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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보다 더한 고통, 치매
입력 2014.01.17 (22:48) 수정 2014.01.18 (08:10) 취재파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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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취재파일K 한상권입니다.

치매에 걸린 부모를 돌보다 지쳐서 결국 함께 목숨을 끊는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수 이특 씨의 가족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암보다 더 무섭다는 치매, 우리 사회는 과연 어떤 안전망이 있는 걸까요.

오늘 취재파일K 이슈의 주제는 치매입니다.

<녹취> "사람들 사진인데, 건널목에 있는 건데... (이름이 뭐에요? 가물가물 하세요?)"

<녹취> 노원구치매센터 팀장 : "혼자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치매 가족분들이 오셔서요 많은 정보도 얻어가시고 가슴에 가지고 있는 어려움도 많이 해소하시면서... "

<녹취> 론 레이건(레이건 대통령 아들) : "아버지는 임기가 끝나자마자 치매 진단을 받았습니다. 임기 중에도 치매가 있었던 게 확실합니다."

<녹취> 가족 : "밤에 잠을 안 잘 때는 집안을 계속 헤매고 다녀요. 너무 힘들었어요."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더 커지는 치매의 고통, 박석호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최근 이특 씨 가정의 비극을 보면, 여전히 치매에 대한 사회적인 대비책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렇습니다.

이특 씨 가정의 경우 부친이 소문난 효자였다는데요,

하지만 조모가 몇 해전부터 치매를 앓기 시작하고 조부도 지난해부터 치매에 걸렸습니다.

이 때문에 부친이 우울증을 겪었고, 또 사업 실패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도 컸다고 합니다.

이특 씨는 군복무 중이었구요.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까운데요...

이렇듯 대부분의 치매환자의 가족들은 고립무원 속에 하루하루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먼저 치매 가족의 현실을 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아이 눈물났네, 노래 들어요."

<녹취> "오늘 노래 공부 시작합시다!"

할아버지가 누워있는 할머니에게 음악을 들려줍니다.

올해 여든일곱인 이영태 할아버지.

치매를 앓는 아내를 돌봐온 지 17년쨉니다.

음식을 먹이고...

운동을 시키고...

양치질도 해줍니다.

영양실조를 막고 소화가 잘 되라고 온갖 과일과 채소를 갈아서 음식도 손수 준비합니다.

이 씨의 하루는 병간호로 시작해 병간호로 끝납니다.

<인터뷰> 이영태 : "장기 간병한다는 것은 본인도 어렵지만 간병하는 사람이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일이 생기고 하는 것 같은데요. 어려움은 말할 수가 없어요."

이 씨가 정년퇴임으로 교단을 떠난 지 5년 만인 지난 1998년, 아내의 치매가 시작됐습니다.

설상가상 10년 전엔 아내에게 뇌졸중까지 왔습니다.

하루 24시간 아내 곁을 떠날 수 없습니다.

이 씨는 아내의 치매가 시작됐을 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일지를 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써온 게 천 권이 넘습니다.

병세가 어떤지, 얼마나 먹었는지 등 세세한 것 하나하나 모두 기록해놓았습니다.

<녹취> 이영태 : "맹장 수술을 했는데 오늘까지 5년 187일 됐다, 폐렴을 치료했는데 4년 364일, 내일이면 5년 되죠."

오전 네 시간은 요양 보호사가 와서 아내를 돌봐주지만, 나머지 시간은 오로지 이 씨의 몫입니다.

<인터뷰> 윤영숙(요양보호사) : "감동은 되고 누구도 못할 것 같지만 아마도 하질 못할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이 씨가) 대단하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죠."

아내와 함께 치매와 싸우면서부터 친구를 만나거나 취미 활동을 하는 등의 개인 생활은 말그대로 언감생심입니다.

이 씨 부부는 슬하에 세 명의 자녀가 있지만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게 아버지로서의 마음입니다.

<인터뷰> 이영태 : "아이들이 있어서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겠지만 부담을 시키지 않겠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제가 수입 내에서... "

<녹취 > "우리 엄마 잘하는구나. 아이고 잘하네."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김 모씨.

김 씨 어머니에게 치매가 찾아온 건 약 15년 전입니다.

<녹취> 김00 : "사용하는 물건들 많이 옮겨놓고 백 뒤지고 다음에 뭐 자기 소지품들 다른 데에 갖다 놓고 없어졌다고 누가 그랬냐고 의심하고..."

