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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기업, 계열 증권사 통해 단기자금 ‘굴리기’
입력 2014.01.26 (08:20) 연합뉴스
재벌기업들이 연초부터 계열 증권사를 통해 단기자금 굴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올해 들어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특수관계인인 현대증권으로부터 단기금융상품인 수시입출금식 특정금전신탁(MMT)과 머니마켓랩(MMW)을 매수했다.

현대상선은 매회 200억∼500억원 규모로 MMT와 MMW를 매수했으며, 연초 이후 현대증권과의 누적 매수금액은 모두 1천8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누적 매수금액(1천억원)보다 갑절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분기 1천900억원, 2분기에 1천150억원, 3분기에 850억원, 4분기에 1천800억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을 현대증권으로부터 매수했는데 올해는 1월 한달간 이미 1천800억원의 단기금융상품을 현대증권과 거래한 것이다.

연초부터 현대자동차도 특수관계인인 HMC투자증권의 단기금융상품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이달 들어 현대자동차는 모두 일곱 차례에 걸쳐 HMC투자증권이 발행한 MMT를 매수했다. 이로써 연초 이후 HMC투자증권과의 MMT 누적 거래금액은 총 3천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0억원)과 비교해 8배 가까이 급증했다.

MMT는 시장에 매각해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 운용하는 단기 특정금전신탁 상품이다. 하루 이상만 예치해도 금리가 발생하고 중간에 해지하더라도 별도의 수수료 부담이 없어 단기자금을 운용하기에 알맞다.

기업 입장에서는 똑같은 규모의 단기자금을 은행에 넣어두는 것보다 증권사의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이득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의 단기자금 운용상품 수시입출식예금(MMDA)의 수익률은 2% 전후에 그치지만, 증권사의 MMT 수익률은 2.45∼2.65%로 더 높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계열사가 자사 MMT 상품에 거액을 맡기는 게 이득이 된다.

MMT 상품에 대한 증권사의 연간 신탁보수는 0.02∼0.05%에 그쳐, 증권사 입장에서는 MMT 상품이 주요 수익원이라기보다 고객을 확보해 다른 금융상품 투자로 연결시키는 일종의 '미끼 투자상품'이다.

그러나 재벌기업이 계열 증권사에 맡기는 연간 누적 거래금액이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이 넘어가기 때문에 계열 증권사도 짭짤한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재벌기업과 계열 증권사 간의 MMT 거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재벌기업이 MMT를 통해 시장에서는 제대로 소화되지 않는 부실 계열사의 회사채나 기업어음(CP)에 집중 투자하는 형태로 계열사를 지원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그러나 지난해 동양그룹 사태 이후 단기금융상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MMT의 듀레이션(90일)과 편입자산 신용등급(상위 2개 등급만 허용) 관련 규제도 기존보다 엄격해진 상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최근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MMT가 투자하는 대상이 주로 환매조건부채권(RP)이기 때문에 안전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 재벌기업, 계열 증권사 통해 단기자금 ‘굴리기’
    • 입력 2014-01-26 08:20:31
    연합뉴스
재벌기업들이 연초부터 계열 증권사를 통해 단기자금 굴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올해 들어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특수관계인인 현대증권으로부터 단기금융상품인 수시입출금식 특정금전신탁(MMT)과 머니마켓랩(MMW)을 매수했다.

현대상선은 매회 200억∼500억원 규모로 MMT와 MMW를 매수했으며, 연초 이후 현대증권과의 누적 매수금액은 모두 1천8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누적 매수금액(1천억원)보다 갑절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분기 1천900억원, 2분기에 1천150억원, 3분기에 850억원, 4분기에 1천800억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을 현대증권으로부터 매수했는데 올해는 1월 한달간 이미 1천800억원의 단기금융상품을 현대증권과 거래한 것이다.

연초부터 현대자동차도 특수관계인인 HMC투자증권의 단기금융상품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이달 들어 현대자동차는 모두 일곱 차례에 걸쳐 HMC투자증권이 발행한 MMT를 매수했다. 이로써 연초 이후 HMC투자증권과의 MMT 누적 거래금액은 총 3천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0억원)과 비교해 8배 가까이 급증했다.

MMT는 시장에 매각해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 운용하는 단기 특정금전신탁 상품이다. 하루 이상만 예치해도 금리가 발생하고 중간에 해지하더라도 별도의 수수료 부담이 없어 단기자금을 운용하기에 알맞다.

기업 입장에서는 똑같은 규모의 단기자금을 은행에 넣어두는 것보다 증권사의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이득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의 단기자금 운용상품 수시입출식예금(MMDA)의 수익률은 2% 전후에 그치지만, 증권사의 MMT 수익률은 2.45∼2.65%로 더 높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계열사가 자사 MMT 상품에 거액을 맡기는 게 이득이 된다.

MMT 상품에 대한 증권사의 연간 신탁보수는 0.02∼0.05%에 그쳐, 증권사 입장에서는 MMT 상품이 주요 수익원이라기보다 고객을 확보해 다른 금융상품 투자로 연결시키는 일종의 '미끼 투자상품'이다.

그러나 재벌기업이 계열 증권사에 맡기는 연간 누적 거래금액이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이 넘어가기 때문에 계열 증권사도 짭짤한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재벌기업과 계열 증권사 간의 MMT 거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재벌기업이 MMT를 통해 시장에서는 제대로 소화되지 않는 부실 계열사의 회사채나 기업어음(CP)에 집중 투자하는 형태로 계열사를 지원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그러나 지난해 동양그룹 사태 이후 단기금융상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MMT의 듀레이션(90일)과 편입자산 신용등급(상위 2개 등급만 허용) 관련 규제도 기존보다 엄격해진 상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최근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MMT가 투자하는 대상이 주로 환매조건부채권(RP)이기 때문에 안전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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