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미국 증시…돈줄 죄기 일단 늦출까?

입력 2014.02.05 (06:26) 수정 2014.02.0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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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신흥시장뿐 아니라 미국 증시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상대로 양적완화 축소를 밀어붙일지 주목된다.

이전까지는 미국 연준이 신흥시장의 동요와 관계없이 올해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매 차례 자산 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씩 축소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월 850억 달러의 자산 매입 규모를 750억 달러로 줄인 데 이어 지난달 회의에서 이를 650억 달러로 추가 축소했다.

연준이 금융정책을 결정할 때 근거로 삼는 것은 미국 경제 상황인 만큼 신흥시장이 양적완화의 향방에 따라 출렁이는 것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 증시가 흔들렸고 그 배경에 미국 경제지표 부진이 자리하면서 연준이 정책 결정에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경제가 연준이 그동안 진단했던 것만큼 '점진적인 회복세'에 있지 않고 오히려 소프트패치(일시적 경기후퇴)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51.3으로 시장 전망치 56.0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그보다 앞서 지난해 1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008년 10월 이후 가장 적은 7만4천 개에 그치는 등 다른 지표도 부진했다.

시장에서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도 주춤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3일까지 5.8% 하락했다.

배리 냅 바클레이스 주식포트폴리오 전략 책임자는 미국 경제방송 CNBC에 "시장은 연준이 정책 정상화 과정에 지나치게 빨리 돌입했다는 생각에 매우 민감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1월 ISM 제조업지수 정도로는 미국 경기가 악화했다는 근거가 되지 못해 연준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박도 나온다.

오는 7일 발표되는 1월 고용지표를 비롯해 경제 상황을 더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나올 때까지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가 계속될 것으로 봐야한다는 시각이다.

이민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앞으로 나올 지표를 봐야 미국 경제가 실제로 어떤지 알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한파 때문에 잠시 주춤했던 것으로 보이며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달 새로 출범한 '재닛 옐런호(號)'에서 의결권이 있는 FOMC 위원 상당수가 양적완화에 반대하는 '매파' 성향으로, 미국 경제에 큰 변화가 없다면 흔들림 없이 양적완화 축소 방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올해 FOMC 의결권을 얻은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어진 미국 증시 하락세 때문에 양적완화 축소를 지지하는 관점을 바꾸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매파로 꼽히는 피셔 총재는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에 대단히 만족한다"면서 향후 금융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실물경제에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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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렁이는 미국 증시…돈줄 죄기 일단 늦출까?
    • 입력 2014-02-05 06:26:22
    • 수정2014-02-05 09:01:17
    연합뉴스
새해 들어 신흥시장뿐 아니라 미국 증시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상대로 양적완화 축소를 밀어붙일지 주목된다.

이전까지는 미국 연준이 신흥시장의 동요와 관계없이 올해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매 차례 자산 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씩 축소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월 850억 달러의 자산 매입 규모를 750억 달러로 줄인 데 이어 지난달 회의에서 이를 650억 달러로 추가 축소했다.

연준이 금융정책을 결정할 때 근거로 삼는 것은 미국 경제 상황인 만큼 신흥시장이 양적완화의 향방에 따라 출렁이는 것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 증시가 흔들렸고 그 배경에 미국 경제지표 부진이 자리하면서 연준이 정책 결정에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경제가 연준이 그동안 진단했던 것만큼 '점진적인 회복세'에 있지 않고 오히려 소프트패치(일시적 경기후퇴)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51.3으로 시장 전망치 56.0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그보다 앞서 지난해 1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008년 10월 이후 가장 적은 7만4천 개에 그치는 등 다른 지표도 부진했다.

시장에서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도 주춤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3일까지 5.8% 하락했다.

배리 냅 바클레이스 주식포트폴리오 전략 책임자는 미국 경제방송 CNBC에 "시장은 연준이 정책 정상화 과정에 지나치게 빨리 돌입했다는 생각에 매우 민감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1월 ISM 제조업지수 정도로는 미국 경기가 악화했다는 근거가 되지 못해 연준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박도 나온다.

오는 7일 발표되는 1월 고용지표를 비롯해 경제 상황을 더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나올 때까지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가 계속될 것으로 봐야한다는 시각이다.

이민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앞으로 나올 지표를 봐야 미국 경제가 실제로 어떤지 알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한파 때문에 잠시 주춤했던 것으로 보이며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달 새로 출범한 '재닛 옐런호(號)'에서 의결권이 있는 FOMC 위원 상당수가 양적완화에 반대하는 '매파' 성향으로, 미국 경제에 큰 변화가 없다면 흔들림 없이 양적완화 축소 방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올해 FOMC 의결권을 얻은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어진 미국 증시 하락세 때문에 양적완화 축소를 지지하는 관점을 바꾸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매파로 꼽히는 피셔 총재는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에 대단히 만족한다"면서 향후 금융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실물경제에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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