어머니의 치매, 자식이 짊어질 책임이라 여겨왔지만 한편으론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입니다.

<녹취> 김00 : "내가 너무 지금 이 오랜 시간을 거의 20년, 25년을 모시다보니까 잠깐 우울증도.. 제가 이런 면이 있는 거예요. 자꾸 울컥울컥...

김 씨는 때론 지치기도 하지만 자식의 도리로 평생 어머니를 모시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녹취> 김00 : "요양원을 갔는데 환자들 그 요양원에 계신 환자들 얼굴에 표정이 없더라고요. 표정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그걸 보면서...너무 좀 마음이 안 좋고 그래가지고..."

치매 가족이 어떤 고통을 겪는지 생생히 보여주는 수기 내용입니다.

<녹취> "언니랑 마트에 갈 때면 열에 서너 번은 가방에 맞아야 했다. 자신이 원하는 걸 안 사는 경우에 그랬다. 때리기도 하고 우유를 내던지거나 카트에 물건을 가득 담기도 했다."

<녹취> "괴로워하다가 방문한 응급실에서 남편은 간호사들에게 침을 뱉고 링거 줄을 뽑아버리기도 했습니다. "오죽하면 의료진들도 손발을 침대에 묶어 놓을 정도였습니다."

<녹취> "남자아이를 보면 눈빛이 달라지고 빼앗아 달라고 하신다. 목욕을 시켜드릴 때 옷을 안 벗으려 해서 전쟁을 치른다. 실례를 했을 땐 감당하기 힘들만큼 저항하신다."

지난해 5월, 노부부가 탄 승용차가 저수지로 돌진했습니다.

여든일곱 남편이 치매를 앓던 아내와 함께 목숨을 끊은 겁니다.

8월에는 치매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아들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치매 가정에서 일어난 자살과 살인 사건이 지난한해 알려진 것만 10건이 넘었습니다.

네, 참 마음이 아픈데요,

현재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가 몇 명이나 됩니까?

네, 통계청 조사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총 613만 명 정돈데요,

국립중앙치매센터 집계로, 전국의 치매 환자 수가 58만 6천여 명이거든요.

그래서 약 9%, 즉 노인 11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치매 환자가 84만 명을 넘어서면서 노인 10명 가운데 1명이 치매를 앓게 되고, 2050년에는 약 271만 명으로 늘어서, 노인 인구의 15%, 즉 7명 가운데 1명이 치매 환자일 것이라는 게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통곕니다.

이런 예측이 어떻게 해서 나오는 겁니까?

네, 전문가들이 지금까지의 추이를 보니까, 최근 5년 동안 65세 이상 노인 인구 수는 17% 정도 늘었는데, 치매 노인 수는 27%가 늘었다, 즉 노인 수도 늘지만 치매 노인 수는 더 급격히 늘고 있다는 거죠.

고령이 될수록 치매 위험이 훨씬 커지는데, 최근에는 초고령 노인도 늘고 있고, 또 예전보다 치매를 빨리 진단하는 사례도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군요.

이번에는 치매의 원인과 예방법을 의학적인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네, 정신과 전문의인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질문>
이 기자, 치매도 하나의 질병인 거죠? 왜 발생하게 됩니까?

<답변>
치매는 크게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혈관성 치매로 나뉩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뇌에 독성 물질이 쌓여 뇌 세포가 파괴되는 질환입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전체 치매의 60%를 차지하는데요,

왜 독성물질이 생기는지 그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미세한 뇌혈관이 막혀 뇌 세포가 죽는 질환입니다.

마비 등의 뇌졸중 증상은 없지만, 일종의 뇌혈관질환인 셈이죠.

혈관성 치매는 전체 치매의 30%를 차지합니다.

<질문>
그러면, 치매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변>
혈관성 치매는 일종의 뇌혈관질환이니까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철저히 조절하면 막을 수 있습니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아직 그 원인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발병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평소 뇌 건강을 위해 노력하면 발병한다고 해도 인지기능 저하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운동입니다.

50대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65세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36%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뇌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시를 외우거나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거나 독서를 하는 등의 노력이죠.

지속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뇌에 적절한 자극을 줍니다.

<질문>
일단 걸리고 나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건가요?

치료약 같은 게 개발되어 있지는 않습니까?

<답변>
한번 손상된 뇌세포는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치매는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약물은 많이 나와 있습니다.

