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금강산 관광 재개 논란, 해법은?

입력 2014.01.18 (07:50) 수정 2014.01.1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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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이제 헤어질 시간입니다. 이상으로 작별 상봉을 모두 마치기로 하겠습니다."

이별의 신호가 들려오자 연회장엔 짙은 울음이 터져 나옵니다.

<녹취> 이산가족: "오래오래 건강해, 또 봐." "오래오래 살라."

60여 년의 기다림 끝에 함께 한 시간은 고작 2박 3일, 11시간 뿐, 이제 놓으면 언제 또 손을 잡을 수 있을지, 얼굴을 어루만질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습니다.

<녹취> 김례정 (당시 96세/ 딸 상봉): "너무 그립고 섭섭하고 다시 한 번 또 만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뿐이지."

그러나 이젠 짧은 만남조차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2010년 11월, 4년 전 상봉을 마지막으로 남과 북의 이산가족은 여전히 만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신년 기자회견 /지난 6일):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으로 첫 단추를 잘 풀어서 남북관계에 새로운 계기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9일): "곧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이 벌어지겠는데 총포탄이 오가는 속에서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마음 편히 할 수 있겠는가 하고 지적했습니다. 좋은 계절에 다시 마주 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최근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까지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된 것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두고 남북 간의 온도차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별개의 문제로 다루는 우리 정부와 달리,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의 전제로 금강산 관광 재개와 함께 최근 개장한 마식령스키장을 연계한 관광벨트 구상을 노리기 때문입니다.

1998년, 이산가족 826명을 태운 '금강호'가 금강산으로 가는 첫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2003년에는 육로 관광길이 열렸고 금강산 관광 10년 만인 2008년 3월에는 승용차를 이용한 관광이 시작됐습니다.

1998년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193만 4천 660여 명이 금강산을 찾았습니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으로 매년 약 4천만 달러, 4백40억 원 가량을 벌어들였습니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금강산 관광이 이뤄짐으로써 금강산 지구 내에서 북한이 다양한 숙박 사업이라든지 그 다음에 음식점 사업을 하면서 관광을 통해서 연간 벌어들이는 외화 자체가 5000만 달러로서 북한 경제에서는 큰 역할을 한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2008년 7월, 남한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우리 정부는 3대 선결 조건 보장을 요구하며 금강산 관광을 전면 중단시켰습니다.

이듬해인 2009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관광객 안전 보장을 포함한 합의안을 작성했지만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정부 당국 간 합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2009년에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고 2010년,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남북관계는 경색됐고, 금강산 관광 문제 역시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또 2013년 남한에서 박근혜 정부가 새로 출범하는 시점에 북한은 3차 핵실험을 하고 UN안보리의 제재에 반발하며 한반도에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했습니다.

<녹취> 9시 뉴스(2010년 4월 6일): "북한이 예고한대로 금강산 지역의 우리측 소유 관광시설을 동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2010년 4월 23일): "몰수된 부동산들은 법적 절차에 따라 공화국이 소유하거나 새 사업자들에게 넘겨지게 될 것이다."

금강산 관광 중단 2년인 지난 2010년, 북한은 금강산 지구의 시설과 자산을 동결시키고 몰수했습니다.

2011년 4월엔 현대 아산의 독점 사업권을 취소했고, 제3의 사업자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채택했습니다.

같은 해 8월엔 금강산 지구 안의 남측 인원을 모두 철수시켰습니다.

이후 서둘러 독자적인 금강산 관광 상품 개발에 열을 올렸습니다.

<녹취> 박철수(북한 대풍국제투자그룹 부총재): "크루즈 관광은 새로 시작된 여행 상품입니다. 지금 막 시작을 했지만 내년에는 1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진과 금강산을 오가는 만경봉호 금강산 크루즈를 선보이는가 하면, 2012년엔 전세기를 통해 중국 옌지와 금강산을 잇는 국제관광 상품이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2월엔 싱가포르 유람선 '황성호'를 도입해 금강산 크루즈 관광을 재개했습니다.

모두 '외화벌이'를 위해섭니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김정은 체제에서는 경제 문제를 풀어내는 게 중요한 핵심적인 과제인데 이런 경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많은 외화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금강산 관광이 이뤄지게 되면 거기에 연간 5000만 달러 이상의 외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경제에도 큰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만큼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북한의 금강산국제여행사의 홈페이지엔 금강산 개발 계획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와 고성읍 일대에 편의시설과 문화시설, 숙박시설을 포함한 금강산관광 특구를 개발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북한 의 청사진과 달리 북한이 시도한 금강산 관광 사업은 별다른 성과는 없어 보입니다.

야심차게 준비한 크루즈 관광은 관광객 규모가 작아 사업을 접어야 했고, 외자유치 소식도 감감합니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북한이 당초에 계획했을 때는 금강산 지구 내에 최소한 50만 명 이상의 외국 관광객들을 유치하려고 계획을 했지만 실제적으로 목표 대비 그 성과는 매우 미미하다고 하겠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북한의 경제적 손실은 약 2천 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금강산관광사업에 투자한 우리 기업의 피해는 북한의 손실액보다 더 많습니다.

