이나 황사 때문이라고 관련 소송에서 주장했기때문에 이번 연구는 아무래도 소송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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