치매의 진행을 늦추면 간병 부담이 많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 치매는 인지기능 장애 외에도 과격해 지는 등의 행동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요,

약물치료를 받으면 이런 증상을 없앨 수 있습니다.

<질문>
다른 질병들처럼 치매도 조기 발견이 중요하겠죠?

일찍 발견할 수 있는, 초기 증상은 어떤 게 있나요?

<답변>
흔히 건망증이 있으면 치매가 아닌가 걱정을 하는데요.

치매와 건망증은 다릅니다.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을 해냅니다.

치매는 아니죠.

치매의 초기 증상은 기억력 장애죠.

이전 기억은 살아있지만, 최근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특징입니다.

기억 입력장치가 고장 나기 때문이죠.

이밖에 물건의 이름을 잘 대지 못해 이것저것이라는 대명사를 쓰기도 하고, 평소 잘하던 계산을 못 하기도 합니다.

집을 찾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쯤 되면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상탭니다.

때문에 어르신들이 기억력 장애가 생긴다면 지체하지 않고 검사를 받아 치매 유무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 잘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을 돌보고 지원하기 위해 어떤 제도적 장치를 가지고 있을까요?

서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치매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어머님께 맞는 인지건강프로그램에 참여시켜드렸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치매가족모임이었다.

나 혼자 이런 멍에를 짊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 자신에게 정신적으로 휴식을 조금씩 줄 수가 있었다.

치매 노인들의 음악교실, 흥겨운 가락에 몸을 싣습니다.

노래를 부르면서 소고를 두드리다 보면 자연히 인지능력과 집중력이 높아집니다.

<녹취> "지금부터 보라색을 붙여주세요. 무슨 색이에요 이것이? 보라색,"

음악은 물론 미술과 작업 치료 등 다양한 인지훈련과 재활프로그램, 그리고 전문의의 진단이 한 장소에서 이뤄집니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서울의 한 치매지원센터 모습입니다.

지역의 치매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한편 치매환자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상담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현강(신경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자기와 똑같은 입장을 가진 환자나 환자 보호자분들을 만나고 그런 가족 치료프로그램들에서는 마음의 어려움을 나눌 수 있고 서로간에 조언도 되고 격려도 받을 수 있는"

현재 서울시의 경우 25개 자치구 모두에 이런 지역 치매관리센터가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을 벗어나면 이런 시스템을 갖춘 곳은 많지 않습니다.

치매환자 주.야간 돌봄센터 등 보조시설 역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치매관리사업의 주체가 지난 2005년부터 지자체로 넘어가면서, 재정이 어렵거나 치매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자치단체의 경우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지 못한 겁니다.

특히 노인 인구가 많고 치매환자 비율도 높은 농어촌과 산간 벽지는 치매관리의 사각지대입니다.

<인터뷰> 김인숙(한국치매협회 사무국장) : "치매정책의 도농간 격차가 굉장히 심하고요, 그렇지만 시골은 그런 인프라가 굉장히 적기 때문에 사실은 집에 계신 환자들이 그 인프라를 이용해서 치매관련 서비스를 받기는 굉장히 어려운..."

정부는 2008년 치매종합관리대책을 발표하고 이후 국가적인 차원에서 치매문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치매 조기검진율을 크게 끌어올리는 등 성과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국립중앙치매센터장 : "열 분 가운데 여섯 분, 50% 정도 치매 검진율이 올라가게 됐구요,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수준입니다. 농촌에 있는 분들도 가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시설이나 인프라를 확충해서 농촌지역도 진단율을 지금보다는 개선하는 쪽으로..."

하지만 여전히 치매 환자의 치료와 보호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나 전문 인력양성은 더디기만 합니다.

대부분의 치매환자가 가정에서 생활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절실한 지원은 바로, 요양보호사 파견입니다.

하지만 하루 4시간으로 시간이 제한된데다, 치료나 전문 프로그램보다는 단순 간병 위주입니다.

<인터뷰> 원시연(국회 입법조사관) : "진짜로 치매를 전담할 전문인력이 아직까지 충분히 양성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다른 인력들이 치매업무까지를 기본교육을 받고 동시에 하고 있는 그런 상황"

이마저도 전체 치매환자 가운데 3분의 1만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치매 환자 지원이 독자적인 틀을 갖추지 못하고, 장기요양보험 제도를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으로 거동이 불편한 정도를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는 장기요양보험제도 특성상 치매환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 한국치매협회 : "평소에는 너무 가족을 힘들게 하고 굉장한 이상행동을 하시는데, (사회복지사나 간호사가) 방문을 하면 그냥 알고있는 나의 어머님 처럼 행동을 한다는거죠. 정확하게"

오는 7월부터 경증 치매환자도 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치매 특별 등급을 일부 도입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이 지원 범위 밖에 있습니다.

