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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살인 용의자 재판 한번 못 하는 사연은
입력 2014.01.26 (08:08) 연합뉴스
"기소된 지 5개월이 지났는데 재판 한번 못 열고 있어요. 그것도 16년 전 살인사건을…"

1998년 8월 13일 오전 3시께 대전의 한 주택에서 이모(당시 38세)씨가 온몸을 둔기로 심하게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뇌경막하 출혈.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씨와 같은 집에 세들어 살고 있던 김모(53)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씨가 평소 밤늦은 시각에 술 취한 상태에서 음악을 크게 트는 등 소란을 피우는 데 불만을 갖고 있던 김씨가 술에 취해 이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순간적으로 저지른 범행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건직후 달아난 김씨는 완전히 행적을 감췄다.

본인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사용하거나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 등으로라도 경찰에 적발된 사실이 전혀 없고 외국으로 나간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씨가 어디에선가 신원불명 상태로 숨졌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김씨 형제의 유전자를 확보, 무연고 사망자들의 유전자와 대조하기까지 했으나 김씨로 보이는 사망자는 없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지난해 8월이 되면서 이 사건 공소시효가 다가왔다.

지금은 살인사건 공소시효가 25년으로 늘어났지만 2007년 전에 발생한 사건의 공소시효는 15년이었다. 지난해 8월 12일이 지나면 김씨를 붙잡더라도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검찰은 김씨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소시효 만료 사흘 전인 지난해 8월 9일 김씨를 기소했다.

재판을 맡은 대전지법은 김씨 주소지로 2차례에 걸쳐 공소장 부본과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서, 국선변호인 선정 고지서 등을 발송했으나 모두 수취인 불명으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김씨에 대한 재판은 아직 열리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공소시효는 24년 뒤까지로 연장됐다.

'공소가 제기된 범죄는 판결 확정 없이 공소를 제기한 때로부터 25년을 경과하면 공소시효가 완성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형사소송법 제249조 2항 규정에 따라 2038년 8월 8일까지는 김씨를 처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전지검의 한 관계자는 "현재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돼 있고 지명수배도 돼 있다"며 "김씨가 외국으로 밀항했거나 국내에서 완벽하게 신분을 위조해 다른 사람으로 살고 있을 수도 있지만 언제든 신병만 확보되면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소중지 상태에서도 공소시효는 계속 진행된다"며 "김씨가 용의자가 확실한 만큼 공소시효 만료를 막기 위해 신병 없이 기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 16년 전 살인 용의자 재판 한번 못 하는 사연은
    • 입력 2014-01-26 08:08:42
    연합뉴스
"기소된 지 5개월이 지났는데 재판 한번 못 열고 있어요. 그것도 16년 전 살인사건을…"

1998년 8월 13일 오전 3시께 대전의 한 주택에서 이모(당시 38세)씨가 온몸을 둔기로 심하게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뇌경막하 출혈.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씨와 같은 집에 세들어 살고 있던 김모(53)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씨가 평소 밤늦은 시각에 술 취한 상태에서 음악을 크게 트는 등 소란을 피우는 데 불만을 갖고 있던 김씨가 술에 취해 이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순간적으로 저지른 범행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건직후 달아난 김씨는 완전히 행적을 감췄다.

본인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사용하거나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 등으로라도 경찰에 적발된 사실이 전혀 없고 외국으로 나간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씨가 어디에선가 신원불명 상태로 숨졌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김씨 형제의 유전자를 확보, 무연고 사망자들의 유전자와 대조하기까지 했으나 김씨로 보이는 사망자는 없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지난해 8월이 되면서 이 사건 공소시효가 다가왔다.

지금은 살인사건 공소시효가 25년으로 늘어났지만 2007년 전에 발생한 사건의 공소시효는 15년이었다. 지난해 8월 12일이 지나면 김씨를 붙잡더라도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검찰은 김씨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소시효 만료 사흘 전인 지난해 8월 9일 김씨를 기소했다.

재판을 맡은 대전지법은 김씨 주소지로 2차례에 걸쳐 공소장 부본과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서, 국선변호인 선정 고지서 등을 발송했으나 모두 수취인 불명으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김씨에 대한 재판은 아직 열리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공소시효는 24년 뒤까지로 연장됐다.

'공소가 제기된 범죄는 판결 확정 없이 공소를 제기한 때로부터 25년을 경과하면 공소시효가 완성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형사소송법 제249조 2항 규정에 따라 2038년 8월 8일까지는 김씨를 처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전지검의 한 관계자는 "현재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돼 있고 지명수배도 돼 있다"며 "김씨가 외국으로 밀항했거나 국내에서 완벽하게 신분을 위조해 다른 사람으로 살고 있을 수도 있지만 언제든 신병만 확보되면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소중지 상태에서도 공소시효는 계속 진행된다"며 "김씨가 용의자가 확실한 만큼 공소시효 만료를 막기 위해 신병 없이 기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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