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싼 가격·신선함’ 내고장 농산물 열풍

입력 2014.01.30 (21:32) 수정 2014.01.30 (22: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내일이 설인데,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는 준비하셨는지요?

이른바 '로컬푸드'로 불리는 '내고장 농산물'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죠.

지난 2012년 전북 완주에서 첫 전문 매장이 문을 연 이후 벌써 수 십 곳으로 확대됐습니다.

'내고장 농산물' 열풍이 불고 있는 현장을 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김포의 한 음식점입니다.

맛깔스런 나물과 함께 신선한 쌈 채소가 식탁에 오릅니다.

이 재료들은 어디에서 난 걸까?

음식점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농가.

신호열 씨 부부가 야채를 따느라 분주합니다.

농산물들이 향하는 곳은 인근의 '내고장농산물' 매장입니다.

지역농민 2백여 명이 자신의 매대를 통해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판매가의 15%인 수수료만 부담하면 돼 전보다 수익이 1/3가량 는 것은 물론 판매처에 대한 고민도 덜게 됐습니다.

<인터뷰> 신호열(농민) : "폭등하고 폭락하고 기복이 심해서 힘들 때가 많잖아요. 그렇지 않고 적당한 가격에서 유지가 되니까..."

'당일 수확 당일 판매'가 이뤄져 농산물은 최고의 신선도를 유지합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인터뷰> 이미진(주부) : "일단 신선하고요. 마트나 이런 데에 비해서 가격도 그렇게 비싸진 않아요."

또 친환경 농산물만 엄선한다는 입소문에 문을 연지 1년 만에 월 매출 1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인터뷰> 최장수(김포로컬푸드 본부장) : "친환경 인증을 받아야지만 여기 입점할 수 있는 조건이 기본적으로 됩니다. 안전하게 드실 수 있게끔 생산자 실명제를..."

최근엔 백화점과 음식점 등으로 공급처를 늘리면서 내고장농산물이 농산물 유통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이렇게 되도록 가까운 데서 나는 신선한 농산물을 먹자는 운동은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습니다.

농산물은 100마일 안의 것을 먹자는 북미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

지역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일본의 '지산지소' 운동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운동의 핵심은 소비자와 생산자의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있습니다.

현재 국내 농산물의 유통단계를 볼까요?

농민들이 생산해서, 산지수집상을 거치고, 도매시장 법인과 중간상, 소매상을 거쳐 소비자까지 가는데 보통 네 다섯 단계를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농산물의 값은 올라가고 신선도는 떨어지게 됩니다.

'내고장 농산물'은 이 과정을 농민과 판매장 그리고 소비자로 단순화 하는 겁니다.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갓 생산된 농산물을 먹을 수 있고, 농민들은 괜찮은 수익을 보장 받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신선한 농산물의 공급을 넘어 대형자본과 수입 농산물에 밀린 '소규모 농가'를 살리고 왜곡된 유통구조를 바로잡는 의미도 갖는 겁니다.

이 때문에 지자체마다 앞다퉈 '내고장 농산물' 지원 사업에 나서고 있고, 매장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데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문을 연, 경기도 평택의 농산물 직매장.

지역 농민의 90% 이상이 벼농사를 짓다보니 다양한 품목을 두루 갖추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평택 로컬푸드 사장 : "평택에서 생산이 안 되는 부분들, 근채류 중에서 당근이나 양파 그런 것들이 생산이 안 돼서 좀 힘듭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지역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모자라는 품목은 농민들을 설득해 재배하게 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내고장 농산물 열풍을 타고 성공한 매장의 운영방식만을 그대로 베낀 매장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실정.

급한 대로 다른 지역 농산물을 갖다 파는 이른바 유사매장도 나타나면서, 매장 인증제 도입 등 대응에 나선 지자체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의 체계화를 위해선 내고장 농산물의 범위와 영세농가의 참여비율 등 정부차원에서 기준을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인터뷰> 정은미(농업경제연구원) : "영세농가,중소고령농가 여성농업인 이런 분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

이밖에 안정적인 소비가 보장된 수도권에 사업이 편중되는 현상과, 농가와 소비자의 상생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는 대형자본의 시장 진출 우려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싼 가격·신선함’ 내고장 농산물 열풍
    • 입력 2014-01-30 21:32:58
    • 수정2014-01-30 22:08:44
    뉴스 9
<앵커 멘트>

내일이 설인데,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는 준비하셨는지요?

