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그녀’ 심은경 “영화계의 링고 스타 꿈꾸죠”

입력 2014.01.13 (17:38) 수정 2014.01.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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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갓 스무 살이지만 이 배우, 능수능란하다.

20대부터 70대까지의 정서를 감칠맛 나게 표현한다.

사투리부터 걸음걸이까지 꽤 자연스럽다.

사실 공포영화 '불신지옥'(2009)부터 그녀는 '될성부른 떡잎'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배우 심은경(20) 얘기다.

이제 막 청춘의 관문에 진입했지만, 연기 경력은 아역까지 포함해 10년이 넘는 중견급이다.

'태왕사신기'(2007) 같은 굵직굵직한 드라마를 포함해 공포영화 '헨젤과 그레텔'(2007), '로맨틱 헤븐'(2011), '써니'(2011),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등 작품성을 인정받거나 빅히트한 영화들에 편식 없이 출연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아우르며 활발히 활동했던 심은경이 공백을 접고 2년 만에 영화계로 복귀했다.

원톱 주연한 영화 '수상한 그녀'를 들고서다.

"빨리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어요. 여기 있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제가 연기를 통해 얼마나 행복함을 느꼈는지 미국에 있으면서 알게 됐어요. 연기를 쉬면서 나는 복 받은 사람이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죠."

심은경은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렇게 말하며 해맑게 웃었다.

'수상한 그녀'는 시간 여행을 통해 젊은 시절로 돌아가 가수의 꿈을 이루는 오말순 여사의 이야기를 다룬 이른바 '타임슬립' 영화다.

심은경은 홀몸으로 외동아들을 키우다 젊은 시절로 돌아가 젊은 총각과 풋사랑에 빠지는 말순 역을 맡았다.

"촬영 전부터 작전을 치밀하게 세워야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허술하게 나올 것 같았습니다. 나문희 선생님의 연기를 참고했어요. 말투, 행동, 걸음걸이, 추임새까지 모두요."

'수상한 그녀'에 출연하기까지 약간의 망설임도 없지 않았다.

노인역을 연기했던 '로맨틱 헤븐'으로 대종상 여우조연상까지 받았는데 또다시 비슷한 연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스며들면서다.

"전혀 다른 영화지만, 염려스런 부분은 있었어요. 제가 잘못하면 영화 자체를 망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죠. 유학 생활 중에 제의를 받았는데, 저는 주연보다는 조연에 끌렸거든요. 부담이 컸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수상한 그녀'에 출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전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연기했다면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며 각오를 다졌죠."

영화는 그야말로 심은경의 원맨쇼다.

강원도 강릉 출신이지만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며 젊은 청년들의 마음을 훔쳐보기도 하고, 노래도 다양한 창법을 섞어 마음껏 내지른다.

"가창력보다는 감성에 신경 썼어요. 심금을 울릴 수 있도록 말이죠. 보컬훈련을 받다 보니 맛깔 나게 소리 내는 방법이 있더라고요. 일단 제 노래 실력이 부족하다고 해도 대역 가수를 찾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가창력보다는 진심이 들어가는 게 (캐릭터 형성에)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제 능력이 모자라면 연습할 테니 직접 노래 부르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죠."

심은경은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고자 지난 2011년 미국행 장도에 올랐다.

피츠버그 빈센션 아카데미와 스칼릿 조핸슨과 요요마가 수학했던 뉴욕프로페셔널칠드런스쿨에 다녔다.

유학 중 잠시 시간을 내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을 찍었지만, 대부분 시간은 미국에서 보냈다.

"뉴욕은 예술의 도시입니다. 미술, 클래식 공연 등 이런저런 공연을 자주 보러 다녔던 것 같아요. 배우가 되기 위한 기초적인 부분을 잘 공부하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담담하게 말했지만 미국 유학생활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고 한다.

언어 문제도 있었지만, 평생 연기만 하다보니 남들과 소통하는 기술이 부족하단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

인종차별도 당했다.

그녀는 "자꾸 작아졌고 급기야 연기나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마저 엄습했다.

"늦은 사춘기였죠. 아역의 설움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많이 힘들었죠. 그래도 귀국해서 생각해보니 그때의 상처가 어떤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늦은 사춘기였지만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비틀스 멤버 중에 링고 스타를 좋아한다고 한다.

존 레넌도 폴 매카트니도 아니지만, 링고 스타 없는 비틀스를 생각할 수 없듯, 그녀도 영화계에서 그런 '알찬' 존재가 되고 싶단다.