<녹취> 2010.11.12 : "노인 요양시설에서 불이나 10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습니다."

<녹취> 2013.7.30 : "불길은 10분 만에 잡혔지만 병상에 묶여있던 입원환자 윤모씨가 몸을 피하지 못해 숨졌습니다."

가정에서 보살피기 어려워진 치매 환자는 대부분 요양원이라 불리는 사설 노인요양시설로 보내집니다.

하지만 영세 업체가 난립하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녹취> 2013.11.13 뉴스 : "가슴에는 퍼런 멍이 들고 피부에 심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요양원에서 같은 방을 쓰던 80대 환자에게 폭행을 당한 겁니다."

치매환자의 특성상 24시간 보호와 관찰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요양원은 인력이 부족하고, 체계적인 의료지원도 기대하기 힘듧니다.

치매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도 부족합니다.

정부가 지정한 공립요양병원은 모두 73개, 지역적으로 편중돼 있는데다, '치매'전문병원을 표방한 곳은 그나마 몇군데 안됩니다.

대부분 일반 노인요양병원이 치매병원의 역할도 함께 하는 게 현실입니다.

<인터뷰> 원시연(국회 입법조사관) : "일부 요양병원의 경우, 치매환자인데 입소해도 되느냐, 그러면 '우리는 전문인력이 갖춰져있지 않으니까 다른 곳을 알아보시라' 그렇게 답변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치매환자 간호나 보호를 넘어선 예방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료계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상윤(교수) : "환자가 심해지는 것을 막거나 생겨나는 환자의 수를 줄이거나 해야 하는데, 이쪽으로는 전혀 정책이 없어요. 지금 정책은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예산으로 환자와 보호자를 도와주는 것 밖에 없어요

암보다 무섭다는 치매...

가족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병,

치매 노인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할 시스템 마련은 아직 요원한 상탭니다.

박석호 기자, 현재는 정부가 치매 환자를 지원하는 기본 제도가 노인장기요양보험인데 이걸로는 많이 부족한 거군요?

그렇습니다.

현재 건강보험 가입자들은 장기요양보험료도 함께 내고 있습니다.

건강보험료의 6.55%, 소득에 대해서는 약 0.5% 수준인데요,

이 돈을 재원으로 해서, 요양복지사를 집으로 부르거나 노인의료복지 시설에 입소할 때 그 비용의 85%와 80%를 공단에서 지급하는 겁니다.

그런데, 앞에서 말씀 드린 이특 씨 가정의 경우 조모께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았지만, 조부는 받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지원을 받으려면 거동이 불편해야 합니다.

하지만, 치매의 경우 몸은 건강한데 인지능력이 나쁜 환자가 많고, 이런 경우 가족들은 힘들지만 지원 대상이 안 되는 겁니다.

통계를 보면 지난해 장기요양급여 혜택을 본 치매 환자가 17만 6천 명이었습니다.

치매 환자 3분의 2는 아무런 지원을 못 받은 셈이죠.

때문에 정부가 치매 환자에 대한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재원은 한정돼 있고, 그래서 노인장기요양보험료율을 조금 더 높이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진수(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치매 노인의 문제는 사실은 고령화하고 소득 양극화에요. 고령화니까 대상자가 워낙 늘고, 그 다음에 양극화는 소득 경제 상황 안 좋고 소득 어려운 사람은 점점 많아지게 되다 보니까 본인 부담도 못하게 되니까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거든요. 두 개를 고려해서 조금 여유있는 사람들이 조금 내주면, 그나마 그런 문제들이 아주 극단적인 상태로 안 가고, 치매 노인이나 가족들이 그래도 숨 쉬고 살 수 있으니까... "

박 기자, 앞서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그에 대한 지원은 좀 있습니까?

있긴 한데, 그것도 아주 부족합니다.

지난해 보건소에서 무료 치매검사를 받은 노인이 4만 2천여 명이었고요,

예산은 16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올해도 무료 검진 대상자가 5만 2천 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치매 가족의 고통과 비극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책은 아직 많이 부족하군요.

