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AI 발생…전국 확산 우려

입력 2014.01.17 (10:22) 수정 2014.01.2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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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Avian Influenza)가 전북 고창 오리 농가에서 발생해 당국이 17일 살처분과 함께 긴급 방역을 벌이고 있다.

이 오리 농가는 충북과 충남, 경기도 등 여러 지역의 농장에 오리를 공급한 것으로 밝혀져 전국 축산농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종오리 농장서 AI발생 …2만여마리 살처분

고창군 신림면 H종오리 농장 시료에서 나온 바이러스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H5N1'으로 확인됐다.

전북도의 관계자는 "고병원성으로 확인은 됐지만 오리가 닭보다는 바이러스 양이 적어 보다 세부적인 결과는 오후 늦게서야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북도는 이 농장의 종오리 2만1천여마리를 살처분 중이며 이날 안으로 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축사 10개동이 있는 현장에서는 농장 직원과 공무원 등 100여명이 굴착기 등을 동원해 땅을 파고 가스로 안락사시킨 오리를 파묻었다.

살처분을 반드시 해야 하는 해당 농가 반경 500m내에는 가금류 농장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돼 다행히 추가 살처분 계획은 없다.

다만, 위험지역인 반경 3㎞ 이내에 닭 11개 농가(70여만마리), 오리 5개 농가(12만2천여마리)가 있어 추가 발병 시 피해가 우려된다.

전북도내에서 닭은 2천200여 농가에서 4천여만마리, 오리는 600여 농가에서 430여만마리를 사육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6년 첫 발생 이후 2011년까지 총 22건의 AI가 발생해 1천200여억원의 피해가 났다.

◇전국에 새끼오리 공급…확산 '우려'

문제는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농가에서 공급한 새끼 오리농장이 전국적으로 무려 24곳에 이른다는 점이다.

충북 14개 농가, 충남 3개 농가, 경기도 2개 농가 등으로 파악됐다. 이곳에 공급된 오리는 모두 17만3천여마리에 달한다.

전북도 성신상 농수산국장은 이날 도청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도내 3곳과 충북, 충남 등 전국 21개 농가에서 이 농장으로부터 부화된 오리를 공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성 국장은 "밤사이 실태를 파악해 본 결과 현재까지 도내 3개 농가와 전국 21개 농가에서도 이상 징후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I는 닭·칠면조·오리·철새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며, 폐사율 등 바이러스의 병원성 정도에 따라 고병원성·저병원성으로 구분된다. 고병원성 AI는 전염성과 폐사율이 높아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한다.

◇'가창오리떼 배설물' 원인 추정

현재로선 전북도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것처럼 가창오리떼의 분비물에 의한 전염 가능성이 1차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도는 AI가 발생한 농가의 인근에 저수지가 5곳이나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 겨울철새 도래지인 동림저수지로부터 10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6∼7일께 이 농장 위로 가창오리떼의 군무가 수차례 펼쳐졌다는 농장 직원들의 목격담을 확보했다.

보통 AI에 걸리면 증세가 나타나기까지는 10여일 정도가 소요되는데 가창오리떼의 군무 시기와 증상이 나타난 시점이 얼추 이와 비슷했다는 것이 전북도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성신상 농수산국장은 유입경로와 관련, "1월 6일쯤 AI 발생 농장 위로 가창오리떼의 군무가 수차례 펼쳐진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들 가창오리가 날아가면서 배설한 분비물이 원인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 국장은 "이들 농장에서 1월6일 이전에 모든 지역에 공급을 끝냈기 때문에 현재로선 크게 확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축산농가 "하필 설 앞두고"…초비상

전북도를 비롯한 전국 축산농가들은 고병원성 AI의 발생에 초비상이 걸렸다.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고창에서 양계농가를 운영하는 오모(52)씨는 "AI가 발생한 농가에서 1∼2㎞가량 떨어진 지역에서 양계농가를 운영하는데 어제부터 밤새도록 방역 작업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지난 2011년 메추리 농가에서 AI가 발생했을 때도 해당 농가만 피해를 당하고 퍼지지 않았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확산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면서 "솔직히 다른 대책을 마련할 수도 없다"고 불안하고 초조한 심정을 밝혔다.

AI 발생 농가에서 10㎞ 이상 떨어진 오리·양계 농가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오리 농가를 운영하는 김호성(60)씨는 "전날부터 온 식구들이 매달려서 소독을 하고 있다. 다행히 10㎞ 정도 떨어져 있지만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어디까지 퍼질지 모른다. 고창뿐 아니라 인근 정읍, 영광, 장성까지도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걱정이 태산이다.

◇정부ㆍ지자체 "확산 막아라" 총력전

정부는 이날 오후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시ㆍ도 지사 화상회의를 긴급 개최하고 AI방역과 관련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방역을 당부했다.

이 장관은 회의를 마친 뒤 직접 고창 현장으로 내려가 현장 상황을 점검하는 등 차단방역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전북도도 고병원성 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도내 14개 시ㆍ군 가금류 농장을 상대로 긴급방역을 하고 외부인의 출입통제 등의 조치를 내렸다.

김완주 지사 주재로 이날 오후 고창군청에서 열린 긴급방역대책회의에 참석한 시ㆍ군 단체장들도 "차단 방역에 만전을 기하자"고 다짐했다.

천안 성환읍과 병천면, 공주 탄천면 등 3곳에서 오리분양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충남지역도, 전북과 인접한 서천, 부여, 논산, 금산 지역에 통제 초소 12곳, 거점 소독장소 6곳을 각각 설치하는 등 축산 관련 차량에 대한 집중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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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고창 AI 발생…전국 확산 우려
    • 입력 2014-01-17 10:22:23
    • 수정2014-01-20 16:29:48
    연합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Avian Influenza)가 전북 고창 오리 농가에서 발생해 당국이 17일 살처분과 함께 긴급 방역을 벌이고 있다.

