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불안…한국으로 불똥 튀나?

입력 2014.01.27 (10:23) 수정 2014.01.2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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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코스피 지수가 개장 직후 1,900선 아래로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7원이나 급등하자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에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이 한국으로 전염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최근 신흥국 시장 불안이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지난주말 아르헨티나 등 일부 신흥국에 대한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친 만큼 한국 금융시장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정부 "리스크 관리 총력…신흥국별 차별화 예상"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오전 기재부 간부회의에서 신흥국 시장 불안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꼼꼼하게 챙기라'고 관련 라인에 당부했다.

현 부총리는 리스크 관리 등 측면에서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흥국 외환시장의 불안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가 24일 2% 안팎으로 급락한 만큼 한국도 이런 시장 흐름을 일부 반영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신흥국과 달리 단기부채 비중이나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등 펀더멘털이 좋아서 한국으로 전이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다"면서 "시장이 곧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은 일단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에 따른 심리 요인이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으로 보고, 외국의 투자은행(IB) 동향 등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계속된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외환 수급 사정에는 불안 요인이 없는 만큼 결국 신흥국 시장별로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의 추가적인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성장률 둔화 등으로 엔화와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고 펀더멘털이 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통화가치 하락 등 자본 유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오늘 시장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평가했다.

2001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며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아르헨티나의 페소화 가치가 23일에만 11.7% 급락하는 등 위기 징후를 보이면서 24일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96% 급락했고 유럽 주요 증시도 2% 이상 급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에 이런 시장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코스피는 27일 장 시작 직후 2% 이상 급락, 1,900선을 잠시 내줬다.

◇ 대외건전성 탄탄…"신흥국 동조화 우려"

정부는 신흥국 시장 불안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나 터키는 교역과 투자 등 측면에서 한국과 관계가 거의 없는 데다 수출이나 수입으로 봐도 전체의 1% 미만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의 대외건전성도 탄탄한 수준이다.

CDS 프리미엄은 2012년말 67bp(베이시스포인트)에서 지난해말 65bp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19년만기) 가산금리는 140bp에서 92bp로 개선됐다.

이는 총외채가 2012년말 4천94억달러에서 지난해 4천110억달러로 다소 늘었지만 단기외채 비중이 31.1%에서 27.1%로 줄어드는 등의 건전성개선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외환보유액 역시 1년간 3천270억달러에서 3천450억달러로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현재 세계 7위 수준이다. 외화예금도 486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이런 시장 불안이 신흥국 전체로 파급되면서 '신흥국과 동조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다. 또 특정 국가의 문제가 국제금융시장을 통해 선진국으로 전염되고 나서 한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례로 아르헨티나에 위기가 발생하면 브라질 등 중남미 주요 교역 대상국에 영향을 미치고 이 여파가 미국으로 전달돼 한국도 영향을 받는 시나리오다.

정부는 이런 상황까지 살펴 대내외 경제·금융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마련된 시나리오별 컨틴전시 플랜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시장 불안 조짐이 발생할 경우 신속·과감하게 대응해 실물경제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한국은 안정성이 두드러진 나라이므로 신흥국 시장 불안이 직접 전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 "다만 신흥국 시장 불안의 확산 정도에 따라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국내경제팀장은 "신흥국 시장 불안으로 한국에서 외국인자금이 유출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홍콩이나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전염되는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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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1-27 10:23:58
    • 수정2014-01-27 16:19:34
    연합뉴스
27일 코스피 지수가 개장 직후 1,900선 아래로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7원이나 급등하자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에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이 한국으로 전염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최근 신흥국 시장 불안이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지난주말 아르헨티나 등 일부 신흥국에 대한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친 만큼 한국 금융시장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정부 "리스크 관리 총력…신흥국별 차별화 예상"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오전 기재부 간부회의에서 신흥국 시장 불안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꼼꼼하게 챙기라'고 관련 라인에 당부했다.

현 부총리는 리스크 관리 등 측면에서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흥국 외환시장의 불안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가 24일 2% 안팎으로 급락한 만큼 한국도 이런 시장 흐름을 일부 반영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신흥국과 달리 단기부채 비중이나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등 펀더멘털이 좋아서 한국으로 전이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다"면서 "시장이 곧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은 일단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에 따른 심리 요인이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으로 보고, 외국의 투자은행(IB) 동향 등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계속된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외환 수급 사정에는 불안 요인이 없는 만큼 결국 신흥국 시장별로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의 추가적인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성장률 둔화 등으로 엔화와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고 펀더멘털이 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통화가치 하락 등 자본 유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오늘 시장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평가했다.

2001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며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아르헨티나의 페소화 가치가 23일에만 11.7% 급락하는 등 위기 징후를 보이면서 24일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96% 급락했고 유럽 주요 증시도 2% 이상 급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에 이런 시장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코스피는 27일 장 시작 직후 2% 이상 급락, 1,900선을 잠시 내줬다.

◇ 대외건전성 탄탄…"신흥국 동조화 우려"

정부는 신흥국 시장 불안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나 터키는 교역과 투자 등 측면에서 한국과 관계가 거의 없는 데다 수출이나 수입으로 봐도 전체의 1% 미만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의 대외건전성도 탄탄한 수준이다.

CDS 프리미엄은 2012년말 67bp(베이시스포인트)에서 지난해말 65bp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19년만기) 가산금리는 140bp에서 92bp로 개선됐다.

이는 총외채가 2012년말 4천94억달러에서 지난해 4천110억달러로 다소 늘었지만 단기외채 비중이 31.1%에서 27.1%로 줄어드는 등의 건전성개선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외환보유액 역시 1년간 3천270억달러에서 3천450억달러로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현재 세계 7위 수준이다. 외화예금도 486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이런 시장 불안이 신흥국 전체로 파급되면서 '신흥국과 동조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다. 또 특정 국가의 문제가 국제금융시장을 통해 선진국으로 전염되고 나서 한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례로 아르헨티나에 위기가 발생하면 브라질 등 중남미 주요 교역 대상국에 영향을 미치고 이 여파가 미국으로 전달돼 한국도 영향을 받는 시나리오다.

정부는 이런 상황까지 살펴 대내외 경제·금융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마련된 시나리오별 컨틴전시 플랜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시장 불안 조짐이 발생할 경우 신속·과감하게 대응해 실물경제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한국은 안정성이 두드러진 나라이므로 신흥국 시장 불안이 직접 전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 "다만 신흥국 시장 불안의 확산 정도에 따라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국내경제팀장은 "신흥국 시장 불안으로 한국에서 외국인자금이 유출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홍콩이나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전염되는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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