장기요양보험 제도의 개선을 포함해서 좀 더 체계적인 검토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박석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
  • 죽음보다 더한 고통, 치매
    • 입력 2014-01-17 22:38:09
    • 수정2014-01-18 08:10:36
    취재파일K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취재파일K 한상권입니다.

치매에 걸린 부모를 돌보다 지쳐서 결국 함께 목숨을 끊는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수 이특 씨의 가족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암보다 더 무섭다는 치매, 우리 사회는 과연 어떤 안전망이 있는 걸까요.

오늘 취재파일K 이슈의 주제는 치매입니다.

<녹취> "사람들 사진인데, 건널목에 있는 건데... (이름이 뭐에요? 가물가물 하세요?)"

<녹취> 노원구치매센터 팀장 : "혼자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치매 가족분들이 오셔서요 많은 정보도 얻어가시고 가슴에 가지고 있는 어려움도 많이 해소하시면서... "

<녹취> 론 레이건(레이건 대통령 아들) : "아버지는 임기가 끝나자마자 치매 진단을 받았습니다. 임기 중에도 치매가 있었던 게 확실합니다."

<녹취> 가족 : "밤에 잠을 안 잘 때는 집안을 계속 헤매고 다녀요. 너무 힘들었어요."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더 커지는 치매의 고통, 박석호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최근 이특 씨 가정의 비극을 보면, 여전히 치매에 대한 사회적인 대비책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렇습니다.

이특 씨 가정의 경우 부친이 소문난 효자였다는데요,

하지만 조모가 몇 해전부터 치매를 앓기 시작하고 조부도 지난해부터 치매에 걸렸습니다.

이 때문에 부친이 우울증을 겪었고, 또 사업 실패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도 컸다고 합니다.

이특 씨는 군복무 중이었구요.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까운데요...

이렇듯 대부분의 치매환자의 가족들은 고립무원 속에 하루하루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먼저 치매 가족의 현실을 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아이 눈물났네, 노래 들어요."

<녹취> "오늘 노래 공부 시작합시다!"

할아버지가 누워있는 할머니에게 음악을 들려줍니다.

올해 여든일곱인 이영태 할아버지.

치매를 앓는 아내를 돌봐온 지 17년쨉니다.

음식을 먹이고...

운동을 시키고...

양치질도 해줍니다.

영양실조를 막고 소화가 잘 되라고 온갖 과일과 채소를 갈아서 음식도 손수 준비합니다.

이 씨의 하루는 병간호로 시작해 병간호로 끝납니다.

<인터뷰> 이영태 : "장기 간병한다는 것은 본인도 어렵지만 간병하는 사람이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일이 생기고 하는 것 같은데요. 어려움은 말할 수가 없어요."

이 씨가 정년퇴임으로 교단을 떠난 지 5년 만인 지난 1998년, 아내의 치매가 시작됐습니다.

설상가상 10년 전엔 아내에게 뇌졸중까지 왔습니다.

하루 24시간 아내 곁을 떠날 수 없습니다.

이 씨는 아내의 치매가 시작됐을 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일지를 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써온 게 천 권이 넘습니다.

병세가 어떤지, 얼마나 먹었는지 등 세세한 것 하나하나 모두 기록해놓았습니다.

<녹취> 이영태 : "맹장 수술을 했는데 오늘까지 5년 187일 됐다, 폐렴을 치료했는데 4년 364일, 내일이면 5년 되죠."

오전 네 시간은 요양 보호사가 와서 아내를 돌봐주지만, 나머지 시간은 오로지 이 씨의 몫입니다.

<인터뷰> 윤영숙(요양보호사) : "감동은 되고 누구도 못할 것 같지만 아마도 하질 못할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이 씨가) 대단하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죠."

아내와 함께 치매와 싸우면서부터 친구를 만나거나 취미 활동을 하는 등의 개인 생활은 말그대로 언감생심입니다.

이 씨 부부는 슬하에 세 명의 자녀가 있지만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게 아버지로서의 마음입니다.

<인터뷰> 이영태 : "아이들이 있어서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겠지만 부담을 시키지 않겠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제가 수입 내에서... "

<녹취 > "우리 엄마 잘하는구나. 아이고 잘하네."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김 모씨.

김 씨 어머니에게 치매가 찾아온 건 약 15년 전입니다.

<녹취> 김00 : "사용하는 물건들 많이 옮겨놓고 백 뒤지고 다음에 뭐 자기 소지품들 다른 데에 갖다 놓고 없어졌다고 누가 그랬냐고 의심하고..."