간접적인 피해와 고용 차질까지 하면 피해는 더욱 커집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 5년, 관광 재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하나의 이유입니다.

최요식 회장은 금강산 지구에서 4년 간 세탁공장을 운영했습니다.

성수기에는 수익이 5억에 달한 적도 있지만, 관광 중단 5년으로 남은 것은 큰 손실뿐입니다.

<인터뷰> 최요식(금강산기업인협의회 회장 /금강산 지구 세탁업): "회사나 가장이 5년 반 동안 수익이 전혀 없다는 것은 참 이야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죠. 생계를 위해서 막노동일, 대리운전, 외판원 등등. 또 근심걱정에 운명을 달리 하신 분. 아주 뭐, 생활은, 아주 더 이상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지금."

금강산 관광의 길목인 강원도 고성군 명파 마을의 피해도 매우 큽니다.

한때 하루 천여 명의 관광객이 찾던 마을엔 폐가 같은 식당과 건어물 가게만 즐비합니다.

일자리를 찾아 가장들이 떠나면서 결손가정이 늘었고, 인구도 줄었습니다.

<녹취> 이00(명파마을 건어물 상점 운영): "이렇게 될 줄은 몰랐죠, 오래될 줄은 몰랐습니다, 진짜. 금방 또 재개가 되겠지 했는데...... 지금 막일도 하고 그랬는데 워크아웃 신청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러나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가로막는 문제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3대 선결 조건 보장은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오경섭(세종연구소 연구위원): "3대 선결 조건은 실현가능성의 문제가 아니고, 반드시 삼대선결조건이 이루어져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수 있는 그런 문제입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금강산관광사업을 재개하기 위해서 가장 반드시 필요한 건 3대 선결 조건을 북한 측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된 대북제재도 관광 재개의 걸림돌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인터뷰> 오경섭(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고 난 후에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고, 대량현금이 북한으로 유입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금강산관광사업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할 수도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객 피살 이후 지난 5년간 악순환만 계속되는 남북관계를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반복되고 있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끊고, 남북한이 협력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북한의 핵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선순환의 물길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5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을 별개의 문제로 다룰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대북정책의 원칙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금강산 관광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선 화해와 협력의 상징이자 통로였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 5년, 북한은 관광객 안전뿐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정부 역시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한반도의 상생번영의 길이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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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1-17 15:00:26
    • 수정2014-01-18 16:22:08
    남북의 창
<녹취> "이제 헤어질 시간입니다. 이상으로 작별 상봉을 모두 마치기로 하겠습니다."

이별의 신호가 들려오자 연회장엔 짙은 울음이 터져 나옵니다.

<녹취> 이산가족: "오래오래 건강해, 또 봐." "오래오래 살라."

60여 년의 기다림 끝에 함께 한 시간은 고작 2박 3일, 11시간 뿐, 이제 놓으면 언제 또 손을 잡을 수 있을지, 얼굴을 어루만질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습니다.

<녹취> 김례정 (당시 96세/ 딸 상봉): "너무 그립고 섭섭하고 다시 한 번 또 만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뿐이지."

그러나 이젠 짧은 만남조차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2010년 11월, 4년 전 상봉을 마지막으로 남과 북의 이산가족은 여전히 만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신년 기자회견 /지난 6일):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으로 첫 단추를 잘 풀어서 남북관계에 새로운 계기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9일): "곧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이 벌어지겠는데 총포탄이 오가는 속에서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마음 편히 할 수 있겠는가 하고 지적했습니다. 좋은 계절에 다시 마주 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최근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까지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된 것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두고 남북 간의 온도차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별개의 문제로 다루는 우리 정부와 달리,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의 전제로 금강산 관광 재개와 함께 최근 개장한 마식령스키장을 연계한 관광벨트 구상을 노리기 때문입니다.

1998년, 이산가족 826명을 태운 '금강호'가 금강산으로 가는 첫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2003년에는 육로 관광길이 열렸고 금강산 관광 10년 만인 2008년 3월에는 승용차를 이용한 관광이 시작됐습니다.

1998년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193만 4천 660여 명이 금강산을 찾았습니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으로 매년 약 4천만 달러, 4백40억 원 가량을 벌어들였습니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금강산 관광이 이뤄짐으로써 금강산 지구 내에서 북한이 다양한 숙박 사업이라든지 그 다음에 음식점 사업을 하면서 관광을 통해서 연간 벌어들이는 외화 자체가 5000만 달러로서 북한 경제에서는 큰 역할을 한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2008년 7월, 남한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우리 정부는 3대 선결 조건 보장을 요구하며 금강산 관광을 전면 중단시켰습니다.