이른바 '로컬푸드'로 불리는 '내고장 농산물'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죠.

지난 2012년 전북 완주에서 첫 전문 매장이 문을 연 이후 벌써 수 십 곳으로 확대됐습니다.

'내고장 농산물' 열풍이 불고 있는 현장을 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김포의 한 음식점입니다.

맛깔스런 나물과 함께 신선한 쌈 채소가 식탁에 오릅니다.

이 재료들은 어디에서 난 걸까?

음식점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농가.

신호열 씨 부부가 야채를 따느라 분주합니다.

농산물들이 향하는 곳은 인근의 '내고장농산물' 매장입니다.

지역농민 2백여 명이 자신의 매대를 통해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판매가의 15%인 수수료만 부담하면 돼 전보다 수익이 1/3가량 는 것은 물론 판매처에 대한 고민도 덜게 됐습니다.

<인터뷰> 신호열(농민) : "폭등하고 폭락하고 기복이 심해서 힘들 때가 많잖아요. 그렇지 않고 적당한 가격에서 유지가 되니까..."

'당일 수확 당일 판매'가 이뤄져 농산물은 최고의 신선도를 유지합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인터뷰> 이미진(주부) : "일단 신선하고요. 마트나 이런 데에 비해서 가격도 그렇게 비싸진 않아요."

또 친환경 농산물만 엄선한다는 입소문에 문을 연지 1년 만에 월 매출 1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인터뷰> 최장수(김포로컬푸드 본부장) : "친환경 인증을 받아야지만 여기 입점할 수 있는 조건이 기본적으로 됩니다. 안전하게 드실 수 있게끔 생산자 실명제를..."

최근엔 백화점과 음식점 등으로 공급처를 늘리면서 내고장농산물이 농산물 유통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이렇게 되도록 가까운 데서 나는 신선한 농산물을 먹자는 운동은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습니다.

농산물은 100마일 안의 것을 먹자는 북미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

지역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일본의 '지산지소' 운동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운동의 핵심은 소비자와 생산자의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있습니다.

현재 국내 농산물의 유통단계를 볼까요?

농민들이 생산해서, 산지수집상을 거치고, 도매시장 법인과 중간상, 소매상을 거쳐 소비자까지 가는데 보통 네 다섯 단계를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농산물의 값은 올라가고 신선도는 떨어지게 됩니다.

'내고장 농산물'은 이 과정을 농민과 판매장 그리고 소비자로 단순화 하는 겁니다.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갓 생산된 농산물을 먹을 수 있고, 농민들은 괜찮은 수익을 보장 받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신선한 농산물의 공급을 넘어 대형자본과 수입 농산물에 밀린 '소규모 농가'를 살리고 왜곡된 유통구조를 바로잡는 의미도 갖는 겁니다.

이 때문에 지자체마다 앞다퉈 '내고장 농산물' 지원 사업에 나서고 있고, 매장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데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문을 연, 경기도 평택의 농산물 직매장.

지역 농민의 90% 이상이 벼농사를 짓다보니 다양한 품목을 두루 갖추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평택 로컬푸드 사장 : "평택에서 생산이 안 되는 부분들, 근채류 중에서 당근이나 양파 그런 것들이 생산이 안 돼서 좀 힘듭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지역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모자라는 품목은 농민들을 설득해 재배하게 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내고장 농산물 열풍을 타고 성공한 매장의 운영방식만을 그대로 베낀 매장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실정.

급한 대로 다른 지역 농산물을 갖다 파는 이른바 유사매장도 나타나면서, 매장 인증제 도입 등 대응에 나선 지자체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의 체계화를 위해선 내고장 농산물의 범위와 영세농가의 참여비율 등 정부차원에서 기준을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인터뷰> 정은미(농업경제연구원) : "영세농가,중소고령농가 여성농업인 이런 분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

이밖에 안정적인 소비가 보장된 수도권에 사업이 편중되는 현상과, 농가와 소비자의 상생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는 대형자본의 시장 진출 우려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