어머니의 치매, 자식이 짊어질 책임이라 여겨왔지만 한편으론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입니다.

<녹취> 김00 : "내가 너무 지금 이 오랜 시간을 거의 20년, 25년을 모시다보니까 잠깐 우울증도.. 제가 이런 면이 있는 거예요. 자꾸 울컥울컥...

김 씨는 때론 지치기도 하지만 자식의 도리로 평생 어머니를 모시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녹취> 김00 : "요양원을 갔는데 환자들 그 요양원에 계신 환자들 얼굴에 표정이 없더라고요. 표정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그걸 보면서...너무 좀 마음이 안 좋고 그래가지고..."

치매 가족이 어떤 고통을 겪는지 생생히 보여주는 수기 내용입니다.

<녹취> "언니랑 마트에 갈 때면 열에 서너 번은 가방에 맞아야 했다. 자신이 원하는 걸 안 사는 경우에 그랬다. 때리기도 하고 우유를 내던지거나 카트에 물건을 가득 담기도 했다."

<녹취> "괴로워하다가 방문한 응급실에서 남편은 간호사들에게 침을 뱉고 링거 줄을 뽑아버리기도 했습니다. "오죽하면 의료진들도 손발을 침대에 묶어 놓을 정도였습니다."

<녹취> "남자아이를 보면 눈빛이 달라지고 빼앗아 달라고 하신다. 목욕을 시켜드릴 때 옷을 안 벗으려 해서 전쟁을 치른다. 실례를 했을 땐 감당하기 힘들만큼 저항하신다."

지난해 5월, 노부부가 탄 승용차가 저수지로 돌진했습니다.

여든일곱 남편이 치매를 앓던 아내와 함께 목숨을 끊은 겁니다.

8월에는 치매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아들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치매 가정에서 일어난 자살과 살인 사건이 지난한해 알려진 것만 10건이 넘었습니다.

네, 참 마음이 아픈데요,

현재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가 몇 명이나 됩니까?

네, 통계청 조사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총 613만 명 정돈데요,

국립중앙치매센터 집계로, 전국의 치매 환자 수가 58만 6천여 명이거든요.

그래서 약 9%, 즉 노인 11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치매 환자가 84만 명을 넘어서면서 노인 10명 가운데 1명이 치매를 앓게 되고, 2050년에는 약 271만 명으로 늘어서, 노인 인구의 15%, 즉 7명 가운데 1명이 치매 환자일 것이라는 게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통곕니다.

이런 예측이 어떻게 해서 나오는 겁니까?

네, 전문가들이 지금까지의 추이를 보니까, 최근 5년 동안 65세 이상 노인 인구 수는 17% 정도 늘었는데, 치매 노인 수는 27%가 늘었다, 즉 노인 수도 늘지만 치매 노인 수는 더 급격히 늘고 있다는 거죠.

고령이 될수록 치매 위험이 훨씬 커지는데, 최근에는 초고령 노인도 늘고 있고, 또 예전보다 치매를 빨리 진단하는 사례도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군요.

이번에는 치매의 원인과 예방법을 의학적인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네, 정신과 전문의인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질문>
이 기자, 치매도 하나의 질병인 거죠? 왜 발생하게 됩니까?

<답변>
치매는 크게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혈관성 치매로 나뉩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뇌에 독성 물질이 쌓여 뇌 세포가 파괴되는 질환입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전체 치매의 60%를 차지하는데요,

왜 독성물질이 생기는지 그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미세한 뇌혈관이 막혀 뇌 세포가 죽는 질환입니다.

마비 등의 뇌졸중 증상은 없지만, 일종의 뇌혈관질환인 셈이죠.

혈관성 치매는 전체 치매의 30%를 차지합니다.

<질문>
그러면, 치매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변>
혈관성 치매는 일종의 뇌혈관질환이니까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철저히 조절하면 막을 수 있습니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아직 그 원인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발병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평소 뇌 건강을 위해 노력하면 발병한다고 해도 인지기능 저하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운동입니다.

50대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65세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36%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뇌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시를 외우거나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거나 독서를 하는 등의 노력이죠.

지속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뇌에 적절한 자극을 줍니다.

<질문>
일단 걸리고 나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건가요?

치료약 같은 게 개발되어 있지는 않습니까?

<답변>
한번 손상된 뇌세포는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치매는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약물은 많이 나와 있습니다.