이듬해인 2009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관광객 안전 보장을 포함한 합의안을 작성했지만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정부 당국 간 합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2009년에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고 2010년,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남북관계는 경색됐고, 금강산 관광 문제 역시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또 2013년 남한에서 박근혜 정부가 새로 출범하는 시점에 북한은 3차 핵실험을 하고 UN안보리의 제재에 반발하며 한반도에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했습니다.

<녹취> 9시 뉴스(2010년 4월 6일): "북한이 예고한대로 금강산 지역의 우리측 소유 관광시설을 동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2010년 4월 23일): "몰수된 부동산들은 법적 절차에 따라 공화국이 소유하거나 새 사업자들에게 넘겨지게 될 것이다."

금강산 관광 중단 2년인 지난 2010년, 북한은 금강산 지구의 시설과 자산을 동결시키고 몰수했습니다.

2011년 4월엔 현대 아산의 독점 사업권을 취소했고, 제3의 사업자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채택했습니다.

같은 해 8월엔 금강산 지구 안의 남측 인원을 모두 철수시켰습니다.

이후 서둘러 독자적인 금강산 관광 상품 개발에 열을 올렸습니다.

<녹취> 박철수(북한 대풍국제투자그룹 부총재): "크루즈 관광은 새로 시작된 여행 상품입니다. 지금 막 시작을 했지만 내년에는 1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진과 금강산을 오가는 만경봉호 금강산 크루즈를 선보이는가 하면, 2012년엔 전세기를 통해 중국 옌지와 금강산을 잇는 국제관광 상품이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2월엔 싱가포르 유람선 '황성호'를 도입해 금강산 크루즈 관광을 재개했습니다.

모두 '외화벌이'를 위해섭니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김정은 체제에서는 경제 문제를 풀어내는 게 중요한 핵심적인 과제인데 이런 경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많은 외화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금강산 관광이 이뤄지게 되면 거기에 연간 5000만 달러 이상의 외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경제에도 큰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만큼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북한의 금강산국제여행사의 홈페이지엔 금강산 개발 계획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와 고성읍 일대에 편의시설과 문화시설, 숙박시설을 포함한 금강산관광 특구를 개발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북한 의 청사진과 달리 북한이 시도한 금강산 관광 사업은 별다른 성과는 없어 보입니다.

야심차게 준비한 크루즈 관광은 관광객 규모가 작아 사업을 접어야 했고, 외자유치 소식도 감감합니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북한이 당초에 계획했을 때는 금강산 지구 내에 최소한 50만 명 이상의 외국 관광객들을 유치하려고 계획을 했지만 실제적으로 목표 대비 그 성과는 매우 미미하다고 하겠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북한의 경제적 손실은 약 2천 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금강산관광사업에 투자한 우리 기업의 피해는 북한의 손실액보다 더 많습니다.

간접적인 피해와 고용 차질까지 하면 피해는 더욱 커집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 5년, 관광 재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하나의 이유입니다.

최요식 회장은 금강산 지구에서 4년 간 세탁공장을 운영했습니다.

성수기에는 수익이 5억에 달한 적도 있지만, 관광 중단 5년으로 남은 것은 큰 손실뿐입니다.

<인터뷰> 최요식(금강산기업인협의회 회장 /금강산 지구 세탁업): "회사나 가장이 5년 반 동안 수익이 전혀 없다는 것은 참 이야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죠. 생계를 위해서 막노동일, 대리운전, 외판원 등등. 또 근심걱정에 운명을 달리 하신 분. 아주 뭐, 생활은, 아주 더 이상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지금."

금강산 관광의 길목인 강원도 고성군 명파 마을의 피해도 매우 큽니다.

한때 하루 천여 명의 관광객이 찾던 마을엔 폐가 같은 식당과 건어물 가게만 즐비합니다.

일자리를 찾아 가장들이 떠나면서 결손가정이 늘었고, 인구도 줄었습니다.

<녹취> 이00(명파마을 건어물 상점 운영): "이렇게 될 줄은 몰랐죠, 오래될 줄은 몰랐습니다, 진짜. 금방 또 재개가 되겠지 했는데...... 지금 막일도 하고 그랬는데 워크아웃 신청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러나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가로막는 문제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3대 선결 조건 보장은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오경섭(세종연구소 연구위원): "3대 선결 조건은 실현가능성의 문제가 아니고, 반드시 삼대선결조건이 이루어져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수 있는 그런 문제입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금강산관광사업을 재개하기 위해서 가장 반드시 필요한 건 3대 선결 조건을 북한 측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된 대북제재도 관광 재개의 걸림돌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인터뷰> 오경섭(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고 난 후에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고, 대량현금이 북한으로 유입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금강산관광사업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할 수도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객 피살 이후 지난 5년간 악순환만 계속되는 남북관계를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반복되고 있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끊고, 남북한이 협력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북한의 핵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선순환의 물길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5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을 별개의 문제로 다룰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대북정책의 원칙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금강산 관광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선 화해와 협력의 상징이자 통로였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 5년, 북한은 관광객 안전뿐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정부 역시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한반도의 상생번영의 길이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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