"주인공만 맡고 싶진 않아요. 좋은 영화라면 조연이라도 참여하고 싶어요. 제가 돋보인다기보다는 영화 전체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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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한 그녀’ 심은경 “영화계의 링고 스타 꿈꾸죠”
    • 입력 2014-01-13 17:38:24
    • 수정2014-01-13 17:46:05
    연합뉴스
이제 갓 스무 살이지만 이 배우, 능수능란하다.

20대부터 70대까지의 정서를 감칠맛 나게 표현한다.

사투리부터 걸음걸이까지 꽤 자연스럽다.

사실 공포영화 '불신지옥'(2009)부터 그녀는 '될성부른 떡잎'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배우 심은경(20) 얘기다.

이제 막 청춘의 관문에 진입했지만, 연기 경력은 아역까지 포함해 10년이 넘는 중견급이다.

'태왕사신기'(2007) 같은 굵직굵직한 드라마를 포함해 공포영화 '헨젤과 그레텔'(2007), '로맨틱 헤븐'(2011), '써니'(2011),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등 작품성을 인정받거나 빅히트한 영화들에 편식 없이 출연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아우르며 활발히 활동했던 심은경이 공백을 접고 2년 만에 영화계로 복귀했다.

원톱 주연한 영화 '수상한 그녀'를 들고서다.

"빨리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어요. 여기 있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제가 연기를 통해 얼마나 행복함을 느꼈는지 미국에 있으면서 알게 됐어요. 연기를 쉬면서 나는 복 받은 사람이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죠."

심은경은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렇게 말하며 해맑게 웃었다.

'수상한 그녀'는 시간 여행을 통해 젊은 시절로 돌아가 가수의 꿈을 이루는 오말순 여사의 이야기를 다룬 이른바 '타임슬립' 영화다.

심은경은 홀몸으로 외동아들을 키우다 젊은 시절로 돌아가 젊은 총각과 풋사랑에 빠지는 말순 역을 맡았다.

"촬영 전부터 작전을 치밀하게 세워야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허술하게 나올 것 같았습니다. 나문희 선생님의 연기를 참고했어요. 말투, 행동, 걸음걸이, 추임새까지 모두요."

'수상한 그녀'에 출연하기까지 약간의 망설임도 없지 않았다.

노인역을 연기했던 '로맨틱 헤븐'으로 대종상 여우조연상까지 받았는데 또다시 비슷한 연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스며들면서다.

"전혀 다른 영화지만, 염려스런 부분은 있었어요. 제가 잘못하면 영화 자체를 망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죠. 유학 생활 중에 제의를 받았는데, 저는 주연보다는 조연에 끌렸거든요. 부담이 컸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수상한 그녀'에 출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전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연기했다면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며 각오를 다졌죠."

영화는 그야말로 심은경의 원맨쇼다.

강원도 강릉 출신이지만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며 젊은 청년들의 마음을 훔쳐보기도 하고, 노래도 다양한 창법을 섞어 마음껏 내지른다.

"가창력보다는 감성에 신경 썼어요. 심금을 울릴 수 있도록 말이죠. 보컬훈련을 받다 보니 맛깔 나게 소리 내는 방법이 있더라고요. 일단 제 노래 실력이 부족하다고 해도 대역 가수를 찾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가창력보다는 진심이 들어가는 게 (캐릭터 형성에)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제 능력이 모자라면 연습할 테니 직접 노래 부르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죠."

심은경은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고자 지난 2011년 미국행 장도에 올랐다.

피츠버그 빈센션 아카데미와 스칼릿 조핸슨과 요요마가 수학했던 뉴욕프로페셔널칠드런스쿨에 다녔다.

유학 중 잠시 시간을 내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을 찍었지만, 대부분 시간은 미국에서 보냈다.

"뉴욕은 예술의 도시입니다. 미술, 클래식 공연 등 이런저런 공연을 자주 보러 다녔던 것 같아요. 배우가 되기 위한 기초적인 부분을 잘 공부하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담담하게 말했지만 미국 유학생활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고 한다.

언어 문제도 있었지만, 평생 연기만 하다보니 남들과 소통하는 기술이 부족하단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

인종차별도 당했다.

그녀는 "자꾸 작아졌고 급기야 연기나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마저 엄습했다.

"늦은 사춘기였죠. 아역의 설움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많이 힘들었죠. 그래도 귀국해서 생각해보니 그때의 상처가 어떤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늦은 사춘기였지만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비틀스 멤버 중에 링고 스타를 좋아한다고 한다.

존 레넌도 폴 매카트니도 아니지만, 링고 스타 없는 비틀스를 생각할 수 없듯, 그녀도 영화계에서 그런 '알찬' 존재가 되고 싶단다.

"주인공만 맡고 싶진 않아요. 좋은 영화라면 조연이라도 참여하고 싶어요. 제가 돋보인다기보다는 영화 전체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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