이 오리 농가는 충북과 충남, 경기도 등 여러 지역의 농장에 오리를 공급한 것으로 밝혀져 전국 축산농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종오리 농장서 AI발생 …2만여마리 살처분

고창군 신림면 H종오리 농장 시료에서 나온 바이러스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H5N1'으로 확인됐다.

전북도의 관계자는 "고병원성으로 확인은 됐지만 오리가 닭보다는 바이러스 양이 적어 보다 세부적인 결과는 오후 늦게서야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북도는 이 농장의 종오리 2만1천여마리를 살처분 중이며 이날 안으로 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축사 10개동이 있는 현장에서는 농장 직원과 공무원 등 100여명이 굴착기 등을 동원해 땅을 파고 가스로 안락사시킨 오리를 파묻었다.

살처분을 반드시 해야 하는 해당 농가 반경 500m내에는 가금류 농장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돼 다행히 추가 살처분 계획은 없다.

다만, 위험지역인 반경 3㎞ 이내에 닭 11개 농가(70여만마리), 오리 5개 농가(12만2천여마리)가 있어 추가 발병 시 피해가 우려된다.

전북도내에서 닭은 2천200여 농가에서 4천여만마리, 오리는 600여 농가에서 430여만마리를 사육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6년 첫 발생 이후 2011년까지 총 22건의 AI가 발생해 1천200여억원의 피해가 났다.

◇전국에 새끼오리 공급…확산 '우려'

문제는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농가에서 공급한 새끼 오리농장이 전국적으로 무려 24곳에 이른다는 점이다.

충북 14개 농가, 충남 3개 농가, 경기도 2개 농가 등으로 파악됐다. 이곳에 공급된 오리는 모두 17만3천여마리에 달한다.

전북도 성신상 농수산국장은 이날 도청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도내 3곳과 충북, 충남 등 전국 21개 농가에서 이 농장으로부터 부화된 오리를 공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성 국장은 "밤사이 실태를 파악해 본 결과 현재까지 도내 3개 농가와 전국 21개 농가에서도 이상 징후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I는 닭·칠면조·오리·철새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며, 폐사율 등 바이러스의 병원성 정도에 따라 고병원성·저병원성으로 구분된다. 고병원성 AI는 전염성과 폐사율이 높아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한다.

◇'가창오리떼 배설물' 원인 추정

현재로선 전북도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것처럼 가창오리떼의 분비물에 의한 전염 가능성이 1차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도는 AI가 발생한 농가의 인근에 저수지가 5곳이나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 겨울철새 도래지인 동림저수지로부터 10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6∼7일께 이 농장 위로 가창오리떼의 군무가 수차례 펼쳐졌다는 농장 직원들의 목격담을 확보했다.

보통 AI에 걸리면 증세가 나타나기까지는 10여일 정도가 소요되는데 가창오리떼의 군무 시기와 증상이 나타난 시점이 얼추 이와 비슷했다는 것이 전북도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성신상 농수산국장은 유입경로와 관련, "1월 6일쯤 AI 발생 농장 위로 가창오리떼의 군무가 수차례 펼쳐진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들 가창오리가 날아가면서 배설한 분비물이 원인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 국장은 "이들 농장에서 1월6일 이전에 모든 지역에 공급을 끝냈기 때문에 현재로선 크게 확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축산농가 "하필 설 앞두고"…초비상

전북도를 비롯한 전국 축산농가들은 고병원성 AI의 발생에 초비상이 걸렸다.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고창에서 양계농가를 운영하는 오모(52)씨는 "AI가 발생한 농가에서 1∼2㎞가량 떨어진 지역에서 양계농가를 운영하는데 어제부터 밤새도록 방역 작업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지난 2011년 메추리 농가에서 AI가 발생했을 때도 해당 농가만 피해를 당하고 퍼지지 않았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확산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면서 "솔직히 다른 대책을 마련할 수도 없다"고 불안하고 초조한 심정을 밝혔다.

AI 발생 농가에서 10㎞ 이상 떨어진 오리·양계 농가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오리 농가를 운영하는 김호성(60)씨는 "전날부터 온 식구들이 매달려서 소독을 하고 있다. 다행히 10㎞ 정도 떨어져 있지만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어디까지 퍼질지 모른다. 고창뿐 아니라 인근 정읍, 영광, 장성까지도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걱정이 태산이다.

◇정부ㆍ지자체 "확산 막아라" 총력전

정부는 이날 오후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시ㆍ도 지사 화상회의를 긴급 개최하고 AI방역과 관련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방역을 당부했다.

이 장관은 회의를 마친 뒤 직접 고창 현장으로 내려가 현장 상황을 점검하는 등 차단방역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전북도도 고병원성 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도내 14개 시ㆍ군 가금류 농장을 상대로 긴급방역을 하고 외부인의 출입통제 등의 조치를 내렸다.

김완주 지사 주재로 이날 오후 고창군청에서 열린 긴급방역대책회의에 참석한 시ㆍ군 단체장들도 "차단 방역에 만전을 기하자"고 다짐했다.

천안 성환읍과 병천면, 공주 탄천면 등 3곳에서 오리분양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충남지역도, 전북과 인접한 서천, 부여, 논산, 금산 지역에 통제 초소 12곳, 거점 소독장소 6곳을 각각 설치하는 등 축산 관련 차량에 대한 집중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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