치매의 진행을 늦추면 간병 부담이 많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 치매는 인지기능 장애 외에도 과격해 지는 등의 행동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요,

약물치료를 받으면 이런 증상을 없앨 수 있습니다.

<질문>
다른 질병들처럼 치매도 조기 발견이 중요하겠죠?

일찍 발견할 수 있는, 초기 증상은 어떤 게 있나요?

<답변>
흔히 건망증이 있으면 치매가 아닌가 걱정을 하는데요.

치매와 건망증은 다릅니다.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을 해냅니다.

치매는 아니죠.

치매의 초기 증상은 기억력 장애죠.

이전 기억은 살아있지만, 최근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특징입니다.

기억 입력장치가 고장 나기 때문이죠.

이밖에 물건의 이름을 잘 대지 못해 이것저것이라는 대명사를 쓰기도 하고, 평소 잘하던 계산을 못 하기도 합니다.

집을 찾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쯤 되면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상탭니다.

때문에 어르신들이 기억력 장애가 생긴다면 지체하지 않고 검사를 받아 치매 유무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 잘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을 돌보고 지원하기 위해 어떤 제도적 장치를 가지고 있을까요?

서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치매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어머님께 맞는 인지건강프로그램에 참여시켜드렸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치매가족모임이었다.

나 혼자 이런 멍에를 짊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 자신에게 정신적으로 휴식을 조금씩 줄 수가 있었다.

치매 노인들의 음악교실, 흥겨운 가락에 몸을 싣습니다.

노래를 부르면서 소고를 두드리다 보면 자연히 인지능력과 집중력이 높아집니다.

<녹취> "지금부터 보라색을 붙여주세요. 무슨 색이에요 이것이? 보라색,"

음악은 물론 미술과 작업 치료 등 다양한 인지훈련과 재활프로그램, 그리고 전문의의 진단이 한 장소에서 이뤄집니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서울의 한 치매지원센터 모습입니다.

지역의 치매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한편 치매환자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상담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현강(신경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자기와 똑같은 입장을 가진 환자나 환자 보호자분들을 만나고 그런 가족 치료프로그램들에서는 마음의 어려움을 나눌 수 있고 서로간에 조언도 되고 격려도 받을 수 있는"

현재 서울시의 경우 25개 자치구 모두에 이런 지역 치매관리센터가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을 벗어나면 이런 시스템을 갖춘 곳은 많지 않습니다.

치매환자 주.야간 돌봄센터 등 보조시설 역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치매관리사업의 주체가 지난 2005년부터 지자체로 넘어가면서, 재정이 어렵거나 치매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자치단체의 경우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지 못한 겁니다.

특히 노인 인구가 많고 치매환자 비율도 높은 농어촌과 산간 벽지는 치매관리의 사각지대입니다.

<인터뷰> 김인숙(한국치매협회 사무국장) : "치매정책의 도농간 격차가 굉장히 심하고요, 그렇지만 시골은 그런 인프라가 굉장히 적기 때문에 사실은 집에 계신 환자들이 그 인프라를 이용해서 치매관련 서비스를 받기는 굉장히 어려운..."

정부는 2008년 치매종합관리대책을 발표하고 이후 국가적인 차원에서 치매문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치매 조기검진율을 크게 끌어올리는 등 성과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국립중앙치매센터장 : "열 분 가운데 여섯 분, 50% 정도 치매 검진율이 올라가게 됐구요,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수준입니다. 농촌에 있는 분들도 가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시설이나 인프라를 확충해서 농촌지역도 진단율을 지금보다는 개선하는 쪽으로..."

하지만 여전히 치매 환자의 치료와 보호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나 전문 인력양성은 더디기만 합니다.

대부분의 치매환자가 가정에서 생활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절실한 지원은 바로, 요양보호사 파견입니다.

하지만 하루 4시간으로 시간이 제한된데다, 치료나 전문 프로그램보다는 단순 간병 위주입니다.

<인터뷰> 원시연(국회 입법조사관) : "진짜로 치매를 전담할 전문인력이 아직까지 충분히 양성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다른 인력들이 치매업무까지를 기본교육을 받고 동시에 하고 있는 그런 상황"

이마저도 전체 치매환자 가운데 3분의 1만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치매 환자 지원이 독자적인 틀을 갖추지 못하고, 장기요양보험 제도를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으로 거동이 불편한 정도를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는 장기요양보험제도 특성상 치매환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 한국치매협회 : "평소에는 너무 가족을 힘들게 하고 굉장한 이상행동을 하시는데, (사회복지사나 간호사가) 방문을 하면 그냥 알고있는 나의 어머님 처럼 행동을 한다는거죠. 정확하게"

오는 7월부터 경증 치매환자도 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치매 특별 등급을 일부 도입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이 지원 범위 밖에 있습니다.

