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21%, 첫 직장생활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시작

입력 2014.01.13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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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젊은이 5명 중 한 명은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년 전보다 갑절 가까이 급증한 비율이다.

젊은 세대의 고용 불안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세대'(三抛世代) 증가와 성장 잠재력 저하로 이어져 좋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뒤 처음으로 가진 일자리가 1년 이하 계약직이었던 만 15∼29세 청년의 수는 82만9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보다는 3.4%, 5년 전인 2008년의 50만5천명보다 64.2% 늘어난 규모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청년의 수는 2009년 53만6천명, 2010년 69만2천명, 2011년 82만7천명으로 급증해 왔다.

2012년에는 80만2천명으로 전년에 비해 소폭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가파른 엔저와 저성장 장기화, 삼성전자 쇼크 등으로 한국 경제가 충격을 받으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젊은이들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11.2%에서 2013년 21.2%로 급증했다. 생애 첫 직장이 1년 이하 계약직인 비율이 10명 중 한 명꼴에서 5명 중 한 명꼴로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남성은 12.8%에서 22.2%로, 여성은 12.7%에서 21.3%로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반면 계약기간이 1년보다 긴 일자리를 첫 직장으로 잡은 청년의 수는 2008년 28만7천명에서 2013년 12만8천명으로 55.4% 감소해 반토막이 났다.

정규직을 비롯해 계약기간이 따로 없이 계속 근무가능한 직장에 취업한 사람도 같은 기간 285만2천명에서 236만9천명으로 16.9% 줄었다.

고용의 질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연도별 만 15∼29세 졸업ㆍ중퇴후 취업 유경험자 수가 2008년 451만3천명에서 2013년 391만8천명으로 5년만에 13.2% 감소하는 등 청년취업은 양적으로도 후퇴했다.

직업별로는 사무직이 첫 직장인 젊은이의 수가 23만5천명(18.9%)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관리자ㆍ전문가(12만명), 기능기계조작종사자(9만4천명) 등이 뒤를 따랐다.

서비스·판매 종사자는 2008년 118만1천명에서 2013년 109만8천명으로 7.0% 줄었지만 같은 기간 졸업·중퇴후 취업 유경험자 수가 13.2% 감소한 까닭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늘었다.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양질의 일자리가 단기 계약직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가속화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젊은 세대의 고용 불안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이른바 '삼포세대'(三抛世代)의 증가로 이어져 한국의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기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부장은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대책에서 벗어나 정부가 대기업 등과의 협력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는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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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21%, 첫 직장생활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시작
    • 입력 2014-01-13 06:19:55
    연합뉴스
우리나라 젊은이 5명 중 한 명은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년 전보다 갑절 가까이 급증한 비율이다. 젊은 세대의 고용 불안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세대'(三抛世代) 증가와 성장 잠재력 저하로 이어져 좋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뒤 처음으로 가진 일자리가 1년 이하 계약직이었던 만 15∼29세 청년의 수는 82만9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보다는 3.4%, 5년 전인 2008년의 50만5천명보다 64.2% 늘어난 규모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청년의 수는 2009년 53만6천명, 2010년 69만2천명, 2011년 82만7천명으로 급증해 왔다. 2012년에는 80만2천명으로 전년에 비해 소폭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가파른 엔저와 저성장 장기화, 삼성전자 쇼크 등으로 한국 경제가 충격을 받으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젊은이들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11.2%에서 2013년 21.2%로 급증했다. 생애 첫 직장이 1년 이하 계약직인 비율이 10명 중 한 명꼴에서 5명 중 한 명꼴로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남성은 12.8%에서 22.2%로, 여성은 12.7%에서 21.3%로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반면 계약기간이 1년보다 긴 일자리를 첫 직장으로 잡은 청년의 수는 2008년 28만7천명에서 2013년 12만8천명으로 55.4% 감소해 반토막이 났다. 정규직을 비롯해 계약기간이 따로 없이 계속 근무가능한 직장에 취업한 사람도 같은 기간 285만2천명에서 236만9천명으로 16.9% 줄었다. 고용의 질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연도별 만 15∼29세 졸업ㆍ중퇴후 취업 유경험자 수가 2008년 451만3천명에서 2013년 391만8천명으로 5년만에 13.2% 감소하는 등 청년취업은 양적으로도 후퇴했다. 직업별로는 사무직이 첫 직장인 젊은이의 수가 23만5천명(18.9%)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관리자ㆍ전문가(12만명), 기능기계조작종사자(9만4천명) 등이 뒤를 따랐다. 서비스·판매 종사자는 2008년 118만1천명에서 2013년 109만8천명으로 7.0% 줄었지만 같은 기간 졸업·중퇴후 취업 유경험자 수가 13.2% 감소한 까닭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늘었다.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양질의 일자리가 단기 계약직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가속화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젊은 세대의 고용 불안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이른바 '삼포세대'(三抛世代)의 증가로 이어져 한국의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기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부장은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대책에서 벗어나 정부가 대기업 등과의 협력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는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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