<녹취> 2010.11.12 : "노인 요양시설에서 불이나 10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습니다."

<녹취> 2013.7.30 : "불길은 10분 만에 잡혔지만 병상에 묶여있던 입원환자 윤모씨가 몸을 피하지 못해 숨졌습니다."

가정에서 보살피기 어려워진 치매 환자는 대부분 요양원이라 불리는 사설 노인요양시설로 보내집니다.

하지만 영세 업체가 난립하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녹취> 2013.11.13 뉴스 : "가슴에는 퍼런 멍이 들고 피부에 심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요양원에서 같은 방을 쓰던 80대 환자에게 폭행을 당한 겁니다."

치매환자의 특성상 24시간 보호와 관찰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요양원은 인력이 부족하고, 체계적인 의료지원도 기대하기 힘듧니다.

치매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도 부족합니다.

정부가 지정한 공립요양병원은 모두 73개, 지역적으로 편중돼 있는데다, '치매'전문병원을 표방한 곳은 그나마 몇군데 안됩니다.

대부분 일반 노인요양병원이 치매병원의 역할도 함께 하는 게 현실입니다.

<인터뷰> 원시연(국회 입법조사관) : "일부 요양병원의 경우, 치매환자인데 입소해도 되느냐, 그러면 '우리는 전문인력이 갖춰져있지 않으니까 다른 곳을 알아보시라' 그렇게 답변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치매환자 간호나 보호를 넘어선 예방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료계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상윤(교수) : "환자가 심해지는 것을 막거나 생겨나는 환자의 수를 줄이거나 해야 하는데, 이쪽으로는 전혀 정책이 없어요. 지금 정책은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예산으로 환자와 보호자를 도와주는 것 밖에 없어요

암보다 무섭다는 치매...

가족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병,

치매 노인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할 시스템 마련은 아직 요원한 상탭니다.

박석호 기자, 현재는 정부가 치매 환자를 지원하는 기본 제도가 노인장기요양보험인데 이걸로는 많이 부족한 거군요?

그렇습니다.

현재 건강보험 가입자들은 장기요양보험료도 함께 내고 있습니다.

건강보험료의 6.55%, 소득에 대해서는 약 0.5% 수준인데요,

이 돈을 재원으로 해서, 요양복지사를 집으로 부르거나 노인의료복지 시설에 입소할 때 그 비용의 85%와 80%를 공단에서 지급하는 겁니다.

그런데, 앞에서 말씀 드린 이특 씨 가정의 경우 조모께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았지만, 조부는 받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지원을 받으려면 거동이 불편해야 합니다.

하지만, 치매의 경우 몸은 건강한데 인지능력이 나쁜 환자가 많고, 이런 경우 가족들은 힘들지만 지원 대상이 안 되는 겁니다.

통계를 보면 지난해 장기요양급여 혜택을 본 치매 환자가 17만 6천 명이었습니다.

치매 환자 3분의 2는 아무런 지원을 못 받은 셈이죠.

때문에 정부가 치매 환자에 대한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재원은 한정돼 있고, 그래서 노인장기요양보험료율을 조금 더 높이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진수(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치매 노인의 문제는 사실은 고령화하고 소득 양극화에요. 고령화니까 대상자가 워낙 늘고, 그 다음에 양극화는 소득 경제 상황 안 좋고 소득 어려운 사람은 점점 많아지게 되다 보니까 본인 부담도 못하게 되니까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거든요. 두 개를 고려해서 조금 여유있는 사람들이 조금 내주면, 그나마 그런 문제들이 아주 극단적인 상태로 안 가고, 치매 노인이나 가족들이 그래도 숨 쉬고 살 수 있으니까... "

박 기자, 앞서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그에 대한 지원은 좀 있습니까?

있긴 한데, 그것도 아주 부족합니다.

지난해 보건소에서 무료 치매검사를 받은 노인이 4만 2천여 명이었고요,

예산은 16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올해도 무료 검진 대상자가 5만 2천 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치매 가족의 고통과 비극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책은 아직 많이 부족하군요.

장기요양보험 제도의 개선을 포함해서 좀 더 체계적인 검토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박석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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